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우주 투자에 몰려들고 있으며, 이 열기를 가장 먼저 흡수한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하나가 있다.
2026년 5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테마 ETF 운용사 테마 ETFs의 Space Innovators ETF는 지난 3월 30일 출시된 뒤 불과 37거래일 만에 운용자산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 거래주 말 기준으로는 26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해당 ETF는 티커 NASA로 거래된다.
이처럼 빠른 자금 유입은 스페이스X 상장 전에 노출을 확보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는 새로운 공모에서 보기 드문 방식으로 개인투자자 접근 경로를 마련했지만, 나사 ETF 역시 일론 머스크의 로켓 회사를 간접적으로 담는 대안 역할을 하고 있다. 이 ETF는 이미 비상장으로 거래되는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자수단 가운데 하나다. 현재 스페이스X 비중은 펀드의 약 7.5%를 차지한다.
“우주에 투자하려면… 스페이스X에 대한 노출을 제공해야 한다.”
테마 ETFs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우리츠 포트는 CNBC의 ‘ETF Edge’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장 이후 보유 주식을 매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포트는 “IPO는 우리에게 단순히 포지션을 시장가격으로 재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상장 자체가 투자전략의 종료가 아니라 기존 보유자산의 가치가 공개시장에서 다시 매겨지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다만 스페이스X에 접근할 수 있는 ETF가 NASA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택지는 제한적이지만 몇 가지 대안이 존재한다. 장기적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 투자자인 억만장자 론 배런의 뮤추얼펀드 운용사 First Principles fund를 보유한 RONB ETF는 스페이스X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이 ETF에서 테슬라는 비중 14% 이상으로 가장 큰 보유 종목이며, 스페이스X는 전체 자산의 약 2%를 차지한다. 또 ERShares의 Private-Public Crossover ETF(XOVR) 역시 후기 단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며 스페이스X를 보유하고 있다. 이 ETF는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15조 달러 이상의 예상 기업가치에 근거해 약 3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스페이스X의 정확한 기업가치를 어떻게 매길 것인지는 공모 가격 책정을 앞두고 시장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는 공모주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예상 가치가 높을수록 상장 후 주가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거래는 시장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만큼, 가격 산정 결과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과 ETF 자산 유입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TF Action의 창립 파트너 마이크 애킨스는 ‘ETF Edge’에서 ETF 구조 자체가 일반 투자자에게 이런 접근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20년 전만 해도 이런 우주 테마에 투자하려면 투자자가 일일이 관련 기업을 찾아봐야 했다. 이제는 티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티커(ticker)는 증시에서 종목을 식별하는 짧은 알파벳 코드로, 투자자들이 ETF나 주식을 쉽게 사고팔 수 있게 해주는 표식이다.
스트래티가스의 수석 ETF 전략가 토드 소언은 최근 수개월 동안 반에크 스페이스 ETF(WARP), 글로벌 X 스페이스 테크 ETF(ORBX),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의 스페이스 & 테크놀로지 ETF(MARS) 등 여러 우주 테마 ETF가 새로 출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개인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최근 다른 테마성 거래에서 보였던 것처럼,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테마에 반응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소언은 “내게는 이것이 업계가 우주를 다음 큰 테마로 보고 있다는 꽤 좋은 신호로 보인다. 몇 년 전 AI가 그랬던 것과 매우 비슷한 생각이며,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개월 동안 데뷔한 우주 테마 ETF는 모두 6개에 달한다. 그러나 소언은 모든 펀드가 같은 성격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핵심은 ETF가 얼마나 순수하게 혹은 얼마나 넓게 희석돼 구성됐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제는 실사(due diligence)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사란 펀드가 어떤 종목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위험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를 투자 전에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을 뜻한다.
우주 투자 테마를 내세운 ETF 가운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장에 자리 잡은 상품도 있다. 이들은 순수 우주개발 기업, 고위험 우주탐사 기업, 위성 관련 기업, 더 넓은 항공우주·방위산업 종목까지 포함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Procure Space ETF(UFO)는 2019년 출시돼 운용자산이 12억 달러 이상이며, 상위 보유 종목에 Rocket Lab, Firefly Aerospace(FLY), Planet Labs 등을 담고 있다. SPDR S&P Kensho Final Frontiers ETF(ROKT)는 2018년 출시됐고, Intuitive Machines와 Redwire도 보유하고 있다.
ARK Space and Defense Innovation ETF(ARKX)는 테마 정의가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우주 관련 기업뿐 아니라 아마존과 디어(Deere)도 포함돼 있다. 이는 우주 테마 ETF라고 해도 실제로는 우주 비즈니스와 직접 연결된 종목만이 아니라, 물류·기술·산업 장비 등 관련성이 넓은 기업까지 담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단순한 이름보다 실제 구성 종목과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
소언은 스페이스 ETF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가 전통적인 방위산업 종목과 얼마나 겹치는지, 그리고 소수의 고위험 종목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개시장에 올라와 있는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떤 펀드는 30개 보유종목을, 어떤 펀드는 50개 안팎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이스X가 공개시장에 상장된 뒤 한동안 거래되기 시작하면, 운용 방식에 따라 일부 펀드는 더 집중적인 베팅으로 바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는 운용 방식이다. NASA는 기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아니라, 종목을 직접 고르는 액티브 운용 펀드다. 반면 UFO, ORBX, ROKT 등은 우주 테마를 대표하도록 설계된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액티브 ETF는 운용자의 종목 선별 능력에 기대는 대신 비용이 더 높다. NASA의 연간 순비용비율은 0.87%이며, ORBX는 0.50%, ROKT는 0.45%다. 즉, 우주 테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는 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
시장은 스페이스X 상장을 통해 일론 머스크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며, 그는 세계 최초의 조(兆) 달러 부자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애킨스와 소언은 개인투자자가 우주 테마에 뛰어들 때 가장 큰 위험은 변동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초기 산업일수록 주가의 등락 폭이 크고, 사업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 ETF 안에서도 성과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 같은 위험은 이번 주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New Glenn) 로켓 발사대 폭발 사고로도 분명히 드러났다. 우주 산업은 성공적인 발사와 기술 진전이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한 번의 실패가 투자심리를 빠르게 흔들 수 있는 분야다. 소언은 “변동성을 예상해야 한다. 아주 초기 단계 산업에서는 늘 그런 일이 벌어진다. 일부 기업은 시장 기대를 뛰어넘겠지만, ETF 안의 일부 기업은 사업모델이 맞지 않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스페이스X 상장은 단순한 개별 기업 이벤트를 넘어, 우주 산업 전반의 자금 유입과 ETF 상품 확대를 동시에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NASA와 같은 ETF를 통해 비상장 대형 성장주에 간접 노출될 수 있지만, 높은 기대만큼 변동성 위험도 커진다. 특히 ETF마다 스페이스X 비중, 보유 종목의 순도, 운용 방식, 수수료가 크게 달라 향후 수익률 격차도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우주 테마 열풍은 단기적인 상장 이벤트를 넘어, 테마형 ETF 시장의 경쟁과 재편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