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CL N26)은 금요일 0.25달러(0.26%) 오른 배럴당 61.53달러에 마감했고, 6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 N26)은 0.0756달러(2.31%) 오른 갤런당 3.34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이날 1주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상승 마감했으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닫힌 상태를 유지하고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5월 2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는 로이터통신이 카타르가 미국과의 공조 아래 테헤란에 협상단을 파견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나섰다고 전한 뒤 한때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협상에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는 목요일 이란 최고지도자가 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해당 물질을 해외로 반출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향후 공격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유 시장에서는 이처럼 협상 진전과 이견이 교차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대거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다. 전체 세계 원유와 LNG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난다. 따라서 해협이 막히거나 통항이 제한되면 에너지 가격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로, 원유 수송선의 운항이 중동 공급망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방향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도 국제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월요일 파키스탄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상호방위 협정의 일환으로 전투기 편대와 방공 체계를 포함한 8,0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사우디가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지원하기 위한 “상당한 전투 투입 가능 전력”으로 묘사됐다. 일요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한 발전소에서 드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영공에 진입한 드론 3대를 요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쇄적 긴장은 중동 원유 수송과 정유 제품 공급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과 5월 전 세계 관측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IEA는 또한 분쟁이 다음 달에 끝나더라도 시장이 10월까지는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 페르시아만 원유 생산은 이미 약 1,450만 배럴/일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정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원유 비축량은 이미 약 5억 배럴 가까이 감소했으며, 오는 6월에는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현지 저장시설의 포화로 생산을 약 6% 줄일 수밖에 없었다. IEA는 목요일 이번 분쟁으로 80곳이 넘는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약세 요인도 있다. OPEC 대표단은 지난 목요일 카르텔이 앞으로 수개월간 일련의 생산 할당량 인상을 이어가며, 2023년 감산했던 생산량의 복귀를 9월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OPEC은 2023년 시행한 165만 배럴/일 감산분의 약 3분의 2를 복원하기로 공식 합의했으며, 향후 3차례의 월별 단계에 걸쳐 나머지 물량도 되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OPEC+는 5월 3일 6월 산유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고, 5월에는 20만6,000배럴 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동 전쟁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오히려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추가 증산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OPEC의 4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42만 배럴 감소한 2,055만 배럴로, 3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박 추적업체 보르텍사(Vortexa)는 5월 15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박한 탱커에 저장된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7% 증가한 1억511만 배럴이라고 월요일 밝혔다. 이는 해상에 묶여 있는 원유 물량이 늘어났음을 의미하며, 공급망 불균형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탱커는 원유를 운반하는 대형 유조선을 뜻하며, 정박한 채 장기간 움직이지 않는 경우 물류 지연이나 저장 수요 증가를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최근 미국 주도 제네바 회담이 조기 종료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가 영토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에는 전쟁의 장기적 해결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전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한을 계속 유지시킬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제유가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지난 10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30곳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4월에는 러시아의 정유시설, 수출 터미널, 송유관 인프라를 상대로 최소 21차례의 공격이 있었으며,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평균 정제 가동률은 하루 469만 배럴로 떨어져 1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 기업, 기반시설, 탱커에 대한 제재도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정유 가동률이 낮아지면 원유 자체뿐 아니라 휘발유, 디젤 같은 석유제품 공급도 줄어들어 글로벌 시장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수요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7%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4.6% 낮았으며, 증류유 재고는 9.0% 낮았다. 증류유는 디젤과 난방유처럼 원유를 정제해 만든 중간유분 제품을 뜻한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70만2,000배럴로 전주 대비 0.1% 감소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하루 1,386만2,000배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재고가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공급이 타이트하다는 뜻으로, 유가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반면 시추 활동은 다소 늘었다. 베이커휴즈는 금요일 5월 22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전주보다 10기 증가한 425기로, 10개월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19일 기록한 406기의 4년 3개월 만의 저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 2년 6개월 동안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627기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상태다. 시추기 수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셰일오일 공급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차질이 가격을 더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시장 전망을 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한 국제유가는 당분간 공급 불안 프리미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미국과 유럽의 제재, 낮은 재고 수준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OPEC+의 증산 계획과 미국 시추기 수 증가가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급등을 일부 제어할 수 있어, 시장은 앞으로도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 확대 기대가 충돌하는 높은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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