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가 수요일 2.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0.45%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평화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켰고, 같은 날 유가가 7% 급락한 점도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보다 완화적인, 즉 달러 약세에 우호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을 키웠다. 여기에 미국의 4월 ADP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며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자극했고, S&P 500지수가 수요일 사상 최고치로 올라선 점도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줄였다.
2026년 5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xios는 미국이 이란과 약 10주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전쟁 종식을 위한 1쪽 분량의 양해각서에 응답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합의에는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 해협의 통항 제한은 국제 유가와 세계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미국의 4월 ADP 민간고용은 10만9천명 증가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인 12만명을 밑돌았다. ADP 고용지표는 미국 민간 고용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공식 고용보고서보다 앞서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이 연준의 금리 방향을 판단하는 데 참고한다. 이번 수치는 노동시장 둔화 신호로 해석되며, 달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수요일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달러를 지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2% 목표를 유의미하게 웃돌고 있다. 고용 측면과 인플레이션 측면 모두에 위험이 있으며, 내 이해로는 위험이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쪽으로 더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왑시장은 6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6%만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bp는 0.01%포인트를 뜻하는 베이시스포인트로, 25bp는 0.25%포인트의 금리 변화를 의미한다.
유로/달러(EUR/USD)는 수요일 2.5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서며 0.53% 상승 마감했다. 달러 약세가 유로를 끌어올린 가운데, 유로존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강했고 4월 S&P 종합 PMI 수정치도 상향 조정되면서 유로 강세를 뒷받침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는 원유 가격 급락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로존 3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올라 예상치인 1.8%를 웃돌았고, 가장 빠른 상승 속도는 1년 만에 처음이다. 유로존 4월 S&P 종합 PMI는 기존 발표치 48.6에서 0.2포인트 상향된 48.8로 수정됐다. 스왑시장은 다음 6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79%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수요일 0.95% 하락했다. 달러 약세 속에 엔화는 2.5개월 만의 최고치로 반등했다. 일본 당국이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점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화 강세가 더 가팔라졌는데, 이는 통상 외환시장 개입의 전조로 해석된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만큼 유가 6% 급락은 일본 경제와 엔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엔화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일본 시장이 국경일로 휴장하면서 엔화 거래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시장은 다음 6월 16일 BOJ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54%로 보고 있다.
금과 은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다. 6월 인도분 COMEX 금 선물은 125.80달러(2.75%) 오른 3,0xx달러대에서 마감했고, 7월 인도분 COMEX 은 선물은 3.722달러(5.06%) 상승했다. 금은 1주일 만의 고점을, 은은 1.5주일 만의 고점을 각각 기록했다. 달러지수가 2.5개월 만의 저점으로 밀린 데다, 미·이란 합의 기대가 전쟁 위험을 낮추면서 귀금속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또한 유가 급락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완화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을 키웠고, 이는 금과 은의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글로벌 국채 수익률이 동반 하락한 점 역시 귀금속에는 긍정적이다.
귀금속은 여전히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미국 내 정치적 혼란, 대규모 재정적자, 정부정책 불확실성의 지원도 받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과 은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는 배경이 된다. 다만 최근 귀금속 관련 펀드 청산은 가격에 부담이다. 금 ETF의 장기 보유 물량은 2월 27일 3.5년 만의 최고치까지 오른 뒤 3월 31일 4.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은 ETF의 장기 보유 물량도 12월 23일 3.5년 만의 최고치 이후 감소해 화요일 기준 8.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값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 보유 금괴는 3월에 16만온스 증가한 7,438만 트로이온스에 달했으며, 이는 17개월 연속 금 보유 확대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다변화와 안전자산 확보 차원에서 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이번 달러 약세는 단일 요인보다 지정학적 완화 기대, 고용 둔화 신호, 유가 급락, 주식시장 강세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특히 미·이란 간 전쟁 종식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달러의 안전자산 프리미엄은 더 약해질 수 있으며, 반대로 금과 은, 유로, 엔화 등 대체 안전자산과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는 강화될 수 있다. 동시에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덜어 연준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에 변화를 줄 수 있어, 향후 외환시장과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제한적이지만 완전히 배제되지 않은 만큼, 향후 미국 경제지표가 더 약해질 경우 달러는 추가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끈질기게 유지되거나 무살렘 총재의 발언처럼 연준 내 매파적 목소리가 강화되면 달러 반등도 가능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이란 협상 진전 여부,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 ECB와 BOJ의 통화정책 경로, 그리고 국제 유가가 단기 환율과 금속 가격의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공개 시점에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시됐으며, 본문의 견해는 작성자의 것으로 나스닥(Nasdaq, Inc.)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