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염 예보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

미국의 고온 예보가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6월 인도분 Nymex 천연가스 선물(NGM26)은 월요일 거래를 0.064달러(2.16%) 상승한 채 마감했다.

2026년 5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가장 가까운 만기 선물 기준 1.7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 마감했다. 미국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는 폭염이 예보되면서, 에어컨 사용 증가에 따른 전력 공급 확대가 천연가스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상품기상그룹(Commodity Weather Group)은 5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미국 동부 지역의 절반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선물은 통상 계절적 수요와 재고 수준, LNG 수출 흐름, 생산량 전망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상승 역시 단기적으로는 날씨가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냉방 수요가 늘고, 이를 돌리기 위한 전력 생산에 천연가스가 더 많이 쓰인다.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도 천연가스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될 것이라는 전망은 중동산 천연가스 공급을 제약하고,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되면 글로벌 LNG 공급망에 즉각적인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내 생산 증가 전망은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건조천연가스 생산 전망치를 하루 110.61억 입방피트(bcf/day)로 제시했다. 이는 4월 추정치인 109.60 bcf/day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 천연가스 생산은 현재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미국 내 가동 중인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는 올해 2월 말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bcf/day라는 단위가 자주 사용된다. 이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천연가스가 생산되거나 소비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 bcf는 10억 입방피트를 뜻한다. 이 수치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지난 4월 17일에는 미국의 저장량이 탄탄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천연가스 가격이 1.5년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5월 8일 기준 천연가스 재고는 5년 계절 평균보다 6.5%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미국 내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재고가 많더라도 냉방 수요가 급증하거나 수출 흐름이 강해지면 가격은 다시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월요일 미국 본토 48개 주의 건조가스 생산량은 하루 108.9 bcf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본토 48개 주의 가스 수요는 하루 69.9 bcf로 9.2% 늘었다. 미국 LNG 수출터미널로의 추정 순유입량은 하루 17.9 bcf로, 전주 대비 1.7% 증가했다. LNG는 액화천연가스를 뜻하며, 가스를 초저온 상태로 액화해 해상 운송할 수 있도록 만든 형태다.

글로벌 LNG 공급이 더 빠듯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중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가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카타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시설이 위치한 라스라판 산업도시에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수출 능력의 17%가 훼손됐으며,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라판 시설은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곳의 공급 능력 축소는 미국 천연가스 수출 확대 기대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도 유럽과 아시아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전력 수요 측면에서도 천연가스 가격에 우호적인 신호가 나왔다. 에디슨전기협회(Edison Electric Institute)는 지난주 수요일, 5월 9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본토 48개 주의 전력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74,355GWh였다고 밝혔다. 또한 5월 9일까지 최근 52주간 미국 전력 생산량은 4,329,426GWh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GWh는 기가와트시로, 대규모 전력 생산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지난 목요일 발표된 주간 EIA 보고서는 천연가스 가격에 중립적이면서 다소 강세적인 신호를 줬다. 5월 8일로 끝난 주간 천연가스 재고는 850억 입방피트(bcf)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910억 입방피트에는 못 미쳤지만, 5년간 주간 평균 증가폭인 840억 입방피트보다는 높았다. 5월 8일 기준 재고는 전년 대비 1.6% 많았고, 5년 계절 평균보다 6.5% 높아 공급이 여전히 넉넉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유럽의 가스 저장률은 5월 16일 기준 36%로, 이 시기의 5년 평균 50%를 밑돌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시추 장비 수가 소폭 감소했다. 베이커휴즈는 지난 5월 15일로 끝난 주간 미국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가 전주보다 1기 줄어든 128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2월 27일 기록한 2.5년 만의 최고치인 134기보다는 낮지만, 2024년 9월 보고된 4.75년 만의 최저치인 94기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중기적으로 생산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가격 흐름을 보면 천연가스는 단기적으로 폭염 예보와 LNG 수출 차질 우려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 생산 증가 전망과 풍부한 재고는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특히 여름철 냉방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그리고 중동 및 유럽의 공급 차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가 향후 가격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핵심 포인트는 미국 동부의 더위 예보가 단기 수요를 자극하는 가운데, 중동 공급 리스크와 미국 생산 확대가 맞서는 구도라는 점이다.


시장 관전 포인트로는 여름 전력 수요 증가 속도, 미국 천연가스 저장량의 계절적 흐름, LNG 수출 증가 여부, 그리고 EIA와 민간 기상기관의 추가 전망이 꼽힌다. 천연가스 가격은 날씨와 재고, 수출, 생산이라는 네 가지 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향후 몇 주간의 기상 변화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