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영국 노조 자발적 인정은 거부했지만 조정기구 통한 협상 제안

런던, 5월 20일(로이터) – 구글(GOOGL)은 영국 내 두 개 노조의 자발적 인정 요청을 거부했지만, 국가가 지원하는 조정 서비스를 통해서는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회사가 노조를 법적으로 인정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잠재적 법정 절차는 지연될 전망이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규정상 이번 조치는 노조 인정에 관한 협의를 위한 20영업일의 협상 기간을 열어주며, 당사자 합의가 있으면 이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영국의 독립기구인 중앙중재위원회(Central Arbitration Committee)를 통해 법정 인정을 신청할 수 있다. 여기서 ‘자발적 인정’은 회사가 노조를 공식 교섭상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며, ‘법정 인정’은 일정 요건 충족 시 국가 제도를 통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절차를 의미한다.

영국의 통신노조(CWU)유나이트(Unite)는 이달 초 구글의 인공지능 부문 딥마인드(DeepMind)에서 직원들이 노조 조직화에 지지를 보인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구글에 자발적 인정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서한을 수령했으며, 영국 규정에 따라 10일 이내에 자발적 인정에 동의하거나, 요청을 거부하거나, 협상에 들어가야 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임금, 근로시간, 휴가와 관련해 단체교섭을 위한 노조의 자발적 인정 요청은 거부했지만, ACAS를 통해 만나는 방안은 제안했다. 이는 표준적인 다음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직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나누는 건설적이고 직접적인 대화를 계속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ACAS는 영국의 노동분쟁 조정기관으로, 노사 간 갈등이 커지기 전에 중립적으로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분쟁을 법정 다툼으로 넘기기 전에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공적 조정 창구로 이해하면 된다.

영국의 새 고용권리 법안은 지난달 발효됐으며, 노조 인정을 위한 절차를 간소화해 일부 기준과 절차상 장벽을 낮췄다. 이는 영국 노동시장 전반에서 노조의 교섭력이 커질 수 있는 제도적 배경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술기업과 인공지능 분야처럼 고숙련 인력이 집중된 업종에서는, 향후 노사관계 방식이 이전보다 더 구조화된 협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영국에 약 7,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딥마인드 소속 인력도 포함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대형 기술기업들은 노동권 단체들로부터 이른바 ‘노조 와해(union-busting)’ 전략으로 조직화를 억누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이러한 규정을 부인하며, 공식적인 단체교섭보다 직원과의 직접 대화를 선호한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과 업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면, 이번 사안은 구글의 단기 주가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재무 이벤트라기보다, 대형 기술기업의 인사·노사 관리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사례로 읽힌다. 영국에서 노조 인정 절차가 간소화된 만큼, 앞으로 다른 글로벌 IT 기업들도 동일한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처럼 핵심 인재의 조직화가 진행되는 업종에서는 임금, 근로시간, 휴가 정책이 더 큰 협상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단계에서는 구글이 ACAS를 통한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즉각적인 갈등 격화보다는 협상 장기화와 제도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