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출 강세에 설탕 가격 하락 압박받아

미국 뉴욕과 런던의 설탕 선물 가격이 금요일 하락 마감했다.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11번물(July NY world sugar #11, SBN26)은 -0.20달러(-1.34%) 내린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고, 8월물 런던 ICE 화이트 설탕 5번물(Aug London ICE white sugar #5, SWQ26)도 -2.60달러(-0.58%) 하락했다. 설탕 가격은 월요일 기록한 2주 만의 저점 위에서 일부 되돌림을 보이며 정리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2026년 5월 2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에는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 태국의 2026년 1~4월 설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160만 메트릭톤(MMT)에 달했다. 여기서 MMT는 메트릭톤 100만 톤을 뜻하는 단위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생산량과 재고를 비교할 때 널리 쓰인다.

설탕 가격은 지난 월요일에도 하락했다. 국제당기구(ISO)가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수확량이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글로벌 공급 과잉 규모도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ISO는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을 1억8200만 메트릭톤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또 2025/26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전망치는 2월의 122만 메트릭톤에서 220만 메트릭톤으로 높였다. 이는 2024~25년의 346만 메트릭톤 적자에서 반전되는 수치다.

엘니뇨(El Niño) 현상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세계 설탕 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반대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기후 현상으로, 브라질과 인도, 태국 등 세계 3대 설탕 생산 지역의 강수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82%로 제시했고,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도 67%로 추정했다.

국제당기구는 또 2026/27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 메트릭톤에 그치고, 전 세계 설탕 시장에 26만2000메트릭톤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엘니뇨가 인도와 태국의 수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생산 차질 우려가 향후 설탕 가격의 하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에는 시티그룹이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3950만 메트릭톤으로 제시하며 브라질 농업통계청(Conab)의 예상치 4395만 메트릭톤보다 낮게 전망했다. 시티그룹은 브라질 제당업체들이 휘발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사탕수수의 더 많은 물량을 에탄올 생산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한 엘니뇨가 올해 나타날 경우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4개월간 설탕 수출 금지 조치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이 조치는 국내 공급 보호를 위해 9월 30일까지 유지된다. 여기에 데이터그로(Datagro)는 2026/27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전망치를 기존 226만 메트릭톤에서 317만 메트릭톤 부족으로 조정했다. 스톤엑스(StoneX)도 지난 화요일 2026/27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55만 메트릭톤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25/26 시즌의 230만 메트릭톤 공급 과잉과 대조적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생산 흐름도 주목된다. 4월 30일 유니카(Unica)는 2026/27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47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제당업체들이 사탕수수 압착 물량 중 설탕 비중을 지난해 44.7%에서 올해 32.9%로 줄인 영향이다. 4월 28일 Conab는 새 시즌 첫 보고에서 브라질 설탕 생산이 0.5% 줄어든 4395만2000메트릭톤이 될 것으로 봤고, 에탄올 생산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92억5900만 리터로 예상했다. 4월 21일 미국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3% 감소한 4250만 메트릭톤으로 전망하며, 제당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용 사탕수수를 더 많이 압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관련 공급 차질 우려다.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이 해협의 봉쇄로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가 영향을 받았고, 정제당 생산도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류와 공급망을 흔들 경우 단기적인 가격 급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설탕 공급 과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4월 21일 코브리그 애널리틱스는 2026/27 세계 설탕 공급 과잉 전망치를 기존 140만 메트릭톤에서 80만 메트릭톤으로 낮췄다. 4월 20일 설탕 거래업체 츠르니코우(Czarnikow)도 2026/27 시즌 전망치를 340만 메트릭톤에서 110만 메트릭톤으로 하향했고, 2025/26 시즌 전망도 83만 메트릭톤에서 5만8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설탕 시장의 균형이 느슨한 공급에서 더 타이트한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도에서는 생산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16일 인도 협동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2025~26년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인도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 메트릭톤이라고 밝혔다. 인도 설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4월 7일 2025/26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 메트릭톤에서 3200만 메트릭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 전망은 80만 메트릭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년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제한되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 설탕 공급이 250만 메트릭톤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USDA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메트릭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인간 소비용 세계 설탕 소비량도 전년 대비 1.4% 늘어난 사상 최대 1억7792만1000메트릭톤으로 예상했다. USDA는 또 2025/26 세계 설탕 기말 재고가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8000메트릭톤이 될 것으로 봤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 메트릭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인도는 몬순 강우와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증가한 3525만 메트릭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FAS는 태국의 2025/26 설탕 생산도 2% 증가한 1025만 메트릭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해석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태국 수출 증가와 세계 생산 확대 전망이 설탕 가격을 누르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우려와 인도 수출 제한, 브라질의 에탄올 전환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격 하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참고 이번 기사에 언급된 설탕 선물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향후 인도·브라질·태국의 생산, 수출 정책,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농산물 가격 지표다. 따라서 태국의 수출 증가, 브라질의 에탄올 정책, 엘니뇨의 강도, 인도의 수출 규제 변화는 앞으로도 설탕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