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커피와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이 1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이날 8.60달러(-3.12%) 내린 반면, 7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는 125포인트(-3.58%) 하락했다. 아라비카 가격은 9개월 만의 저점을, 로부스타 가격은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2026년 5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약세가 커피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헤알화는 이날 달러 대비 5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통화가 약해지면 브라질 커피 생산자들이 수출을 늘리려는 유인이 커진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헤알화 움직임은 국제 커피 선물시장에서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아라비카는 주로 고급 원두와 에스프레소용 커피에 쓰이며,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쓴맛이 강하고 인스턴트커피나 블렌드에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따라서 두 품종의 가격 흐름은 글로벌 커피 소비 구조와 공급 상황을 함께 반영한다.
시장에서는 브라질의 대규모 수확 전망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목요일 커피 트레이딩 아카데미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140만 자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19일에는 마렉스 그룹이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량을 사상 최대인 7,590만 자루로 예상했으며, 이는 수카피나가 제시한 7,540만 자루(전년 대비 +15.5%) 전망치보다도 높다. 이어 3월 12일 스톤엑스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 예상치를 기존 7,070만 자루에서 사상 최대 7,530만 자루로 상향했다. 스톤엑스는 또 2026년 전 세계 커피 공급 과잉이 2025년의 180만 자루에서 1,000만 자루로 확대돼, 6년 만의 최대 잉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확대 전망은 국제 커피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대표적 요인이다. 특히 생산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져 가격 약세를 더 키울 수 있다.
반면 ICE 거래소 재고 감소는 최근 가격을 지지하는 재료였다. 지난 14일 로부스타 커피는 7주 만의 최고치로 뛰었고, 아라비카도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ICE 커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ICE 로부스타 재고는 이날 3,631롯으로 2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고,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도 지난 13일 47만1,831자루로 2개월 반 만의 최저치로 내려갔다. 선물시장에서 재고 감소는 실물 공급 부족 우려를 자극해 단기적으로 가격을 밀어 올리는 경향이 있다.
브라질의 수출 둔화는 가격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브라질 커피 수출업협회 세카페(Cecafe)는 지난 13일 브라질의 4월 생두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76만 자루라고 발표했다. 생두는 볶기 전의 원두를 뜻하며,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공급 동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지정학적 변수도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는 글로벌 커피 공급망을 교란하며 가격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협 폐쇄는 국제 해상 운임과 보험료를 끌어올리고, 비료와 연료 비용도 높여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부담을 키운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은 최종적으로 커피 조달 비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그러나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출 급증은 로부스타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지난 10일 베트남의 2026년 커피 수출량(1~4월)이 전년 대비 15.8% 증가한 81만 톤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2025년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58만 톤으로 집계됐으며, 2025/26년 커피 생산량도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자루)으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9월) 기준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만8,000자루라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교역 물량이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되지는 않았지만, 공급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지난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884만8,000자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아라비카 생산은 4.7% 감소한 9,551만5,000자루,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한 8,333만3,000자루로 예상됐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6,300만 자루로 줄고, 베트남의 생산량은 6.2% 증가한 3,080만 자루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5/26년 기말 재고는 전년의 2,130만7,000자루에서 5.4% 감소한 2,014만8,000자루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흐름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브라질·베트남의 공급 전망이 커피 가격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산 공급 확대 전망은 아라비카에 하방 압력을 주고, 베트남 수출 증가와 생산 확대는 로부스타에 부담을 더하는 구조다. 다만 ICE 재고 감소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물류 차질은 가격 하락 폭을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커피 가격은 환율, 수확 전망, 재고, 해상 운송 비용이 동시에 반영되는 변동성 높은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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