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은 유럽 공장의 과잉 생산능력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제조업체들과 현재 협의 중이 아니다고 올리버 블룸 최고경영자(CEO)가 20일 밝혔다. 다만 그는 유럽과 독일의 공장에 여전히 잉여 생산능력이 남아 있다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폭스바겐의 독일 내 공장 미래를 둘러싼 추측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수익성 악화, 수요 부진, 치열한 경쟁이 겹치면서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방대한 생산 네트워크를 축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 CEO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전체 직원 총회에서 “유럽과 독일 공장에는 여전히 과잉 생산능력이 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 제조업체들과의 계획이나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도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블룸 CEO는 최근 3년간의 긴축이 폭스바겐을 불확실한 시기에 대비할 수 있는 체질로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독일에서의 5만 명 감원과 아우디, 포르쉐 브랜드에서의 인력 감축이 포함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말하는 과잉 생산능력은 공장 설비와 인력이 현재 시장 수요보다 많은 상태를 뜻하며, 기업은 이를 줄이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와 고정비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 블룸 CEO는 세율과 관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들이 회사의 방어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폭스바겐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유럽에서의 판매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독일에서 차량을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해 온 수십 년간의 사업 모델은, 중국처럼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진출한 주요 시장에서 현지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는 제품 생산과 공급망을 해외 현지에서 직접 구축하는 전략으로,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고 관세·물류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노동조합 및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노사협의회와의 합의 속에서 공장 폐쇄를 피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블룸 CEO가 방산업체와의 계약이나 중국 업체와의 공장 공유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스텔란티스와 중국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협력 사례와 유사한 파트너십 가능성에 대한 언론 추측이 커졌다. 독일 니더작센주와 작센주 정부 관계자들도 지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우려 속에 중국 측과의 공장 파트너십에 비교적 열린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BYD와 체리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협력이 오히려 경쟁사의 유럽 진출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이는 폭스바겐이 당면한 전략적 선택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유럽 자동차 산업 내 경쟁 구도와도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폭스바겐의 공장 재편과 제휴 방식은 유럽 자동차 공급망, 지역 고용, 그리고 독일 내 제조업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노사 간 긴장 완화 시도도 이어졌다. 폭스바겐은 독일 북부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방산 파트너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볼프스부르크, 엠덴, 츠비카우 공장에서는 지난해 평균 20%가 넘는 비용 절감이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사협의회 의장 다니엘라 카발로는 직원 총회에서 독일 공장들의 미래를 둘러싼 추측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스바겐이 마치 인수 대상이 된 것처럼 보이고, 구제돼야 하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카발로 의장은 수천 명의 직원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며, 경영진이 “공장 폐쇄 가능성이나 대체 용도를 둘러싼 끝없는 논쟁”이 아니라 폭스바겐 제품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발언은 독일 내 고용 안정과 생산시설 재편을 둘러싼 불안을 완화하려는 메시지이자, 동시에 경영진에 대한 노사 측의 강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폭스바겐은 현재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공급 과잉, 지역 생산 재배치, 고용 조정이 한꺼번에 얽힌 구조적 전환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내 생산능력을 줄이지 못하면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고, 반대로 공장 정리나 제휴 확대가 속도를 내면 독일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연쇄적인 재편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업체와의 협력 여부는 향후 폭스바겐의 비용 구조와 시장 대응 전략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으며, 유럽 완성차 업계의 경쟁 질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