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식품 사업 분리해 맥코믹과 합병…100년 가까운 식품 역사의 전환

유니레버가 자사 식품 사업을 분리해 조미료 제조업체 맥코믹과 현금 및 주식 거래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영국 회사의 식품 부문 가치를 약 448억 달러로 평가한 것으로 양사는 화요일에 밝혔다. 유니레버는 합병 후 결합 신설법인의 지분 9.9%를 보유하되, 거래 종료 1년 후 해당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2026년 3월 3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유니레버의 거의 한 세기에 달하는 식품 사업 역사의 변화를 상징한다. 유니레버의 식품 관련 기원은 1860년 발행의 버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번 합병은 유니레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식품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제조·유통 역량을 재편하는 계기가 된다.

핵심 합의 내용
• 거래 방식: 현금 및 주식 거래
• 식품 부문 가치 평가: 약 448억 달러
• 유니레버의 잔여 지분: 합병 법인 지분 9.9% 보유(거래종료 1년 후 매각 계획)

연혁(타임라인)

1860 Jurgens 가문은 원래 목수였으나 일한 대가로 받은 버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거래가 수익성이 높자 네덜란드 오스(Oss)로 이전해 버터 사업에 전념했다.

1869 프랑스의 히폴리트 메주무리에스(Hippolyte Mège-Mouriès)는 노동자 계층과 군대에 저렴한 대체재를 제공하라는 프랑스 정부의 요구에 따라 마가린(margarine)을 발명했다. 마가린은 당시에는 소·양고기 지방 등으로 만든 버터 대체품이었다.

1870 Van den Bergh 가문은 네덜란드 오스에서 버터 상인이었으며 영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당시 영국은 네덜란드 버터의 최대 수요국이었다.

1871 Jurgens 가문은 Mège-Mouriès의 마가린 생산 특허를 인수했다. Jan Jurgens는 이 제품을 Simon Van den Bergh에게 소개했고, Van den Bergh는 유사한 제품을 개발했다. 두 회사는 신제품과 혁신을 통해 모두 번영했다.

1922 급성장하던 영국의 비누 및 세제 회사인 레버 브라더스(Lever Brothers Ltd)는 소시지 회사인 Wall’s를 인수했다. Wall’s는 아이스크림 사업으로 확장했고 삼륜차를 이용한 판매원 직접 판매 방식으로 공장제 아이스크림을 대중에 보급했다. 이는 영국 최초의 공장생산, 사전 경화 및 포장된 아이스크림의 대량유통 사례로 기록된다.

1927 Jurgens와 Van den Bergh를 포함한 여러 마가린 업체가 합쳐져 Margarine Unie(마가린 유니온)를 결성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영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고 마가린 외에도 치즈와 청량음료 등을 생산했다.

1930 레버 브라더스는 마가린 유니온과 합병해 유니레버(Unilever)를 탄생시켰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합병 중 하나로 평가되며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기초를 마련했다.

1943 유니레버는 프로스티드 푸드(Frosted Foods)에 대한 지배지분과 영국 내 동결 기술 권리를 확보하며 냉동식품 시장에 진입했다. 이 거래로 Birds Eye 브랜드를 확보하게 되었고 냉동식품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 시기 유니레버는 동결 건조 야채와 통조림에 특화한 Batchelors를 인수했다.

1946 Birds Eye는 영국에서 최초의 냉동 완두콩을 출시했다. 당시 육류, 어류, 아이스크림 및 통조림 제품은 유니레버 총 매출의 9%에 불과했다.

1950 유니레버는 네덜란드에서 영양 연구 그룹을 출범시켰고, 이는 이후 유니레버 식품·건강 연구소(Unilever Food & Health Research Institute)로 발전했다.

1955 Birds Eye가 만든 피쉬핑거(fish fingers)가 영국에 도입됐다. 10년 내에 피쉬핑거는 영국의 어류 소비량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확산됐다.

