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네이버와의 협력을 확대해, 초기 55메가와트(MW) 규모로 출발하는 인공지능 공장을 기가와트(GW)급 용량으로 키우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추진되며, 한국 내 주권형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AI 인프라에서 메가와트는 전력 사용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이며, 기가와트는 그보다 훨씬 큰 대규모 전력 수준이다. 다시 말해 이번 계획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확장이 아니라, 기업·산업·정부기관까지 포괄하는 대형 AI 컴퓨팅 생태계를 한국에 조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권형 AI 인프라는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특정 국가나 지역 안에서 자체적으로 운용해 보안과 통제력을 높이려는 구조를 뜻한다.
2026년 6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네이버는 구체적인 금전 조건은 공개하지 않은 채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했다. 확장은 한국 세종에 있는 네이버 GAK 세종 데이터센터에서 시작된다. 양사는 DSX 기반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 산업, 정부 조직, AI 클라우드 고객을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번 인프라가 자사의 차세대 HyperCLOVA X 모델, Seoul World Model, 그리고 에이전틱 AI 서비스 개발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지시를 단순히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단계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 사업도 더욱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자사 고유의 데이터와 학습 역량을 활용해 엔비디아의 Nemotron 3 Ultra 오픈 모델을 미세조정해, 한국과 글로벌 기업 고객을 위한 HyperCLOVA X 모델의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오픈 모델은 외부 활용과 조정이 비교적 용이한 공개형 AI 모델을 뜻하며, 미세조정은 특정 목적이나 언어, 산업 환경에 맞게 추가 학습을 진행하는 과정을 말한다.
네이버는 2026년 하반기 한국에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NVIDIA NeMo 기반 청사진을 활용해 구동될 예정이다. NeMo는 대규모 언어모델 및 생성형 AI 개발을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로, 기업이 맞춤형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활용된다. 네이버는 이 플랫폼을 통해 기업용 AI 서비스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실제 업무 자동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네이버는 엔비디아 Cosmos 세계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 거리뷰 데이터와 공간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Seoul World Model도 개발하고 있다. 이 모델은 도시 환경과 이동, 공간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해 다양한 AI 서비스와 시뮬레이션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한국의 도시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결합한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주가는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20% 하락한 205.10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 외 거래에서는 0.82% 오른 206.78달러에 거래됐다. 네이버는 한국거래소에서 13.50% 오른 2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핵심 포인트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AI 칩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네이버의 한국어 데이터와 클라우드 운영 역량이 결합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가와트급으로 확대되는 인프라 계획은 향후 한국 내 AI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로 읽힌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수익 배분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실제 구축 속도와 상업화 성과가 주목된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발표는 한국의 AI 데이터센터 산업과 소버린 AI 경쟁 구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전력과 연산 자원을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정부·금융·제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AI 도입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엔비디아와 네이버의 협력은 한국을 아시아 지역 AI 허브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관련 클라우드·반도체·데이터센터 인프라 업체들에도 간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전력 수급, 부지 확보, 인허가, 데이터 보안 규제 같은 현실적 과제가 병행 해결돼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효과는 단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HyperCLOVA X와 AI 에이전트 플랫폼의 사업 확장성을 높이고, 엔비디아는 자사 DSX·NeMo·Cosmos 생태계의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히게 된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한국 내 생성형 AI와 산업용 AI의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