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시아(Nicosia)에서 활동 중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결정자들이 중동 분쟁의 장기화가 유로존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집행이사회(거버닝 카운슬) 멤버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Yannis Stournaras)는 분쟁으로 인한 공급 측면의 부정적 충격이 실제적이며 정당한 우려라고 밝혔다.
2026년 5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키프로스의 일간지 Phileleftheros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보도 시점은 2026년 5월 4일 02:07:12로 표기됐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새로운 부정적 공급 충격을 고려할 때 유로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현실적이고 정당하다.’
스투르나라스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불확실성 증대가 직접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며, 유로존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가 이러한 충격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22년의 경험과는 다른 점을 강조했다. 2022년과 달리 현재는 이미 성장세가 약화된 상태에서 금융 여건이 더 긴축적이며 재정 여력도 축소돼 있어 정책 대응 여지가 제한되고 경제가 더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에 큰 파급 효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투르나라스는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은 충격의 강도(intensity), 지속성(duration), 그리고 전달경로(transmission channels)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이 일시적이며 두 번째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s)가 크지 않다면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충격이 크고 지속적이며 물가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에는 정책 대응이 강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ECB 목표(물가 목표)가 크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탈한다면 대응은 강력해야 한다. 반면 일시적인 큰 초과분은 두 번째 파급효과를 제한하기 위한 신중한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
용어 설명
두 번째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s)란 초기 충격(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반영되어 다시 물가를 추가 상승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첫 번째 효과가 공급 측면(예: 원자재 비용 상승)에서 발생하더라도, 경제 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또는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지면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통화정책의 판단에서 핵심적으로 고려된다.
ECB의 정책 선택지는 충격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그리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경로가 어떠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일시적 충격으로 판단될 경우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유지하거나 신중한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충격이 지속적이고 임금·물가 기대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보다 강한 금리 인상 혹은 기타 긴축적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 전문가적 관점
첫째, 에너지 공급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기업의 생산비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중간재 및 소비재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이는 기업의 이익률 압박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금융 여건의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은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더욱 약화시키며, 특히 채무 부담이 큰 부문에서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다. 셋째, 재정 여력이 제한된 국가들에서는 재정정책으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어려워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볼 때, 불확실성 증대는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고 에너지 관련 섹터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통화정책의 예상 경로가 불확실할수록 장단기 금리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채권 및 환율 시장에 즉각적인 파급을 미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정책을 신중한 조정으로 대응하느냐, 또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투자자 포지셔닝과 리스크 프리미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인프라 손상과 관련된 중기적 인플레이션 압력은 각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 및 공급 다변화 전략을 재검토하게 만들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물가 안정 간의 정책 균형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결론
스투르나라스 ECB 집행이사회 위원의 발언은 중동 분쟁의 지속이 유로존 경제와 인플레이션 경로에 실질적 리스크를 제기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 방향은 충격의 성격과 전달 경로를 면밀히 관찰한 뒤 결정될 것이며, 시장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당국과 시장참가자 모두 성장 둔화와 물가 변화의 미세한 신호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