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는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산업 변화가 차입 기업에 압박을 가하면서, 향후 몇 분기 동안 사모대출(private credit) 부실률이 최대 1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자산운용사 등 민간 자금이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시장을 뜻한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어 신용시장 전반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2026년 5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현재 약 4.4% 수준인 사모대출 부실률이 9%~1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AI 관련 혼란이 더해질 경우 부실 위험은 추가로 3%~4%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는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이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I의 급속한 발전이 매출 성장 둔화, 가격 결정력 약화, 이익률 압박, 계약 해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UBS는 이런 압력이 2026년 말을 거쳐 2027년으로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신용시장별 부실 전망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UBS는 사모대출의 부실률이 2026년 말까지 9%~10%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도,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s)은 3.5%~4%, 하이일드 채권(high-yield bonds)은 1.75%~2%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레버리지론은 이미 상당한 빚을 진 기업에 대해 높은 금리로 제공되는 대출이며,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대신 금리가 높은 채권을 뜻한다.
UBS는 현재 상황을 2014~2016년 미국 셰일(Shale) 신용 부진과 비교했다. 당시에는 한 산업의 스트레스가 결국 더 넓은 신용시장으로 번졌는데, UBS는 지금도 기술 관련 레버리지론에서 이미 재가격 책정(repricing)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위험이 커지면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이는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 스프레드는 기업이 국채 대비 얼마나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위험이 커질수록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UBS는 사모대출과 공모 신용시장이 투자자, 발행 기업, 자금 조달 구조를 통해 서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부실이 급격히 늘어나면 연쇄 파급효과(spillover)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UBS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사모대출이 현재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시스템 리스크란 개별 시장의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으로 번지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관련 손실이 커지는 심각한 하락 국면이 발생할 경우, 대출 환경이 더 빠르게 경색되고 기업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UBS는 경고했다. 이는 은행 대출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 사모 자금 조달,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UBS는 사모대출 생태계 전반의 레버리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 추산에 따르면 사모대출과 사모펀드 시장에 연계된 레버리지 규모는 은행과 비은행 금융 채널을 통해 지원된 금액을 포함해 최소 1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UBS는 “위험은 분명 존재하지만, 현재 신용시장은 AI 투자 붐을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부실률 상승이 2027년에는 자금 조달 여건을 제약하는 더 큰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UBS의 진단은 사모대출의 부실 확대가 단순히 비상장 대출시장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AI에 따른 산업 재편이 가속화될수록 소프트웨어 기업을 비롯한 일부 차입자들의 신용 질이 흔들릴 수 있고, 이 충격이 레버리지론과 하이일드 채권 등 공모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로서는 신용시장이 여전히 AI 관련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이며, 실제 파급 강도는 향후 경기 둔화 속도와 AI 도입에 따른 수익성 변화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