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기술주 매도 사상 최대…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반도체주 흔들

헤지펀드들이 엔비디아의 수요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지난주 주식을 사상 최대 규모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는 주로 기술주에서 집중됐고, 반도체 종목이 거센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지난주 개별 종목 기준으로 총 46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집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직접 매도다. 이 가운데 기술주에서만 30억1,000만 달러어치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란 큰 자금을 운용하며 주가 하락과 상승 모두를 노릴 수 있는 전문 투자자 집단을 뜻하며, 이들의 대규모 포지션 조정은 단기 시장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2026년 5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공격적 매도는 지난주 후반 반도체주 약세를 부추긴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PHLX Semiconductor Index)는 금요일 4% 급락해 3월 30일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월요일에도 이어져 .SOX2.5% 떨어졌다. PHLX Semiconductor Index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 지수로, 반도체 업황과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매도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시장 기대가 매우 높은 상태다. LSEG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평균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약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은 기업이 매출에서 비용과 세금을 모두 뺀 뒤 최종적으로 남는 이익을 뜻하며, 주당순이익과 함께 실적 평가의 핵심 지표로 쓰인다.

가벨리펀드의 존 벨튼(John Belton)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와 장기의 역학 관계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숫자가 늘 그렇듯 엄청나게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특히 최근 두 차례 실적에서 계속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 왔다. 시장은 엔비디아를 둘러싼 불안감 속에서 거래돼 왔는데, 그 이유는 장기적인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모든 인공지능(AI) 자본지출의 수혜자다. 앞으로 2년 동안은 그 자본지출이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는 또한 최근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인지, 아니면 헤지펀드들이 이 분야의 장기 약세를 대비해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는 것인지가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순한 실적 발표 전 조정인지, 아니면 인공지능 투자 열풍 이후 고평가 부담을 반영한 중기적 재평가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특히 엔비디아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좌우해 온 만큼, 이번 실적 결과와 향후 가이던스는 기술주와 AI 관련 종목의 추가 방향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경우 최근 급락은 단기 과열 해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면 반도체주 전반의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