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주 급락에 한국 ‘개미’ 투자자 시험대…신용거래 급증

서울, 6월 8일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로라 변은 오랫동안 한국 주식보다 미국 뮤추얼펀드를 선호해 왔지만, KOSPI(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세가 그의 투자 성향과 부채를 활용한 투자 위험 감수 수준까지 바꿔 놓았다.

코스피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지수로 치솟는 흐름에 뒤처졌다는 FOMO(놓칠까 두려움)를 느낀 변 씨는 약 1,500만 원($9,687)의 단기 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해 삼성전자 연계 레버리지 펀드를 매수했고, 약 20%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반전은 빠르게 찾아왔다. 변 씨는 월요일 오전 자신의 포지션이 -17%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의 기술주 매도세 여파로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한 뒤였다. 반도체 대장주에 연동된 해당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의 9주 연속 상승 흐름이 꺾인 직후 급락했고, 그동안의 이익을 모두 날린 데 이어 손실 구간으로 투자자를 끌고 갔다.

변 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잘 모르겠다. 반등을 기다릴 것이다. 반 토막이라도 나지 않는 한 당장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6월 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례는 한국 금융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 급등하는 증시를 추격하려는 차입 투자, 즉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베팅이 폭증하면서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과열 장세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고 있고, 정책 당국은 변동성 확대와 고통스러운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은행(BOK)이 지난 목요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주식 레버리지 투자는 5월 말 기준 사상 최대인 60조 원($39.06 billion)을 넘어섰다. 코스피는 불과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뛰어 세계 최고 성과를 기록했으며, 이 과정에서 차입을 통한 추종 매수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부채 확대 흐름을 자극한 요인 중 하나는 지난 5월 27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였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두 기업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해당 상품은 투자자에게 각 종목의 일일 수익률 2배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들은 포모(FOMO)에 따라 주가 급등을 쫓기 위해 레버리지를 점점 더 활용하는 상황에서, 하락 국면의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확대될 수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

한국금융투자협회(KOFIA)에 따르면, 첫날 개인투자자들이 이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의무 교육을 이수해야 했을 때 협회 웹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마비됐다. 이후 35만 명 이상이 교육을 마쳤다.

레버리지의 양면성은 한국 시장에서 특히 뚜렷하다. 이 상품은 수익을 2배로 늘리는 동시에 손실도 2배로 확대한다. 다만 한국 규정상 하루 변동폭의 두 배까지만 가능하며, 규제 당국은 많은 뒤늦은 투자자들이 이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간 움직임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짧은 기간에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변동성이 매우 크다.

한국은행은 “시장에 늦게 들어온 투자자들이 FOMO 때문에 주가 급등을 쫓기 위해 레버리지를 점점 더 활용할 경우, 잠재적 하락장에서 확대된 시장 변동성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또 신용대출이 반도체 주식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레버리지 주식투자 급증에 우려를 표하며, “과도한 군집행동”과 관련된 위험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FSC)는 레버리지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증권사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기존의 교육 요건을 넘어선 새로운 규제 도입 계획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중 5%에서 10%에 이르는 주가 변동은 점점 더 흔한 현상이 되고 있다.

이번 레버리지 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시장으로 이동했던 한국 투자자들을 다시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보다 큰 흐름의 일부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노력은 성공적이었지만, 지나칠 정도로 강한 회귀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들어서만 신용 기반 주식투자는 72.5% 급증해 미국의 36.3%, 중국의 36%, 일본의 21%보다 훨씬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06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1~4월 평균보다 약 60% 높고, 2025년 평균의 약 4배 수준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국내 증권사 조사에서는 40대가 가장 큰 매수 연령층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5월 27일~6월 1일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유입된 자금의 28.9%를 차지했다. 50대28.7%, 30대22.2%였다.

서울의 한 40대 주부는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예전에는 미국 주식을 거래했지만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에 SK하이닉스를 샀다”며 “모두가 레버리지 ETF 이야기를 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너무 올라 직접 사기 어려워서 2배 레버리지 ETF를 샀다. 그러나 변동성이 극단적이라 불안하다. 아마 곧 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차입 투자 확대가 결합할 경우 지수 변동성이 얼마나 크게 증폭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 그리고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개인투자자의 손익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용거래 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만큼, 향후 반도체 업황이나 글로벌 기술주 조정이 이어질 경우 개인투자자의 손실 확대와 함께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코스피가 다시 반등하면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추격 매수는 더 늘어날 수 있어, 시장이 상승과 조정 사이에서 더욱 예민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