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회의록, 기준금리 인상 준비하는 위원들 더 늘어났다

워싱턴, 5월 20일(로이터)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 사이에서 이란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달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나,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한층 매파적인 중앙은행 수뇌부를 물려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공개한 4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물가가 연준의 2% 목표를 계속 웃돌 경우 일부 정책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데 다수의 정책결정자들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은 “이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참석자들은 향후 위원회의 금리 결정 방향이 완화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회의 후 성명서 문구를 삭제하는 편을 선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한 세대 중 가장 분열된 연준 정책회의로 평가되며, 워시가 맞이하게 될 연준 내부의 두 흐름을 보다 분명히 보여준다. 하나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과 향후 금리 인하 논의 자체에 경계심을 보이는 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차입비용 인하를 선호하는 세력이다. 회의록은 이 두 축의 힘의 균형이 이전보다 분명히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매파적 기조 강화의 핵심 원인은 역시 미국·이스라엘 주도의 대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약 3개월째 이어진 이 분쟁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렸고, 그 여파는 점차 더 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 비용으로 번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파적(hawkish)이라는 표현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나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를 뜻하며, 비둘기파적(dovish)이라는 표현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중시하는 입장을 말한다. 한국 독자에게는 연준 내부 논쟁이 단순히 금리 한 차례의 조정 문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는 정책 신호라는 점이 중요하다.

회의록에 따르면 4월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회의였으며, 직전 정책회의보다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보는 위원 수가 더 많았다. 이는 연준이 물가 목표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단기적으로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이 정한 물가상승률 목표는 연율 기준 2%이며, 이보다 높은 수준이 지속되면 실질 구매력 하락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책당국의 대응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워시는 자신이 “좋은 가족 싸움(good family fight)”을 즐긴다고 말해왔고,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논리를 직접 제시해온 인물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기대를 다소 낮춰 말하고 있다. 워시는 백악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며, 이번 회의록은 그가 보다 완화적인 정책을 관철하기가 얼마나 어려울지를 잘 보여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단기 정책금리를 3.50%~3.75% 범위로 동결했다. 그러나 4명의 정책결정자가 반대표를 던졌는데,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다. 반대표의 성격도 엇갈렸다. 트럼프가 임명한 또 다른 인사인 스티븐 미런 이사는 다시 한 번 금리 인하에 찬성하며 반대 의견을 냈고, 나머지 3명은 연준 성명서에 여전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뉘앙스의 문구가 포함된 데 반대했다.

이 3명과 회의 이후의 다른 당국자들은, 물가가 이미 연준 목표인 2%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미국·이스라엘 주도의 대이란 전쟁으로 인한 가격 압력 확대로 인해 단기적으로 목표에서 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유가는 이 분쟁 여파로 50% 넘게 뛰었고, 최근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지표도 에너지 부문을 넘어 전반적인 가격 압력이 확산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연준이 단순한 에너지 충격이 아니라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재가속 위험을 경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들은 실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최근 2개월간 예상보다 강한 고용 증가가 나타났다는 점을 들어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한다. 다시 말해 경제가 버티고 있는 만큼, 이를 떠받치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할 절박한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논리다. 고용이 강하면 경기 둔화에 대비한 완화정책의 명분은 약해지고, 반대로 물가가 불안하면 긴축 기조가 우세해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의장 체제 아래 8년을 보낸 뒤 워시는 6월 16~17일 첫 연준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금리 변동 가능성이 낮고, 적어도 금리 인하는 전혀 예상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록이 연준이 당분간 관망보다 경계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악화될 경우 오히려 금리 인상 논의가 부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채권시장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세계 주요 채권시장은 전쟁발 인플레이션에 맞서 연준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머지않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확신을 점점 더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 정책 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자주 활용되는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월 27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습을 시작하기 전날의 3.40% 바로 아래 수준에서, 5월 20일에는 15개월 만의 최고치인 4.10%를 웃돌았다.

같은 날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제학자들의 전망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지난달의 3분의 2 수준에서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줄었고, 약 절반은 올해 금리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일부 응답자는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상까지 점쳤다. 이는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종합하면, 이번 연준 회의록은 이란 전쟁이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 충격을 넘어 정책 기조 자체를 더 긴축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드러낸다. 향후 에너지 가격과 소비자물가, 고용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연준의 다음 행보는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 분위기는 금리 인하보다 동결 또는 추가 긴축 가능성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는 달러, 국채 수익률,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