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월요일 평양 방문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는 러시아 영향권으로 점점 더 깊숙이 편입되고 있는 이웃 북한에 대한 베이징의 영향력을 점검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2026년 6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2일 일정의 방북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으로는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관영 매체에 이날 도착을 앞두고 실린 논평에서 시 주석은 양국이 “흔들림 없는”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군사 분야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양자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은 2019년 6월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보다 중국을 상대로 더 큰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레이첼 민영 리 스팀슨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결속 심화, 핵 프로그램의 진전, 최근 수년간 개선된 경제 상황을 그 근거로 들었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적 양보를 압박하고, 더 나아가 중국이 자국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묵인하도록 이끌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리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가 이를 비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과거 북한의 핵실험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으나, 현재의 입장은 모호하며 “북한은 시 주석의 방문에서 그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유엔 제재를 무시한 채 핵 능력을 계속 확충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는 등 모스크바와의 군사·무역 관계를 더욱 강화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이 평양에 새로운 협상력을 안겨줬다고 보고 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부문장은 “시 주석은 유럽 전쟁에서의 군사 협력으로 인해 러시아의 영향력이 북한에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상쇄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가 평양에 자신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 9월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했을 때 마지막으로 만났다. 당시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외국 정상들도 함께했다. 이번 방북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팬데믹 이후 국제 순방을 줄이고 외국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베이징 입장에서 중국은 북한이 대만 문제에서 자국 입장에 보조를 맞추기를 원할 가능성이 크며, 일본의 점점 더 공세적인 방위 태세에 대해서도 반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리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 긴장 고조 위험을 관리하는 것 역시 핵심 목표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북한은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핵 전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라늄 농축은 핵무기용 물질 생산의 핵심 단계로,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보는 분야다. 북한이 이를 공개한 시점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에 전략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윌리엄 양 국제위기그룹(Crisis Group) 동아시아 선임분석가는 “시 주석이 2026년 첫 해외 순방지로 북한을 선택한 사실 자체가 베이징이 관계 복원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가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외교 재개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은 미국이 대화에 앞서 비핵화 전제 조건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금요일, 시 주석의 방문이 “한반도 관련 사안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이번 주 열릴 정상회담 의제에 평양-워싱턴 정상회담 가능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반도 정세와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단순한 양자 외교를 넘어, 중국·북한·러시아 사이의 복잡한 힘겨루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바탕으로 더 많은 협상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중국은 전통적 우방으로서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의 핵 프로그램 확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이해관계, 한반도 긴장 관리가 한꺼번에 얽혀 있어 이번 회담은 동북아 안보 구도 전반에 신호를 줄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 방위산업, 에너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수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발언과 공동성명 내용이 주목된다.
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5년 9월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