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니, 세계 ‘균열’ 속 미국·캐나다 새 파트너십 촉구

마크 캐니 캐나다 총리는 뉴욕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미국이 다시 번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캐니 총리는 2026년 5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이날 연설에서 세계가 ‘균열’(rupture)을 겪고 있으며, 미국이 무역 관계를 재편하는 상황 속에서 캐나다와 특정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 2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니 총리는 알루미늄, 자동차,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을 포함한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양국의 경쟁력과 안보를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광물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방위산업 등 현대 산업 전반에 필요한 희소 금속과 광물을 의미하며, 최근 미국과 캐나다 모두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진행 중인 무역전쟁 속에서 향후 10년 안에 대미(對美)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시장으로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캐니 총리는 지난해에만 20건이 넘는 경제·안보 협정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그가 뉴욕에서 연설하는 동안 미국 무역 당국자들은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 당국자들과 만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으며, 현재 이 논의에는 캐나다가 제외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캐니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를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약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으며, 관세를 대공황 시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관세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국가 간 교역 비용과 기업의 공급망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캐니 총리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도 ‘미국의 패권’을 언급하며, 강대국과의 더 큰 통합은 착취될 수 있는 취약성을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중견국들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판에 오르게 된다”

고 말했다. 이는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중견국의 집단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에 대한 보다 유화적인 메시지도 나왔다. 캐니 총리는 이번 주 초 과거 미국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웨덴으로부터 군용 항공기 함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뉴욕에서는 미국을 “세계가 본 적 없는 가장 역동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창의적인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건국 가치인 자유, 민주주의, 정의, 개방성이 앞으로도 미국과 세계의 미래를 이끄는 지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캐니 총리는 미국과 캐나다가 그동안 여러 갈등을 겪어왔지만 언제나 이를 해결해 왔다고 설명하며, 더 독립적인 캐나다가 오히려 더 나은 동맹국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서 캐나다는 미국에 안정적인 전력과 미국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광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에너지, 광물, 제조업 공급망이 서로 연결된 북미 경제 구조에서 캐나다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한 발언이다.

캐니 총리는 또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일에 대한 질문에, 두 사람이 관계에 대해 “매우 기본적인 재설정”을 이뤘다고 답했다. 그의 전임자인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시절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캐니 총리는 시 주석에게 민간 대화에서 중국이 부상하는 강대국으로서, 중국 통화의 역할을 포함해 글로벌 통화·금융 시스템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이 문제를 “더 빠르고 더 의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으며,

“우리는 그들이 주변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

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국제 금융질서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 축으로 편입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캐나다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재조정하려는 외교 노선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캐니 총리는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을 유지하되 과도한 의존은 줄이고,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시장과의 연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적 다변화를 분명히 했다. 동시에 미국에는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에는 국제 체제에 대한 책임 확대를 촉구하면서 캐나다의 외교·통상 노선을 보다 자율적으로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향후 북미 공급망 재편, 관세 정책 변화, USMCA 협상 방향은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제조업과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