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노조·노동자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에 반발

미국 할리우드 노동자들과 노조 대표들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추진에 집단 반대에 나섰다. 이들은 대형 미디어 기업 간 추가적인 통합이 일자리 감소와 경쟁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6년 6월 7일 로스앤젤레스의 루미에르 뮤직 홀(Lumiere Music Hall)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이는 시민단체와 업계 노동자,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이 주도한 3개 도시 캠페인 ‘메인 스트리트 대 합병(Main Street vs. The Merger)’의 첫 번째 일정이었다. 메인 스트리트는 미국에서 지역 상권과 일반 소비자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번 캠페인명은 대기업 합병이 현장 노동자와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부각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석자들은 주요 미디어 기업 사이의 지속적인 산업 집중이 고용 기회를 약화시키고, 창작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창구를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 집중은 소수의 대기업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를 뜻하며, 방송·영화·스트리밍 산업에서는 경쟁 축소와 제작 축소 논란으로 이어지기 쉽다.

행사에서 연설한 코미디언 애덤 코너버(Adam Conover)는 미디어 합병이 이미 업계 전반에 상당한 일자리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AT&T타임워너 인수 이후 자신의 TV 프로그램이 취소된 사례를 들며, 기업 결합이 노동자와 제작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거래가 성사되면, 두 회사를 합친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영화 제작, 방송, 스트리밍, 콘텐츠 배급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지만, 동시에 인력 감축과 제작 편수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이번 합병이 경쟁이나 창작물 생산을 해치지 않으면서 결합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최고경영자는 합병 회사가 연간 최소 30편의 영화를 계속 제작하겠다고 약속하며, 콘텐츠 투자 축소 우려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심사는 여전히 핵심 변수다. 로이터는 금요일 캘리포니아뉴욕을 포함한 미국 여러 주가 이번 거래를 막기 위한 소송 제기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형 인수합병은 반독점 규제와 노동시장 경쟁 저해 여부를 동시에 검토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고용 환경은 이미 압박을 받아왔다. 밀컨연구소(Milken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엔터테인먼트 관련 일자리가 1만7000개 이상 줄었다. 이는 스튜디오들이 제작비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지역으로 촬영지를 옮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작 인프라도 약화되고 있다. FilmLA에 따르면 사운드스테이지 점유율은 2025년 상반기 62%로 떨어졌으며, 2016년 기록된 사실상 만실 수준의 가동률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사운드스테이지는 실내 세트 촬영을 위한 대형 제작 시설로, 점유율 하락은 제작 물량 감소를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노동계는 대형 스튜디오 간 경쟁이 줄어들 경우 노동자와 독립 제작자들의 기회가 더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규제 당국이 과거 반독점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거래가 고용 경쟁을 약화시킨다는 논리로 도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거래는 규제 검토와 승인을 모두 거쳐야 하며, 현재로서는 최종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시장 및 업계 영향 측면에서 보면, 이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합병 추진은 할리우드 콘텐츠 투자, 제작 일정, 고용 구조에 광범위한 파급을 줄 수 있다. 대형 미디어 기업의 결합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작품 수 감소, 제작 인력 축소, 독립 제작사의 유통 채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 주정부와 규제기관이 노동시장 경쟁까지 반독점 심사 범위에 포함할 경우, 거래 성사까지 상당한 법적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고용 감소와 제작 시설 가동률 하락은 캘리포니아 지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촬영지 이전과 제작비 절감이 지속되면, 스튜디오 주변 공급망과 지역 서비스업까지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번 합병 논란은 단순한 기업 거래를 넘어 미국 문화산업 구조 변화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