룰루레몬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애슬레저 의류업체 룰루레몬은 2026 회계연도 연간 전망을 낮추고, 오는 분기 실적 전망도 부진하게 제시했다. 메건 프랭크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역풍(headwinds)’을 이유로 들었다.
2026년 6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임시 CEO는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연간 전망을 조정하게 만든 역풍을 헤쳐 나가고 있다”며 “사업을 면밀히 점검했으며 필요한 부분에서는 추가 조치를 취해 제품 엔진을 더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갈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역풍은 기업 실적을 압박하는 비용 상승, 수요 둔화, 관세 부담 등 복합적인 악재를 뜻하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발표 이후 룰루레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거의 10% 급락했다. 목요일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 올해 들어 주가 하락 폭은 약 40%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 그리고 경영진 교체 국면이 동시에 진행되는 점을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룰루레몬은 이제 2026 회계연도 매출이 110억 달러~111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13억5000만 달러~115억 달러보다 낮아진 수치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연간 매출을 114억8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룰루레몬은 올해 EPS가 10.95달러~11.15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존의 12.10달러~12.30달러에서 1달러 이상 낮춘 것이다. LSEG 기준 월가 예상치는 12.30달러였다.
당장 현재 분기 전망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룰루레몬은 매출이 24억5000만 달러~24억80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26억 달러보다 낮다. 주당순이익 역시 1.76달러~1.81달러로 제시됐으며, 예상치인 2.68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이번 1분기 실적 자체는 이미 크게 낮아진 기대치 기준으로는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돌았다.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 전망과 비교하면, 룰루레몬의 1분기 실적은 다음과 같다.
주당순이익: 1.69달러 vs. 예상 1.68달러
매출: 24억7000만 달러 vs. 예상 24억3000만 달러
3월 3일까지인 3개월 동안 룰루레몬의 순이익은 1억9500만 달러, 주당 1.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3억1460만 달러, 주당 2.60달러보다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2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3억7000만 달러에서 약 4% 증가했다. 같은 기준의 비교매출(comparable sales)은 1% 증가해, LSEG가 예상한 0.4% 증가를 웃돌았다.
그러나 룰루레몬의 어려움은 회사의 최대 시장인 아메리카에 집중돼 있다. 해당 지역의 비교매출은 분기 중 5% 감소해 5분기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전체 사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매출 확대는 주로 중국과 기타 해외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기에는 아직 제한적이다.
매출 부진보다 더 큰 과제는 수익성이다. 룰루레몬은 한때 폐지된 de minimis 면제의 큰 수혜 기업이었다. 이는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소액 소포를 관세 없이 들여보낼 수 있게 했던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 폐지 이후에는 관세 부담이 커졌고, 룰루레몬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매장을 찾거나 웹사이트에서 운동복을 사는 소비자가 줄어들자, 회사는 매출을 방어하기 위해 할인 판매에 더 의존했다. 이는 단기 매출을 떠받치는 대신 이익률을 훼손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에도 부담을 줬다. 프랭크는 이번 성명에서 북미 지역의 정가 판매(full-price sales)가 전 분기보다 개선됐다고 밝히며, 이를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한 룰루레몬은 최근 6개월 동안 창업자와의 치열한 의결권 대결(proxy contest)도 치렀다. 의결권 대결은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이나 이사회 구성을 둘러싸고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싸움으로, 막대한 비용과 경영진의 시간 소모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분쟁은 비용 부담뿐 아니라 회사의 턴어라운드 작업에서 경영진의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이와 함께 룰루레몬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중동의 새로운 분쟁과 급등한 휘발유 가격에 따른 비용 상승 압박도 받고 있다. 유통과 물류, 원자재 조달 전반에서 비용이 늘어나는 환경은 이미 수익성에 민감한 의류업체들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실적 발표 이후 3개월 동안 룰루레몬은 일부 과제 해결에서 진전을 보였다. 회사는 나이키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하이디 오닐을 차기 CEO로 영입했고, 창업자 칩 윌슨과의 의결권 분쟁도 타결했다. 투자자들은 경영진이 더 이상 의결권 대결에 시간과 현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안도할 수 있지만, 오닐의 합류가 9월까지 미뤄진다는 점에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까지는 프랭크 CFO와 앙드레 메아스트리니 최고상업책임자(CCO)가 두 명의 임시 CEO 체제 아래에서 제품 구성을 재정비하고 미국 내 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전략 변화는 오닐이 취임한 뒤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룰루레몬은 제품 아이디어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조를 갖고 있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회사는 오닐이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오닐은 나이키 재직 시절 여성 사업을 구축하고 이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키웠으며, 제품 리드타임을 줄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룰루레몬 입장에서는 이런 경험이 향후 회복 전략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북미 지역의 비교매출이 언제 반등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둘째, 할인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매출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가 수익성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셋째, 새 CEO 체제 전환이 지연되는 동안 회사가 얼마나 빠르게 제품 포트폴리오와 공급망을 정비하느냐가 하반기 실적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룰루레몬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성장 둔화와 비용 압박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