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가격이 5월 들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 비용 상승과 부동산 투자자를 겨냥한 세제 개편이 수요를 위축시키며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의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2026년 5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업체 코탈리티(Cotality)는 월요일 보고서에서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가격이 지난달 각각 0.9%, 0.8%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퍼스와 다윈은 각각 1.5% 올랐고, 브리즈번과 호바트는 각각 0.9% 상승했다. 호주 8개 주도와 대도시를 묶은 합산 주도지수(combined capitals index)는 0.1% 하락했다.
이번 흐름은 정부 정책과 금리 환경이 동시에 수요를 압박한 결과로 풀이된다. 호주 정부는 지난 4월 부동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세제 변경안을 내놓았고, 이는 시장의 추가 하락 우려를 자극했다. 여기에 호주중앙은행(RBA, 호주준비은행)이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차입 비용이 높아졌다. 호주에서 주택담보대출은 흔히 모기지(mortgage)로 불리며, 금리 상승은 곧바로 월 상환 부담 확대와 주택 구매력 약화로 이어진다.
특히 시드니는 호주 주택시장의 부담이 가장 큰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드니의 중간 주택가격은 약 A$130만($93만4,000) 수준으로, 선진국 가운데서도 가장 집을 사기 어려운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도시의 집값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며, 앞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오르던 시기였던 2023년 1월까지 1년 동안에는 12.4% 떨어진 바 있다. 이는 금리와 세제 변화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직접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임대시장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5월 호주 전국 임대료는 0.6% 올라 4월과 같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26년 첫 3개월 동안의 월간 0.7% 상승보다 다소 둔화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국 임대료 상승률이 5.9%에 이르러, 2024년 9월로 끝난 12개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주택 매매가격이 정체되는 가운데서도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는 점은 실수요자와 세입자 모두의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코탈리티의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금리 인상과 투자자 세제 개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대도시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단기간에 다시 가속하기보다 지역별 차별화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시드니와 멜버른처럼 가격 부담이 큰 시장은 추가 둔화 압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퍼스·다윈처럼 최근 상승폭이 큰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여지가 있다. 다만 차입 비용이 높은 환경이 지속될 경우 주택 구매 수요는 전반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향후 호주 부동산 시장의 상승 탄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핵심 정리: 5월 호주 주택가격은 대체로 정체됐고, 시드니·멜버른은 하락한 반면 퍼스·다윈은 상승했다. 정부의 투자자 세제 개편과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수요를 동시에 눌렀으며, 전국 임대료는 연 5.9% 올라 높은 임대 부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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