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장품 업체 엘프 뷰티(Elf Beauty)가 연간 매출과 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란 전쟁과 연계된 유가 급등이 2027회계연도에 1,500만~2,000만 달러의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엘프 뷰티는 이날 발표한 전망에서 연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6% 상승했다. 회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의 영향을 받는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하나지만, 이번 전망에는 해당 충격을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믿고 있는 비용 절감 프로그램이 그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맨디 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세 환급도 비용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관세 환급은 과거에 납부한 수입관세를 일정 조건 아래 다시 돌려받는 것을 뜻한다. 엘프 뷰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했다가 뒤에 연방대법원에서 무효가 된 수입 관세의 압박도 받아왔다.
필즈 CFO는 엘프 뷰티가 약 5,850만 달러의 관세를 납부했다며, 현재 환급금 회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생산의 약 7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발 공급망과 관세 정책 변화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글로벌 무역 긴장이나 원자재 가격 변동이 화장품 원가와 판매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엘프 뷰티는 올해 순매출이 18억4,000만~18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시한 범위의 중간값은 LSEG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18억7,000만 달러를 밑돈다.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27~3.32달러로 예상했으며, 이 역시 시장 기대치인 3.61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일회성 비용이나 특수 항목을 제외하고 주당 벌어들이는 이익을 뜻하는 지표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가늠할 때 자주 활용한다. 이번 전망은 엘프 뷰티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압박과 지정학적 변수 앞에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엘프 뷰티는 제품의 약 75%를 10달러 이하 가격대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격 정책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의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필즈 CFO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뷰티 제품에 지출하고 있다며, 회사는 아직 “다운트레이드 효과”를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운트레이드 효과란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이 나빠질 때 고가 제품 대신 더 저렴한 제품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엘프 뷰티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비중이 높아 이 같은 흐름의 직접적인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원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마진 방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의 약칭인 ELF는 eyes, lips, and face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눈·입술·얼굴용 화장품을 의미한다. 엘프 뷰티는 4분기 매출이 35% 증가한 4억4,930만 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4억2,310만 달러를 웃돌았다. 분기 조정 EPS는 32센트로, 예상치 29센트를 상회했다.
이번 실적과 전망은 엘프 뷰티가 단기적으로는 강한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관세 환급 여부, 중국 의존도, 국제 유가, 이란 전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향후 이익 전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원재료 비용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어, 화장품 업계 전반에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비용 절감 프로그램과 관세 환급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회사는 현재 제시한 보수적 전망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여지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