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원당과 런던 정제당 선물가격이 19일(현지시간) 나란히 상승했다. 7월물 뉴욕 세계 원당 선물 #11(SB)은 전장보다 0.28달러(1.90%) 오른 1파운드당 15.04센트 안팎에서 마감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선물 #5(SW)은 4.50달러(1.03%) 상승했다. 설탕 선물시장에서 원당은 정제 전의 사탕수수 원료 가격을 뜻하고, 백설탕은 가공된 정제당 가격을 의미한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브라질 정부가 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연료 보조금을 발표한 뒤 상승 압력을 받았다. 시장은 이 조치가 브라질의 에탄올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브라질 설탕 제분소들이 사탕수수 분쇄 물량을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으로 더 많이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자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 생산국이다. 사탕수수는 같은 원료에서 설탕과 에탄올을 모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대체 연료인 에탄올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제분소들은 수익성이 더 좋은 쪽으로 원료 배분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즉,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바로 설탕 공급 감소 기대를 낳는 구조다.
설탕 가격에는 국제설탕기구(ISO)의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ISO는 2026/27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톤(MMT)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전 세계 설탕 시장이 26만2,000톤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SO는 인도와 태국의 수확량이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적자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강수 패턴을 바꾸는 기상 현상으로, 농작물 수확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지난 19일에는 ISO가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200만톤에 달해 전년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추정치를 상향 조정해 설탕 가격이 1주일 만의 저점까지 밀렸었다. ISO는 2025/26년 세계 설탕 흑자 규모를 2월 전망치 122만톤에서 220만톤으로 높였고, 이는 2024~25년의 346만톤 적자에서 반등한 수치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풍작 기대가,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 수급 전망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시티그룹은 브라질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이 3,95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브라질 국가공급공사 콩압(Conab)이 제시한 4,395만톤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티그룹은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사탕수수 배분이 설탕보다 에탄올 쪽으로 더 이동할 것이라고 봤으며, 올해 강한 엘니뇨가 향후 6~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측면의 지지 요인도 여전하다. 인도는 자국 공급을 보호하기 위해 4개월간의 설탕 수출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조치는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데이터그로(Datagro)는 2026/27년 세계 설탕 흑자·적자 전망을 기존 226만톤 흑자에서 317만톤 적자로 낮췄고, 스톤엑스(StoneX)도 지난주 2026/27년 세계 설탕 시장이 55만톤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26년에는 230만톤 흑자가 예상됐으나, 다음 시즌에는 균형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브라질 현지 생산 지표도 설탕 가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4월 30일 유니카(Unica)는 2026/27년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647만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제분소들이 설탕 생산을 위한 사탕수수 분쇄 비중을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8일 콩압은 새 설탕 시즌 첫 보고서에서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만2,000톤으로 줄어드는 반면, 에탄올 생산은 7.2% 증가한 292억5,900만리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4월 21일 미국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이 4,250만톤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계속되며 일부 물류 불안이 이어지는 점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Covrig Analytics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가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제당 생산이 제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원자재 수송의 핵심 길목으로, 이 구간의 불안은 에너지와 농산물 선물시장 모두에 파급력을 준다.
글로벌 설탕 잉여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도 잇따르고 있다. Covrig Analytics는 4월 21일 2026/27년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기존 140만톤에서 8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4월 20일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도 2026/27년 세계 설탕 흑자 추정치를 2월의 34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낮췄고, 2025/26년 흑자 전망도 83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줄였다. 공급 완화 폭이 예상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는 중기적으로 설탕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도의 생산 동향도 주목된다. 4월 16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톤이라고 밝혔다. 4월 7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년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낮췄으며, 수출 전망은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년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부족해지자 설탕 수출에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년 설탕 흑자가 25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으로, 인도의 수출·재고 정책은 국제 설탕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브라질과 인도, 태국의 생산 흐름과 엘니뇨 여부가 다음 시즌 설탕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한편 USDA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인간 소비량은 1.4% 증가한 1억7,792만1,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세계 설탕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8,000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량을 4,470만톤으로, 인도는 몬순 호조와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3,525만톤으로, 태국은 1,025만톤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하면 최근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연료 보조금 정책, 에탄올 전환 가능성, 인도 수출 제한, 엘니뇨 위험, 그리고 글로벌 공급과잉 축소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지받는 흐름이다. 단기적으로는 풍작 전망이 가격을 누를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용 확대와 주요 생산국의 기상 리스크가 맞물리며 설탕 선물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이번 기사에 언급된 어느 증권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바차트는 관련 공시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