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원유·브라질 헤알 약세에 하락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선물 #11(SBN26)은 6월 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13달러(0.91%) 하락한 채 마감했으며,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선물 #5(SWQ26)2.30달러(0.51%) 내린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원유 약세브라질 헤알화 약세의 영향을 받으며 하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 이상 급락해 에탄올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세계 각국의 설탕 제분업체들이 사탕수수 압착량을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 쪽으로 더 돌리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에서 만드는 연료용 바이오연료로,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경쟁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설탕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져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생긴다. 또한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1.75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브라질 설탕 생산업체들의 수출 판매를 자극했다.


세계 설탕 공급이 넉넉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브라질 산업협회 유니카(Unica)2026/27년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의 4월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5.3% 증가한 247만5,000톤(MMT)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확량 개선에 따른 것으로, 사탕수수 1톤당 당도 지표인 자당 함량112.58킬로그램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높아졌다. 여기서 자당 함량은 같은 양의 사탕수수에서 실제로 뽑아낼 수 있는 설탕 원료의 양을 뜻하며, 높을수록 설탕 생산 효율이 좋다는 의미다.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도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태국의 2026년 1~4월 설탕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60만톤(MMT)으로 집계됐다.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에서는 통상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


다만 엘니뇨(El Niño)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전 세계 설탕 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격을 일정 부분 지지하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로 대기 패턴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브라질·인도·태국 등 세계 3대 설탕 생산 지역의 강수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인도 기상당국은 최근 6~9월 몬순 시즌 누적 강수량 전망치를 장기 평균의 90%로 낮춰, 4월 제시한 92%보다 하향 조정했다. 미국 해양대기청 NOAA5~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나 연말까지 지속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 가능성은 67%로 제시했다.

브라질 생산 전망도 엇갈린다. 4월 28일 브라질 농업공급공사 코나브(Conab)는 새 설탕 시즌의 첫 전망에서 2026/27년 브라질 설탕 생산량0.5% 감소한 4,395만2,000톤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반면 에탄올 생산은 2,925억9,000만리터로 전년 대비 7.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21일 미국 농무부 USDA도 브라질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4,250만톤으로 전망하며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제분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사탕수수를 압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며 공급 차질 우려도 남아 있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이 해협의 봉쇄로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가 제약을 받고 있으며, 정제 설탕 생산도 제한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자재와 에너지뿐 아니라 여러 상품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물류 차질은 설탕 같은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생산과 수출 전망이 함께 주목된다. 4월 16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회 NFCSF10월 1일~4월 15일 기준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톤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 7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 ISMA는 2025/26년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 전망은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년 늦은 비로 생산이 감소하고 내수 공급이 빠듯해지자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년 설탕 잉여물량25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2년 만의 첫 잉여로 평가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국제기구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5월 18일 국제설탕기구 ISO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작황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세계 공급 과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ISO는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을 1억8,200만톤으로 예상해 전년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봤고, 글로벌 공급 과잉 규모는 2월의 122만톤 전망에서 220만톤으로 늘려 잡았다. 이는 2024-25년의 346만톤 부족에서 반등한 수치다.

그러나 2026/27 시즌에는 상황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ISO는 전망했다. ISO는 엘니뇨가 인도와 태국의 수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근거로,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톤에 그치고 26만2,000톤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StoneX55만톤 부족, Covrig Analytics80만톤 흑자, Czarnikow110만톤 흑자를 각각 제시해 전망이 크게 갈렸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931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세계 인류 소비량도 1,779만2,100톤으로 1.4%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2025/26년 세계 설탕 기말재고는 4,118만8,000톤으로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USDA 해외농업국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기록적인 4,470만톤으로 2.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인도는 우호적인 몬순과 재배 면적 확대로 3,525만톤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의 2025/26년 생산량도 1,025만톤으로 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리하면, 설탕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급락, 브라질 헤알 약세, 글로벌 공급 확대 전망에 부담을 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엘니뇨에 따른 기상 리스크,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 인도 생산·수출 변동성이 겹치면서 하방이 한 방향으로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시장은 브라질과 인도의 생산 흐름, 원유 가격의 반등 여부, 그리고 글로벌 물류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