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압박을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14%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7% 내렸으며, 나스닥 100지수는 0.34% 떨어졌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17% 하락했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8% 밀렸다.
2026년 5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을 다시 공습하면서 주식시장은 초반 약세를 보였다. 미국은 이번 주 들어 두 번째로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고, 쿠웨이트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 넘게 급등했다. WTI는 미국 대표 원유로, 가격 변동은 에너지주와 물가 기대, 나아가 금리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지표다.
다만 주가 지수 선물은 미국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 친화적으로 해석되면서 장중 저점에서 일부 반등했다.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예상과 같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또 4월 자본재 신규 주문은 예상 밖으로 감소했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예상보다 더 늘었으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하향 조정됐다. 이 영향으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고 2bp 내린 4.46%를 기록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000건 증가한 21만5,000건으로 집계돼 예상치인 21만1,000건을 웃돌았다. 이는 노동시장이 시장 예상보다 다소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과 일치했고, 개인소득은 보합으로 예상치였던 0.4%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소비는 유지됐지만 소득이 정체되며 향후 소비 여력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4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예상과 같았고, 2년 반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면 국방·항공기와 부품을 제외한 4월 자본재 신규 주문은 전월 대비 1.1% 줄어 예상치인 0.4% 증가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으며,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1분기 GDP는 연율 기준 1.6%로 하향 조정돼 예상치였던 2.0%와 이전 전망을 모두 밑돌았다. 1분기 개인소비는 기존 1.6%에서 1.4%로 낮아졌고, 근원 PCE 물가지수는 기존 4.3%에서 4.4%로 상향 조정돼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증시와 채권에 부담을 주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도 미국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평가하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자신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원유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공급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군은 상선에 발사된 이란 드론 4대를 격추했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발사 지점을 타격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해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 관련 제재 명단에 이란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추가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지상군이 더 깊숙이 진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의 임시 평화 합의 논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6월 16~17일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3%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매우 낮다는 뜻이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로, 금리 방향은 주식·채권·환율 전반에 파급력을 미친다.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던 1분기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479곳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 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전체 지수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스톡스 50지수는 0.46%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12%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47% 하락했다. 유럽 국채 금리는 대체로 내렸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2.986%,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843%로 각각 소폭 하락했다.
채권시장·유럽 경기 흐름
미국 10년물 국채선물인 6월물은 4틱 상승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4bp 하락한 4.469%를 기록했다. 장 초반 WTI 유가가 2% 넘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이후 실업수당 청구 증가와 GDP 하향 조정, 근원 PCE 예상 부합 등 경제지표가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미 재무부가 이날 440억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국채 수급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에서는 5월 유로존 경제심리지수가 93.5로 0.3포인트 상승해 예상치 93.0을 웃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의 영향이 노동시장에 더 늦게 나타날 것이며, 에너지 충격의 2차 파급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 92%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증시 주요 종목 동향
광산주는 금값이 2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은값도 4주 만의 최저치로 밀리면서 약세를 보였다. 뉴몬트는 3% 넘게 내렸고, Hecla Mining과 Coeur Mining도 3% 이상 하락했다. 앵글로골드 아샨티는 2% 넘게 빠졌으며, 프리포트 맥모란과 배릭 마이닝 역시 1% 넘게 내렸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은 3% 넘게 하락해 6주 만의 저점을 찍었고, 이에 따라 스트래티지는 나스닥 100지수 내 하락 종목 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6% 넘게 떨어졌다. MARA 홀딩스와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는 4% 이상 하락했고, 코인베이스 글로벌도 1% 넘게 내렸다. 비트코인 약세는 관련 종목의 위험선호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반면 드론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드론 기업들로 구성된 한 그룹과 자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유니크 머신즈는 47% 넘게 폭등했고, 레드캣은 22% 이상 올랐다. AIRO 그룹 홀딩스는 13% 넘게 상승했고, 에어로바이런먼트와 크라토스 디펜스 앤 시큐리티 솔루션스는 11% 이상 뛰었다.
개별 기업 실적과 가이던스도 주가를 크게 흔들었다. 포토로닉스는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39~45센트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54센트를 밑돌면서 31% 넘게 급락했다. 심보틱은 소프트뱅크그룹이 등록되지 않은 블록딜 방식으로 자사 보유분 560만주를 주당 51~53.63달러에 매각한다는 소식에 9% 넘게 떨어졌다. HP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비용 상승을 이유로 연간 EPS 전망 상단을 2.90~3.10달러로 낮추면서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실적 호조 종목들은 큰 폭으로 뛰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1분기 매출 13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13억3,000만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제품 매출 전망을 58억4,000만달러로 상향해 시장 기대치 56억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주가는 33% 넘게 급등했다. 달러트리는 1분기 조정 EPS 1.74달러로 예상치 1.55달러를 상회했고, 2027년 조정 EPS 전망도 6.70~7.10달러로 올려 16% 넘게 상승했다. 애질런트는 연간 매출 전망을 73억9,000만~74억9,000만달러로 높이며 15% 넘게 올랐고, 베스트바이는 2분기 동일점포매출이 1.0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13% 넘게 올랐다. 하이코는 2분기 순매출 13억8,000만달러로 예상치 12억5,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아 12% 넘게 상승했다.
카이사스 엔터테인먼트는 페르티타 엔터테인먼트가 주당 31달러, 총 176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1% 넘게 올랐다. 이는 카지노·레저 업종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5월 28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오토데스크, 베스트바이, 벌링턴 스토어스, 코스트코, 델 테크놀로지스, 달러트리, 일라스틱, 갭, 호멜푸드, 몽고DB, 넷앱, 옥타, 센티넬원, 유아이패스 등이 포함됐다. 이날 장세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의 금리 경로, 그리고 주요 기업 실적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국면으로,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자극받아 기술주와 성장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고용과 성장 둔화 신호가 더 강해지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은 완화 쪽으로 기울 수 있어, 시장은 당분간 유가·물가·금리의 삼중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