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NYSE: PLTR)는 올해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 중 하나로 꼽히며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동시에 밸류에이션, 즉 기업가치 평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시장 내 의견이 크게 갈리는 대표 종목이기도 하다.
2026년 5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강세론과 약세론을 함께 살펴보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이 종목이 매수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세론은 회사의 성장성과 정부·민간 부문에서의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약세론은 높은 평가가 이미 상당 부분 미래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강세론: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확장
팔란티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수집·분석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테러 대응과 코로나19 확산 추적 등 핵심 임무에 이 회사의 기술을 활용해 왔으며, 이는 팔란티어의 이력에 강력한 신뢰를 더하는 요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플랫폼 AIP를 내놓으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P는 사용자가 워크플로 빌더 안에서 AI 앱, 액션, 에이전트를 구축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여기서 에이전트는 특정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AI 도구를 뜻하며,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에 직접 연결되는 기술이다.
이 신제품은 민간 고객 반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의 2분기 민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3억7,9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미국 민간 매출은 55% 급증한 1억5,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AIP가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실제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란티어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부트캠프 방식의 시장 진입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부트캠프는 고객을 대상으로 단기간 집중 교육과 온보딩을 제공해 제품 사용법을 익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는 고객이 AIP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 민간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295곳으로 늘었다.
회사가 다음 성장 동력으로 보는 것은 이 신규 고객을 실제 생산 환경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이는 랜드 앤드 익스팬드(land-and-expand) 전략으로, 처음에는 소규모 도입으로 진입한 뒤 이후 적용 범위를 넓혀 매출을 키우는 방식이다. 팔란티어는 지난 분기 114%의 순달러 유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달러 유지율은 기존 고객이 1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고객 이탈을 반영한 뒤의 성장성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다만 회사는 이 수치가 최근 12개월 안에 확보한 고객들에서 나타나는 모멘텀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대 고객인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매출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분기 미국 정부 매출은 23% 증가했으며, 이는 2023년 전체 정부 부문 성장률 14%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 사업은 팔란티어의 오랜 강점이지만, 성장세가 일정하지 않은 만큼 향후 실적 추세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팔란티어는 올해 들어 여러 건의 정부 계약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군 전반에 Maven Smart System 접근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5년짜리 약 1억 달러 규모 계약과, 국방부 전반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운영체제 라이선스를 제공하기 위한 초기 1억5,300만 달러 생산 계약이 포함된다. 또한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정부 및 기밀 클라우드 환경에 자사 서비스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부문에서 AIP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리하면, 팔란티어는 정부와 민간 양쪽에서 성장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AIP와 대형 계약이 향후 매출 확대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약세론: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
약세론의 핵심은 밸류에이션이다. 시장의 과열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팔란티어는 현재 연간 전망치를 기준으로 주가매출비율(P/S) 3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매출비율은 기업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으로, 매출 대비 시장이 얼마나 높은 가격을 부여하는지를 보여준다. 팔란티어의 직전 분기 매출 성장률이 27%, 2023년 매출 성장률이 1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배수는 성장 속도와 쉽게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데믹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25%~35% 수준인 고마진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기업들도 기업가치 대비 매출 배수가 10배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팔란티어는 현재 2024년 매출 전망치 27억6,000만 달러 기준으로 29배, 2025년 애널리스트 매출 추정치 33억2,000만 달러 기준으로는 24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재 성장률만 놓고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의 평가다.
설령 성장률이 크게 가속화된다 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상당한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 사업은 분기별로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실적이 일정하게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매출 성장률을 약 20%로만 예상하고 있어, 시장 기대와 실제 전망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
내부자들의 매도 행보도 눈길을 끈다. 회사의 회장 피터 틸은 최근 규칙 10b5-1 계획을 채택해 2025년 말까지 팔란티어 주식 약 2,860만 주를 매도하기로 했다. 10b5-1 계획은 미리 정해 놓은 일정과 조건에 따라 내부자가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또한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제도 아래 행사 가격 11.38달러의 옵션 900만 주를 행사·매도했다. 해당 옵션은 2032년까지 만기가 남아 있었으며, 8월 해당 계획의 일부로 매도한 57만5,000주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이는 미리 정해진 트리거 가격이 그의 매도를 앞당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여러 이사들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장기 전망은 밝지만, 가격은 여전히 중요하다. 현재 팔란티어 주가는 극단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같은 방향으로 매도 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더 타당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주목할 포인트
팔란티어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AIP가 실제로 상업 고객의 생산성 향상과 대규모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둘째, 미국 정부와 국방부 중심의 계약이 단발성 수주를 넘어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다. 셋째,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향후 성장률로 정당화될 만큼 빠르게 개선되는지 여부다.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향후 실적이 시장 기대를 조금만 밑돌아도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AIP 도입이 가속화되고 정부·민간 고객 모두에서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된다면,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성장성과 가격 부담이 맞부딪히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팔란티어는 기술력과 수주 실적, 정부 사업 기반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 수준은 그 강점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으며, 매출 성장과 밸류에이션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팔란티어의 장기 성장성보다 현재 가격이 그 성장성을 얼마나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