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전 세계 항공사들의 수익이 2026년 절반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트유 가격 급등이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올해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은 총 1,0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 6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IATA는 제트유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또 한 번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IATA의 윌리 월시 사무총장(임기 종료 예정)은 2월 28일 미·이란 분쟁이 시작된 뒤 유가가 급등했고 제트유 비용도 치솟았다며, 올해 평균 제트유 가격이 전년 대비 70%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올해 전체 연료비 부담이 집계 기준으로 1,000억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시 사무총장은 항공 여행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지만, 항공사들이 비용 증가를 떠안기 위해 운임을 올리고 있어 성장세는 불가피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트유는 항공기 연료로 쓰이는 석유계 연료로,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가장 민감한 항목 중 하나다. 연료 가격이 오르면 항공사는 항공권 가격 인상, 노선 조정, 운항 효율화, 선물계약을 통한 헤지 확대 등으로 대응하지만, 급격한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이 같은 방어 수단만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어렵다.
월시 사무총장은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수익성은 2025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순이익은 2025년 450억달러에서 2026년 230억달러로 감소하고, 순이익률은 4.2%에서 2.0%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재무구조 회복이 더디었던 항공사와 걸프 지역에서 운항하는 항공사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ATA가 실시한 설문에서는 여행객의 86%가 항공권 가격이 유가 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고, 49%는 올해 여행 지출을 지난해보다 더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월시 사무총장은 여행객과 화주가 더 높은 연결 비용을 얼마나 오래 감내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라고 강조했다. 항공 운임 상승은 단순히 항공권 가격에 그치지 않고, 화물 운송과 물류 비용, 나아가 기업의 출장 및 공급망 비용에도 파급될 수 있다.
중동 분쟁은 지난 3월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IATA 자료에 따르면 같은 달 제트유 가격은 전달 대비 103% 급등했다. 또 IATA가 집계한 6월 5일 종료 주간 기준으로 제트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2.4% 상승했다. 미국 교통부 자료를 보면 미국 항공사들은 3월 제트유 지출이 2월보다 56.4% 늘었고, 총 연료비는 2월 32억3,000만달러에서 3월 50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보다도 30% 높은 수준이다.
항공사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유럽 저비용항공사 이지젯(EasyJet)은 3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 전반기에 세전 기준 5억5,200만파운드, 약 7억3,5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3월 한 달 동안 추가로 2,500만파운드의 연료비 부담이 발생했다. 이지젯은 고객들이 항공권 예약을 더 늦게 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향후 매출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으며, 여름철 연료의 72%를 헤지했다고 덧붙였다. 헤지는 미래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리 가격을 고정하는 금융 전략이다.
독일 루프트한자(Lufthansa)도 올해 추가 연료비 부담이 17억유로, 약 19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 5월 6일 중동 분쟁이 “엄청난 도전”을 안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일랜드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는 여름철 연료의 80%를 헤지했고, 3월로 끝난 회계연도에 세후 이익이 40% 증가한 약 23억유로를 기록했다.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트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다른 유럽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리어리 CEO는 “가격이 이번 여름 더 오래 높게 유지된다면, 유럽의 여러 항공 경쟁사들이 실제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산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7월, 8월, 9월까지 배럴당 150달러 수준이 이어진다면 유럽 항공사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중기적으로는 그것이 라이언에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분석 관점에서 보면, 이번 IATA 전망은 항공업계가 이미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인식과 달리,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업황의 핵심 리스크로 다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료비는 항공사 손익계산서에서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비용이기 때문에, 운임 인상 속도보다 유가 상승 속도가 빠를 경우 마진 압박이 즉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대형 항공사와 달리 재무 여력이 약한 저비용항공사나 지역 항공사는 헤지 비중, 현금흐름, 부채 부담에 따라 실적 편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중동 정세와 유가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항공권 가격 상승, 여행 수요 둔화, 화물 운임 강세가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2026년 하반기 항공주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도에는 CNBC의 레슬리 조지프스가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