1960년대~1980년대 유니레버는 지방 및 오일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프, 소스, 즉석식품 등 포장식품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식품 가공과 콜드체인 기술에 투자해 Birds Eye와 Batchelors 등 브랜드를 유럽과 북미 전역으로 확장했다. 예컨대 유니레버는 Lipton InternationalPG Tips를 인수해 세계 최대 차(tea)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2000 유니레버는 베스트푸즈(Bestfoods)를 인수해 Hellmann’s 마요네즈와 조미료, Knorr의 육수 큐브와 수프 파우더 등을 확보했고 같은 해 Ben & Jerry’s도 인수했다. 당시 Bestfoods 인수는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현금 인수였다.

2007 유니레버는 인도네시아의 건강음료 브랜드 Buavita와 러시아의 선도적 아이스크림 기업 Inmarko 인수를 발표했다.

2016 유니레버는 마가린 및 스프레드 사업(Flora, Stork 등 보유)을 담당하던 Upfield를 KKR에 68억 유로(약 77.9억 달러)에 매각해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2022 유니레버는 전 세계 차(tea) 사업의 대부분을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45억 유로에 매각했다. 매물에는 Lipton, PG Tips, Pukka Herbs 브랜드가 포함됐다.

2025 페르난도 페르난데스(Fernando Fernandez) CEO 재임 하에 유니레버는 Ben & Jerry’s, Magnum, Cornetto 등을 보유한 아이스크림 사업을 분사했다. 또한 The Vegetarian Butcher와 건강 스낵 브랜드 Graze의 매각도 단행했다.

2026 유니레버는 미국 향신료업체 맥코믹(McCormick)과 자사 식품 사업에 대한 거래 논의 중임을 확인했다. 이번 합병 합의는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


용어 설명

마가린(Margarine): 버터의 저비용 대체재로 19세기 말 발명됐다. 원래는 동물성 지방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나 현대에는 식물성 오일을 주로 사용한다. 일반 독자에게는 ‘버터 대용 식품’으로 설명할 수 있다.

콜드체인(Cold-chain) 기술: 식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지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일정한 저온을 유지하는 유통·저장 시스템을 의미한다. 냉동식품과 신선식품 유통에 필수적이다.

스핀오프(Spin-off):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회사로 만드는 기업 재편 방식이다. 분리 후 새로 나온 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모회사는 지분을 유지하거나 매각할 수 있다.


전문적 관찰과 향후 영향

이번 거래는 유니레버의 전략적 축소와 포트폴리오 재구성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 식품 부문이 오랜 기간 유니레버의 핵심 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스프레드, 차 등 일부 전통 사업을 매각·분사하는 등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왔다. 맥코믹과의 합병은 두 기업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판매 채널을 결합해 조미료·간편식 등 카테고리에서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유니레버가 합병 후 보유하는 9.9% 지분의 1년 내 매각 계획은 해당 기간 동안 해당 신설법인의 주식 유동성을 증가시키며 단기적으로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거래가 현금 및 주식으로 구조화되었다는 점은 양사 주주구성 변화와 자본구조 영향을 수반한다. 셋째, 향신료·조미료 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에서 맥코믹과 결합한 신설법인은 제품 다양화와 유통망 확대를 통해 비용 절감(규모의 경제)과 가격 협상력 제고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 측면에서는 국가별 반독점 심사 및 외국인 투자 제한 등 절차가 고려 대상이다. 특히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유통 통합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당국의 검토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문 보도는 규제 승인 필요성이나 시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공급망과 원가 구조 관점에서는, 조미료 및 인스턴트 식품의 핵심 원료(예: 향신료, 유지류, 첨가물)의 공급망 통합으로 구매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 개선과 제품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초기 통합 과정에서는 시스템 통합, 브랜드 재정비, 물류 최적화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합병은 유니레버의 수십년 간 축적된 식품 사업 역사를 재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유니레버의 9.9% 지분 매각 일정, 규제 심사 결과, 통합 이후의 시너지 실현 여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신설법인의 장기 경쟁력은 브랜드 조합, 유통망 통합, 원가구조 개선 능력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참고 환율: 보도에서는 1달러 = 0.8728 유로로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