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지수(DXY)가 1.25개월 만의 고점에서 물러나며 월요일 0.25% 하락 마감했다. 밤사이 올랐던 달러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 오후, 걸프 동맹국들이 외교에 더 많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히자 달러에는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다만 주가가 되밀리면서 유동성 수요가 늘어 달러는 장중 최저치에서 일부 회복했다.
2026년 5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내놓은 직후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며 먼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시계가 가고 있다”며 “평화 협상에 빨리 나서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이 상호방위협정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8,000명의 병력, 전투기 편대, 방공체계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배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상당한 전투 가능 전력”으로 설명됐다.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달러를 찾는 경향이 있어, 이날 초반 달러 매수세가 강화됐다.
미국의 주택 지표도 함께 발표됐다. 5월 NAHB 주택시장지수는 37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가 변화 없음, 34였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강한 결과였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업황 개선, 그 이하면 위축으로 해석된다. 한편 스왑시장은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0.25%포인트를 뜻한다.
유로는 달러 약세에 반등했지만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EUR/USD는 1.25개월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월요일 0.22% 상승으로 마감했다. 유로화는 밤사이 강세를 지우던 달러가 되돌림에 들어가자 숏커버링이 유입되며 지지받았다. 숏커버링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들이는 움직임을 뜻한다. 다만 유로화의 반등은 원유 가격이 3주 만의 최고치로 3% 이상 급등하면서 제한됐다. 유럽은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 상승은 유로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유로에도 부정적이다. 시장은 다음 6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09% 하락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상승하는 원자재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엔화 약세를 감안한 보완예산을 재무성이 편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며 엔화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이날 국제유가가 3주 만의 고점으로 뛰자,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일본 경제에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도 엔화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월요일 2.807%로 2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차 축소 기대가 일부 반영돼 엔화 하락 폭은 제한됐다. 시장은 다음 6월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BOJ)이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을 75%로 보고 있다.
금과 은은 약세 마감했다. 6월물 COMEX 금 선물은 3.90달러 내린 마이너스 0.09%, 7월물 COMEX 은 선물은 0.103달러 하락한 마이너스 0.13%로 마감했다. 금은 7주 만의 저점, 은은 1.5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갔다. 이날 원유 가격이 3주 만의 고점으로 치솟으면서 전 세계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고, 이는 금과 은 가격에 부담을 줬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각국 중앙은행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며, 통상 귀금속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은은 여기에 더해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 경제지표의 영향도 받았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1%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6.0%를 밑돌았고, 소매판매는 0.2% 증가로 예상치 2.0%를 크게 하회했다. 4월 신규주택가격도 전년 대비 0.19% 하락하며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경기 둔화는 산업금속 수요와 은 가격에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금과 은의 하락 폭은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불안으로 일부 제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며 안전자산 선호를 지지했다. 금은 통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또 최근 귀금속 펀드의 청산 움직임은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금 ETF의 장기 보유 물량은 3월 31일 5.25개월 만의 저점으로 내려갔고, 2월 27일 기록한 3.5년 만의 고점에서 크게 줄었다. 은 ETF의 장기 보유 물량도 5월 5일 9.25개월 만의 저점으로 낮아졌으며, 이는 12월 23일 기록한 3.5년 만의 고점에서 후퇴한 것이다.
반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는 금 가격에 우호적이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PBOC)이 보유한 금괴가 4월에 26만 온스 증가한 7,464만 트로이온스로 늘었으며, 이는 1년 만의 최대 월간 증가폭이자 18개월 연속 금 보유 확대에 해당한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지속적 매입이 금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담긴 정보와 수치는 모두 정보 제공 목적이며, 시장 흐름은 지정학적 긴장, 원자재 가격, 중앙은행 정책, 경기지표에 따라 단기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달러지수, 유가, 엔화, 유로화, 금값은 서로 연동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향후에도 중동 정세와 각국 통화정책 결과가 외환·귀금속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흐름을 읽는 핵심 변수는 미국의 대외정책, 중동 리스크, 유가, 그리고 연준의 금리 경로다. 이번 거래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취소 발언이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을 약화시켰고, 반대로 유가 급등은 유로와 엔화, 귀금속에 복합적인 압력을 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발표될 미국·유럽·일본의 통화정책 결정과 중국 경기지표, 그리고 중동 정세 전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