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구인 건수, 2년 만의 최고치 근접…채용은 둔화

워싱턴 미국의 4월 구인 건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 거의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용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의 여파로 감소한 것으로 보여,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는 견조하지만 세부 지표에서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6년 6월 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구인 및 노동이동 조사, 즉 JOLTS 보고서를 통해 4월 말 기준 구인 건수가 73만1,000건 증가한 761만8,0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이며,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688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JOLTS는 미국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구인 건수는 기업이 즉시 채용할 수 있는 일자리 공고의 규모를 의미한다.

구인율은 3월의 4.2%에서 4.6%로 뛰었다. 반면 채용 건수는 41만9,000건 감소한 511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채용률도 3월의 3.5%에서 3.2%로 하락했다. 해고 및 분리 건수는 19만2,000건 감소한 169만2,000건으로 줄었고, 해고율은 전월 1.2%에서 1.1%로 낮아졌다.

노동시장은 올해 들어 관세를 중심으로 한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부담을 받으며 흔들렸지만, 최근에는 개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 증가세는 최근 2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을 기록해, 2025년의 불확실성 국면 이후 노동시장이 오히려 다시 단단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구인 확대와 채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점은 기업들이 인력 수요는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 결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기 전망, 비용 부담, 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노동시장에는 뚜렷한 충격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수당 청구는 해고 뒤 처음으로 지원을 신청하는 사람의 수를 의미하며, 통상 노동시장 악화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현재의 낮은 청구 수준은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움직임이 아직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금요일 발표될 5월 고용보고서로 옮겨가고 있다.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4월 11만5,000개 증가에 이어 5월에는 8만5,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농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새로 늘어난 일자리를 뜻하며, 미국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노동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신호가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내년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더욱 굳힐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준은 중동 분쟁이 물가에 미칠 파장을 계속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4월 소비자물가가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어, 고용 둔화와 물가 재상승 사이에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둘러싼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JOLTS 결과는 미국 노동시장이 ‘급격한 냉각’보다는 ‘완만한 재균형’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구인 건수가 크게 늘었음에도 채용이 줄었다는 점은 기업이 인력 확보 필요성은 느끼지만 실제 채용 속도는 늦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임금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할 수 있으나, 동시에 고용 회복의 속도는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발표될 고용지표와 물가지표는 연준의 금리 경로뿐 아니라 달러, 국채금리, 주식시장 전반의 기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