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자물가, 3월 예상보다 소폭 상승…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 급등

루시아 무티카니 특파원(WASHINGTON) — 미국의 생산자물가(Producer Price Index, PPI)가 3월에 시장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은 여전히 물가에 상당한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2026년 4월 1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이 화요일 발표한 보고서는 수입 관세의 생산자물가 영향력이 약화되는 조짐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에너지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단기간 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종수요 기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월에 0.5% 상승했으며, 이는 2월의 하향 수정된 0.5% 상승에 이은 수치다.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는 3월 PPI가 1.1%로 가속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2월에는 0.7%의 상승이 보고됐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3월까지 12개월 동안 PPI가 4.0% 상승해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2월의 3.4% 상승에서 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월간 PPI 상승의 주요 원인은 상품 가격의 1.6% 상승이었다. 상품 가격은 2월에 1.0% 상승했으며, 3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15.7% 급등하면서 이를 견인했다. 제트 연료 가격은 30.7% 치솟았고, 천연가스 액체는 14.4% 상승했다. 전체 에너지 가격은 2월의 2.1%에서 3월에 8.5%로 크게 올랐다.

보고서는 또한 추가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월요일에 미군이 이란 항구를 출항하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발표하면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고, 이란 전쟁이 2월 말 시작된 이후 유가가 35%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도매 식품 가격은 0.3% 하락했으며, 신선 및 건조 채소, 계란, 가공 닭고기의 가격 하락이 이를 견인했다. 반면 곡물 가격은 7.6% 급등했고, 소고기 및 송아지고기 가격은 2.2%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재(prices of goods excluding food and energy)는 2월의 0.3% 상승에 이어 3월에 0.2% 상승했다.

월가의 주가는 상승 마감했고,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약세를 보였으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관세 전가(tariff pass-through) 효과 완화 가능성

보고서에서는 상품 전반의 가격 급등이 서비스 부문의 둔화에 의해 일부 상쇄됐다고 밝혔다. 서비스 부문은 3월에 변동이 없었으나 2월에는 0.3% 상승했다.

운송 및 창고 서비스 가격은 1.3% 상승했으나, 도매·소매업의 마진은 0.3% 하락해 상쇄 효과를 냈다. 이는 도매상과 소매상이 받는 마진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마진의 하락이 관세에 따른 가격 전가가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브라운(Stephen Brown)은 “이 모든 것은 관세 관련 생산자물가 영향이 이미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매 항공 운임은 2.8% 반등해 제트 연료 가격 급등으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항공 운임은 2월에 0.6% 하락했었다.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는 최근 주식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두 달 연속 1.0% 상승했다.

의료·건강 보험 비용은 0.5% 상승했으며, 의사 및 병원 외래 진료비가 오르고 치과 및 병원 입원 비용도 소폭 상승했다.

호텔 및 모텔 도매 가격은 2월의 5.4% 반등 이후 3월에는 0.1% 하락했다. 법률 서비스 비용은 2월의 0.9% 상승에 이어 3월에 0.3% 올랐다.

항공 운임, 자산운용 수수료, 호텔·모텔 비용 등은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계산에 포함되는 항목들이다. BLS는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와 디젤 가격의 기록적인 급등으로 3월에 거의 4년래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을 집계하는 미국경제분석국(BEA)은 1월에 CPI 내의 법률 서비스 지표 대신 PPI의 법률 서비스를 사용해 이코노미스트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PPI와 CPI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PCE 인플레이션이 0.7%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2월에는 0.4% 상승했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3.5% 상승을 의미하며, 2월의 2.8%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JP모간의 이코노미스트 아비엘 라인하르트(Abiel Reinhart)는 “BEA가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1월에 CPI가 비정상적으로 큰 급등을 보였을 때 BEA가 PPI를 선택했으므로 3월에는 PPI를 다시 사용할 것이라고 가정한다”고 말했다.

핵심 PCE(식품·에너지 제외)는 3월에 0.3%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두 달 연속 0.4% 상승 이후의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핵심 PCE가 3.2%로 2년 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2월의 3.0%에서 더 오른 것이다.

금리 전망과 시장 반응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대략 3분의 1 확률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17~18일 회의 의사록은 일부 정책결정자들이 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느꼈음을 보여줬다. 연준은 기준 단기금리를 3.50%~3.75% 구간에 유지하고 있다.

브린 캐피털의 수석 경제 고문 존 라이딩(John Ryding)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었다는 증거를 FOMC의 다수가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해설

PPI(생산자물가지수)는 도매 수준에서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후 소비자물가(CPI)나 개인소비지출(PCE)에 전이될 수 있는 상방 또는 하방 압력을 예고하는 역할을 한다. PCE(개인소비지출 지수)는 연준이 목표로 삼는 물가지표로서 소비자 지출에 기반한 가격 변동을 반영하며, BEA가 집계한다. BEA는 미국의 국내소득과 지출을 집계하는 기관이고, BLS는 고용과 물가 등 노동·물가 통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관세 전가(pass-through)란 수입 관세가 도매·소매가격으로 전가되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분석 및 전망

3월의 PPI 데이터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단기간 내에 물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유지되면 휘발유·제트 연료·운송 비용 상승을 통해 CPI 및 PCE까지 상당 부분 전가될 수 있다. 특히 제트 연료가 30.7% 급등한 점은 항공 운임 및 항공 관련 서비스 물가를 추가로 밀어올릴 리스크가 있다.

반면 관세 전가의 완화 신호와 도매 식품가격의 하락은 상품 전반의 상승 압력을 일부 제약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에너지·운송 관련 항목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관세 효과와 일부 서비스 부문의 둔화가 이를 일부 상쇄하는 그림이 예상된다.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PCE(특히 핵심 PCE)가 눈에 띄게 상승할 경우 연준은 통화정책 완화(금리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3분의 1로 반영하고 있으나,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항공·운송비 상승이 지속되면 연준이 인하 시점을 더 늦출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거나 관세 전가가 더 완화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어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미 발표된 자료대로 단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으나, 국채 수익률 상승은 장기간의 금리 경로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계감을 반영한다. 투자자와 기업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 전가와 소비자 수요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

종합하면, 3월 PPI는 월간 기준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에너지 가격의 급등이 향후 소비자물가 및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을 상방 압박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관세 전가의 완화는 상품부문 상승 압력을 다소 완화시키는 요소이나, 연준의 금리정책과 시장 기대는 에너지 가격 추이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