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이란 평화 기대와 기술주 강세에 상승 마감

미국 증시가 이란과의 평화 협상 기대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6월물 S&P 500 E-mini 선물(ESM26)은 0.35% 올랐고, 6월물 나스닥 E-mini 선물(NQM26)도 0.42% 상승했다. 현물시장에서는 S&P 500 지수가 0.37%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8%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 100 지수는 0.42% 상승했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장 초반 강세를 유지하다가도 미시간대 소비심리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매파적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식의 발언을 뜻한다. 이날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으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종목과 반도체 업종이 강하게 반등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체 워크데이(Workday)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긍정적인 향후 전망을 제시하면서 5% 이상 급등해 업종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의 동반 강세는 최근 시장에서 이어지는 인공지능 투자 열기를 다시 확인시켰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변수와 금리 경로, 경기 둔화 신호를 동시에 주시하는 모습이다.


미시간대 소비심리 하락·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이 상승폭 제한

오후 들어서는 미국 미시간대의 5월 소비심리지수가 하향 수정돼 사상 최저 수준인 44.8로 내려가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모두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고점에서 밀렸다. 시장 예상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4.6%,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변동 없음 수준이었으나, 실제 수치는 각각 4.8%3.9%로 높아졌다. 이는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의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는 물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Fed의 다음 금리 조치가 인상일 가능성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6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하고 있다. 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2bp 하락한 4.558%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질 때 강세를 보이는데, 이날은 미시간대 소비심리 악화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향 압력이 국채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주식 강세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어 채권시장의 상승 폭은 제한됐다.


이란 전쟁과 원유시장, 여전히 높은 변동성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WTI 선물은 장중 한때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반등해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오만만과 페르시아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닫혀 있는 상황이 원유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이 막히면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가 미국과 공조해 테헤란에 협상단을 보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가는 잠시 마이너스권까지 밀렸으나, 이란은 미국의 최신 제안이 양측의 입장을 “좁혀 놓았다”고 밝혔다. 해당 제안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한 뒤, 이후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화 협상으로 넘어가는 단기 합의 구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금요일 협상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외교에 더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자, 화요일 예정돼 있던 이란 공습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8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분쟁이 다음 달 종료되더라도 시장이 10월까지는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줄었다고 추정했으며, 6월까지 감소 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적 시즌은 대체로 긍정적, 83%가 예상 상회

실적 발표 시즌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으나, 지금까지 공개된 결과는 증시에 우호적이었다. 금요일 기준 S&P 500 편입 기업 475곳 중 83%가 1분기 실적 추정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로 떨어져, 지난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증시도 대체로 올랐다. 유로스톡스 50은 2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 0.99%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87%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2.68%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위험선호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미국 국채와 유럽 채권시장 동향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0.5틱 상승했고, 수익률은 1.2bp 내려갔다.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1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2.401%로 낮아졌다.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로, 시장이 기대하는 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이날 미시간대 소비심리 지표의 하향 수정도 국채 시장에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월러 이사의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향 조정은 국채에 부담을 줬다. 또한 주식시장의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를 약화시켜 국채 강세를 제한했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이날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주 만의 저점인 3.022%까지 내려갔다가 3.038%로 마감하며 6.0bp 하락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2주 만의 저점인 4.887%까지 떨어진 뒤 4.897%로 마감해 6.8bp 하락했다.

독일의 5월 IFO 기업신뢰지수는 예상과 달리 84.9로 0.4 상승했고, 6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도 예상과 달리 -29.8로 3.3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멤버 알렉산더 데마르코는 6월 회의에서 ECB가 중기 물가목표인 2%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4월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로 예상치인 -0.3%보다 부진했다.


급등락한 개별 종목들

반도체주가 이날 시장 랠리를 주도했다. 퀄컴(QCOM)은 나스닥 100 구성 종목 가운데 상승률 선두를 기록하며 11% 이상 급등했고, NXP세미컨덕터스는 5% 이상 올랐다. AMD, 아날로그디바이시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각각 3% 이상 상승했다. ARM홀딩스, 마벨테크놀로지, ASML홀딩, KLA,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도 2% 이상 뛰었고,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1%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움직임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가 반도체 장비와 칩 설계·제조 전반에 낙수효과를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워크데이가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66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2.51달러를 웃돌았고, 2분기 구독 매출 전망도 24억6,000만 달러로 제시해 예상치 24억5,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워크데이는 5% 이상 상승했다. 아틀라시안과 인튜이트는 4% 이상,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는 2% 이상 올랐고, 데이터독과 오라클도 1% 이상 상승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웰스파고증권이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270달러로 높이면서 16% 이상 급등했다. IMAX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잠재적 인수 후보로 접촉하며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15% 이상 올랐다. 에스티로더는 푸이그브랜즈와의 합병이 샬럿틸버리의 보상 요구 문제로 무산됐다는 소식에 11% 이상 상승했다. 줌 커뮤니케이션즈는 1분기 매출이 12억4,000만 달러로 예상치 12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을 50억8,000만~50억9,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9% 이상 뛰었다. 로스스토어스는 1분기 매출 60억1,000만 달러로 예상치 56억1,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8% 이상 상승했다. 알코아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하면서 7% 이상 올랐다.

반면,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는 2027 회계연도 순예약(net bookings) 전망치를 80억~82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91억1,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면서 4% 이상 하락해 나스닥 100 내 최대 하락 종목이 됐다. 코인베이스글로벌은 비트코인이 2% 이상 떨어져 3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가자 4% 이상 하락해 S&P 500 내 낙폭이 가장 컸다. 서밋테라퓨틱스는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시작하고 목표주가를 7.70달러로 제시한 뒤 4% 이상 밀렸다. 데날리테라퓨틱스는 바이오젠과 함께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제 중기 임상이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3% 이상 내렸다. 인스파이어 메디컬시스템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39달러로 제시한 뒤 2% 이상 하락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장세는 지정학적 완화 기대, AI·반도체 강세, 그리고 실적 호조가 주가를 지지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미시간대 소비심리 악화와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 월러 이사의 발언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6월 16~17일 FOMC 회의와 이란 관련 외교 진전 여부, 그리고 원유 공급 차질이 얼마나 길어질지가 다음 주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다시 흔들릴 경우 채권과 주식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금리, 에너지, AI 수요의 세 축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국면이다.

5월 2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 실적에는 오토존, 박스, 챔피언홈스, CSW 인더스트리얼스, 디지털터빈, 모딘매뉴팩처링, 우마, 셈텍, 트랜스캣, 지스케일러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