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상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신군국주의’ 주장 정면 반박

일본 방위상 시진지로 고이즈미가 국제사회에 대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히며, 방위비 증액과 무기 수출 지침 개정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국제법을 일관되게 존중해 왔다며, 일본이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길은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평가받아 왔고 “그 사실은 거짓 주장으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2026년 5월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회 샹그릴라 대화(Shangri-La Dialogue)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6년 5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법과 투명성에 기반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방장관, 군 관계자, 안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안보와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 안보 회의다.

그는 일본을 “신군국주의(neo-militarism)”로 규정하는 비판에 대해서도 “진실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신군국주의란 과거 군사 팽창주의의 부활을 뜻하는 표현으로, 일본이 최근 취한 방위 정책 변화가 주변국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살상무기 수출 금지를 해제했고, 전쟁을 포기하고 상비군 유지도 금지한 헌법 9조의 개정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헌법 9조는 일본 평화주의의 핵심 조항으로, 전후 일본 안보정책의 근간으로 여겨져 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생각해 보라. 핵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전략폭격기까지 갖춘 나라가 있다. 일본은 그런 무기도 갖고 있지 않은데도 신군국주의로 불린다.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무장 확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사이버전, 무인체계 확산 등 새로운 전쟁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 역량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인체계는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지 않는 드론, 무인잠수정, 무인지상차량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현대전의 핵심 기술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번 회의에 중국이 장관급 인사를 보내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같은 계기에서 중국 측 방위 책임자 둥쥔(董軍)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슬프게 느낀다”고 했다. 그는 국가 간 인식 차이와 갈등은 존재할 수 있지만, 상대가 없는 자리에서 근거 없는 주장만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 둥쥔 국방부장을 연속 2년째 보내지 않았고, 대신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 소속 멍샹칭 소장으로 이끄는 낮은 급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멍 소장은 앞서 회의에서 일본을 겨냥해, 2026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지도자들이 전범으로 재판을 받은 극동국제군사재판 개시 8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극동국제군사재판은 1946년 일본 지도층의 전쟁범죄를 심리한 재판으로, 전후 동아시아 역사 인식 문제와 직결돼 있다.


투명성과 대화도 이번 연설의 핵심 축이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신뢰, 투명성,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명성이 긴장 완화와 위기 예방의 기준선이라고 규정하면서, 일본이 방위 역량을 증강하더라도 그 과정을 높은 수준의 투명성 아래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방위력을 강화하는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전쟁 방식, 즉 인공지능, 사이버전, 무인체계의 확산을 꼽았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필요한 준비를 책임감을 가지고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이 방위비 확대를 단순한 군비 경쟁이 아니라,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안보 현대화로 설명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

반면 그는 중국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리고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충분한 투명성 없이 군사 역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와 도쿄 모두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어려운 문제를 피하지 않는 지속적이고 솔직한 대화와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마다 입장과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이번 메시지는 향후 동아시아 안보 구도와 외교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방위력 강화와 투명성을 함께 내세우는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억지력 강화로 평가할지, 또는 역내 긴장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반복함으로써, 안보 경쟁과 외교 채널 유지라는 이중 전략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다만 기사에 언급된 내용만 보면, 양국 간 접점 확대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이번 회의에서도 실질적 고위급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핵심 인용
“일본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거짓 주장으로 흔들리지 않을 사실이다.”
“근거 없는 주장을 상대가 없는 자리에서 반복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

관련 배경으로, 일본은 최근 방위정책에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변국의 군사적 변화, 첨단기술의 군사화, 역내 위협 인식 확대와 맞물려 있으며, 특히 방위비 증액과 무기 수출 규정 완화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일본은 스스로를 평화국가로 규정하며, 투명성과 국제법 준수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메시지는 향후 아시아 안보 환경에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한 해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