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약세와 연준 금리 인상 관측에 뉴욕증시 급락

미국 증시가 기술주 약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겹치며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이날 -0.90% 내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2% 하락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1.85% 떨어졌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1.07% 하락했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99% 내렸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주가지수는 이날 AI 인프라와 반도체 종목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압박을 받았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이들 종목은 미국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이후 차익실현과 장기 보유 포지션 청산이 이어지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브로드컴의 칩 판매 전망이 시장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AI 관련 랠리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가 커졌다. 나스닥 100 지수가 1.5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린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 국채 금리 급등, 금리 인상 전망에 힘 실어 주가 하락은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더욱 확대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주 만의 최고치인 4.54%까지 올랐다.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8만8,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4월 비농업 고용도 기존 11만5,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5월 실업률은 4.3%로 예상치에 부합하며 전월과 같았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올라 모두 예상과 일치했다.

비농업 고용은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미국의 전체 고용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이며,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이 함께 발표되기 때문에 물가 압력노동시장 과열 여부를 동시에 가늠할 수 있다. 이날 지표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해석을 낳으며,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 시장은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bp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거나 내릴 때 쓰는 단위다 인상 가능성을 3%로 반영하고 있다.

크루드오일 가격은 미국과 이란의 임시 평화 합의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충돌이 레바논에서 계속되는 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휴전 연장을 위한 미국 측 합의를 받아들이기 전에 레바논에서의 휴전이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반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음에도 “눈에 띄는 진전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적 시즌 마무리 국면…기술주 제외하면 성장세 둔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던 1분기 실적 시즌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날 기준으로 494개 S&P 500 편입 기업 중 83%가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기술주와 AI 관련 종목의 기여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0.17%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주 만의 저점으로 밀리며 -0.74% 내렸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31% 하락 마감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는 흐름이 이어졌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주 만의 최고치인 3.051%까지 올랐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4.908%로 상승했다. 유로존 1분기 GDP는 직전 발표치였던 분기 대비 0.1%, 연율 0.8%에서 각각 -0.2%, 0.3%으로 하향 수정됐다. 스왑시장은 오는 6월 11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98% 반영하고 있다.


반도체·AI·가상자산 관련주 동반 급락 미국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브로드컴의 칩 판매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ON 세미컨덕터는 8% 이상 급락해 S&P 500 내 하락률 선두를 기록했다. ARM 홀딩스도 8% 이상 떨어져 나스닥 100 내 최대 낙폭 종목이 됐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8% 이상, 웨스턴디지털은 7% 이상 하락했다. 또한 샌디스크, 램리서치,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KLA는 5% 이상 내렸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브로드컴, AMD, 퀄컴, ASML 홀딩,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NXP 세미컨덕터스도 4%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노출 종목도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3.75개월 만의 저점으로 내려가며 2%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Riot Platforms는 7% 이상, Galaxy Digital Holdings도 7% 이상 떨어졌다. MARA Holdings는 6% 이상,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스트래티지는 4%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 약세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채굴주, 그리고 대규모 보유 기업의 투자심리를 동시에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 또는 가이던스 발표에 따른 주가 변동도 이어졌다.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2027년 순매출 전망을 기존 113억5,000만~115억 달러에서 110억~111억5,000만 달러로 낮추면서 8% 이상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14억9,000만 달러보다 낮다. 도큐사인은 연간 조정 총마진 전망을 81.5%~82%로 제시했는데, 중간값이 시장 예상치 81.8%를 밑돌면서 7% 이상 내렸다. 가이드와이어 소프트웨어는 4분기 구독 및 지원 매출 전망을 2억5,900만~2억6,500만 달러로 내놓았고, 중간값이 예상치 2억6,360만 달러보다 낮아 6% 이상 하락했다.

반면 일부 종목은 실적 호조와 전망 상향으로 상승했다. 서비스타이탄은 1분기 매출이 2억6,880만 달러로 예상치 2억5,670만 달러를 웃돌아 7% 이상 올랐다. G-III 어패럴 그룹은 2027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2.15~2.25달러로 상향해 기존 2.00~2.10달러와 시장 예상치 2.09달러를 모두 웃돌며 7% 이상 상승했다. 쿠퍼는 2분기 순매출이 10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 10억5,000만 달러를 상회해 S&P 500 내 상승률 선두를 기록하며 6% 이상 올랐다. 아르간은 1분기 매출이 2억9,100만 달러로 예상치 2억5,600만 달러를 넘어 5% 이상 상승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은 JP모건체이스가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35달러로 제시한 뒤 5% 이상 올랐다. 삼사라는 1분기 매출이 4억7,880만 달러로 예상치 4억5,520만 달러를 웃돌아 4% 이상 상승했다.

향후 시장 전망 시장은 단기적으로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변동성 확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 인프라 관련 종목은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향후 실적과 가이던스가 조금만 둔화돼도 추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강한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자극하면서 성장주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는 만큼, 당분간은 실적 가시성과 현금흐름이 뚜렷한 종목에 매수세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 관련주는 비트코인 흐름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해,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적 발표 예정 2026년 6월 5일 기준으로 ABM 인더스트리스, G-III 어패럴 그룹, 라이프존 메탈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