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음 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은 끓어오르는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미국 증시의 랠리를 꺾을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으며, 반도체 대기업 브로드컴(Broadcom)의 실적 발표도 인공지능(AI) 관련 거래의 강세를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6년 5월 3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은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벤치마크인 S&P 500은 9주 연속 상승하며 올해 들어 10% 이상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6% 상승했다. 기술주는 AI 붐이 이끄는 강한 이익 전망을 바탕으로 시장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3월 한때 기술주와 일부 대형주가 큰 조정을 받은 뒤, 투자자들이 다시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견조한 실적 증가세에 주목하면서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그 그룹은 정말로 상당한 조정을 겪었다”며 “시장에 연료가 된 것은 투자자들이 그 그룹에서 회복된 가치를 보고, 여전히 이익이 매우 빠른 속도로 늘고 있음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는 지정학적 변수도 남아 있다. 최근 몇 주간 이란 전쟁이 3개월째로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자산 가격을 떠받쳤지만, 다음 주를 앞두고도 분쟁 전개에 따라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에너지 가격과 물가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용지표가 시장을 흔들 수 있나
오는 6월 5일 발표되는 월간 고용보고서는 투자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시장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경우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이며, 이는 주식시장에는 불리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연준은 물가안정 목표치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를 2% 수준에 맞추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미국 가계가 실제로 지출하는 품목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앞서 목요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리즈 앤 손더스 최고투자전략가는 “고용보고서가 강하게 나오고 물가 지표도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면 연준 정책 전망이 계속 바뀔 것”이라며 “예상보다 약한 보고서가 나오면 연준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야 한다는 우려는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금요일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실업률 4.3%, 일자리 8만5,000개 증가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용 증가가 15만 개를 넘으면 경기 과열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그 결과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에드워드 존스의 앙헬로 쿠르카파스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지적했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이 오르고, 동시에 주식보다 채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져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쿠르카파스는 “경제 활동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충분한 신호가 있다”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모델이 2분기 성장률 3.8%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기업 이익이 1분기에 큰 폭의 호조를 보인 점도 언급하며, 시장이 이제는 경기침체 가능성보다 “경제가 과열될 가능성을 더 우려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GDPNow는 연준의 공식 전망치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경제지표를 반영해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추정하는 모형이다.
브로드컴 실적과 금리, 또 하나의 시험대
다음 주 수요일 발표되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분기 실적도 월가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6위 기업인 브로드컴은 AI 인프라 구축 확대에 따른 칩 제조업체 이익 개선 기대 속에서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 반도체주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가장 뜨거운 매수 대상 중 하나로 떠올랐다.
3월 30일 연중 저점 이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80% 급등했고, 브로드컴 주가는 5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S&P 500도 19%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 관련 설비투자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다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향후 가이던스가 둔화될 경우,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주 전반에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음 주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보여주는 미국 경제지표도 잇따라 공개된다. 이어 다음 주에는 또 다른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되며, 이는 6월 16~17일 열리는 케빈 워시의 첫 연준 회의 전 마지막 주요 데이터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시장에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금리인하 가능성보다 더 높게 반영되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기준물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약 4.45% 수준으로 다소 후퇴한 상태다. 그럼에도 칼슨 CEO는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에게 가장 불편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가 실제로 급등한 뒤 그 수준이 유지된다면, 그것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우려스러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