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재개 기대에 국제 유가 급락

국제 유가가 5월 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6월물 WTI 원유는 장 마감 기준으로 -3.13달러(-2.98%) 하락했고, 6월물 RBOB 휘발유 선물은 -0.0198달러(-0.55%) 하락했다. 이날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고, 휘발유는 최근 3년 9개월(약 3.75년)만의 최고치에서 하락했다.

2026년 5월 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유가 하락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종결시키려는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외무장관인 아바스 아라흐치(Abbas Araghchi)는 미국이 접근 방식을 바꾸고 “과도한 요구, 위협적 발언, 도발적 행동을 피할 경우” 이란은 미국과의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힘으로써 긴장 완화 신호를 보였다.

당초 이날 원유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nav al blockade)를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한 발언과 함께 상승했었다. 그러나 아라흐치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약화되어 가격이 되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보좌진에게 장기 봉쇄 준비를 지시했으며, 이는 전쟁 재개 또는 이란의 핵 활동을 억제하는 합의를 확보하지 못한 채 분쟁에서 손을 떼는 것보다 미국에 위험이 적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보도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글로벌 공급 차질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로 인해 받쳐지고 있다.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는 전 세계 물류의 약 20%에 해당하며, 봉쇄가 지속될 경우 세계적인 석유 및 연료 부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지역의 원유 생산이 약 1,450만 배럴/일(14.5 million bpd) 가량 축소됐다고 추정했으며, 현재의 공급 차질로 인해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500 million bbl)이 인출됐고, 이 수치는 6월에는 10억 배럴(1 billion bbl)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지역 저장 능력 한계로 인해 생산을 약 6% 수준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4월 13일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항구를 방문하거나 이란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들을 대상으로 봉쇄를 시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봉쇄가 “완전 가동”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봉쇄 시행 이전인 3월에는 이란이 약 170만 배럴/일(1.7 million bpd)을 수출할 수 있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OPEC+·Vortexa 등 기관별 현황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약 1,300만 배럴/일(13 million bpd)의 글로벌 공급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차단되었다고 평가했다. IEA는 또한 분쟁으로 인해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었고, 복구에는 최대 2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OPEC+는 4월 5일 5월 중 206,000 배럴/일의 증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실제로는 전쟁 여파로 생산을 줄이고 있어 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2.2 million bpd)의 감산분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827,000 배럴/일의 회복 여지가 남아 있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756만 배럴/일(-7.56 million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점인 2,205만 배럴/일(22.05 million bpd)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는 카르텔이 6월에 188,000 배럴/일의 증산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또한, 반(反)운송·저장 지표로서 Vortexa는 4월 24일로 끝나는 주(week ended April 24) 동안 최소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5% 증가해 1억5,311만 배럴(153.11 million bbl)로 3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공급 제약

미·이란 긴장 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유가에 상방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이 중재한 회담은 조기 종료됐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영토 요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합의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며 유가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10개월 동안 최소 30개 이상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 정제 능력을 약화시켰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4월 정제 가동률은 4.69 million bpd로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틱해에서 최소 여섯 척의 탱커를 드론·미사일로 공격했다는 보고가 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러시아 산유 관련 신규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 원유 수출이 추가로 제약되고 있다.


미국의 재고·생산·시추 현황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최근 보고서는 2026년 4월 24일 기준으로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2% 높고, 휘발유 재고는 -2.4%,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10.3%로 5년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전주와 동일한 13.586 million bpd로 집계됐으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 million bpd보다는 소폭 낮은 수치다.

시추 활동을 보여주는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5월 1일로 끝나는 주 미국의 가동 중인 석유 시추기는 전주 대비 +1대 증가한 408대로 보고됐다. 이는 지난 2025년 12월 19일에 기록한 406대의 4.25년 저점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정점 627대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

RBOB 휘발유: 일반적으로 시카고·뉴욕 등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을 말하며, 소매 휘발유 가격의 단기적 가격 지표로 쓰인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OPEC+: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을 포함한 협의체로, 글로벌 원유 공급과 가격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미·이란 협상 재개라는 신호가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며 유가를 하향 압박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가 지속되는 한 실물 공급 차질은 유가의 바닥을 낮추기 어렵게 만든다. 골드만삭스와 IEA의 추정치처럼 페르시아만 공급 축소와 저장재고 인출이 계속된다면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으로는 OPEC+의 증산 계획과 UAE의 OPEC 탈퇴(보고에 따르면 5월 1일 UAE는 OPEC 탈퇴를 발표함)가 맞물리면서 공급측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UAE의 탈퇴는 이론적으로는 산유량 증대를 허용해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실제 증산이 전쟁·저장 한계 등 현실적 제약에 봉착한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정제·수출 차질이 지속되는 한, 글로벌 공급 압박은 구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EIA의 재고 지표는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을 상회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정유제품(특히 증류유)의 재고 부족은 운송·공업 수요 측면에서 가격 상방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 뉴스(협상 재개 신호, 봉쇄 지속 여부, OPEC+ 회의 결과, 제재·공격의 추가 발생)가 가격 변동성을 주도할 것이며, 실물 재고 및 선적(유조선) 데이터, 정제 설비 가동률 등 펀더멘털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시장에서는 선물 커브의 불확실성 확대가 헤지 비용 및 스프레드 거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주요 핵심 정리: 2026년 5월 1일 기준 WTI 및 RBOB 선물은 각각 -3.13달러(-2.98%)와 -0.0198달러(-0.55%)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미국 간 외교적 상호작용이 가격의 핵심 변수이며, IEA와 골드만삭스는 공급 차질로 막대한 재고 인출과 생산 축소를 추정하고 있다. OPEC+의 증산 의지와 UAE의 OPEC 탈퇴, 러시아 제재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확대 등 다중 요인이 향후 유가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본 기사에 인용된 통계와 평가는 EIA, IEA, 골드만삭스, 베이커휴즈, Vortexa, OPEC+ 등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종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