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선물가격이 수요일 오전 거래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추가 하락하며 원자재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밀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고 특히 겨울밀이 약세를 나타냈다. 겨울밀은 추운 계절에 파종해 이듬해 수확하는 품종으로, 미국 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반면 봄밀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종목별 온도차가 확인됐다.
2026년 5월 2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연질적색겨울밀(SRW) 선물은 마감 기준 대부분의 계약월에서 4~11센트 하락했다. 미결제약정은 5,187계약 증가했는데, 이는 신규 매도 포지션이 유입됐음을 시사한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옵션 계약 수로, 늘어날수록 시장 참여가 확대되거나 새로운 방향성 베팅이 쌓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캔자스시티 경질적색겨울밀(KCBT) 선물은 근월물이 2¾~5¾센트 하락했고, 원월물은 상승했다. 미니애폴리스 봄밀(MPLS spring wheat)은 1센트에서 4센트 상승하며 강보합을 나타냈다.
미국 농무부 산하 FGIS는 5월 21일로 끝난 주간의 밀 수출 선적량을 36만8,455톤(1,354만 부셸)으로 집계했다. 이는 직전 주보다 55.89% 증가한 수치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55% 감소한 것이다.
최대 수출 목적지는 일본으로 7만3,894톤이 향했고, 멕시코에는 6만8,058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5만9,059톤이 선적됐다. 2025년 6월 1일 시작된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 밀 수출은 2,348만톤(8억6,270만 부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7% 높은 수준이다. 부셸은 미국 곡물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부피 단위로, 거래와 통계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의 작황 상황도 공개됐다. 미국 봄밀 파종률은 89%로 집계돼 5년 평균인 79%보다 7%포인트 앞섰고, 발아는 56%로 나타났다. 겨울밀의 출수율은 78%로 정상보다 8%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작황 등급은 우수·양호 비율이 26%로 1% 하락했다. Brugler500 지수는 3포인트 내린 26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곡물 작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수치 하락은 전반적인 작황 평가가 다소 악화됐음을 뜻한다.
수출과 수급 관련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확인됐다. 한국의 한 제분업체는 전날 밤 입찰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산 밀 10만톤을 50대50 비율로 구매했다. 이는 동아시아 제분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6/27년 EU 밀 생산량 전망치는 1억2,690만톤으로, 기존 추정치보다 40만톤 하향 조정됐다. 재고는 1,410만톤으로 예상돼 지난달 전망보다 50만톤 줄었다. 한편 SovEcon은 2026년 러시아 밀 수확량 전망치를 9,030만톤으로 제시하며 기존보다 60만톤 상향했다. 이 같은 주요 생산국 전망 변화는 향후 글로벌 밀 가격과 수출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개별 선물 가격 동향도 약세가 두드러졌다. 7월물 CBOT 밀은 6.35달러 1/2센트에 마감해 10¾센트 하락했으며, 현재는 11¾센트 내린 상태다. 9월물 CBOT 밀은 6.48달러 1/4센트로 11센트 하락했고 현재도 11센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물 KCBT 밀은 6.76달러 1/4센트로 5¾센트 하락했으며, 9월물 KCBT 밀은 6.88달러로 5¼센트 내렸다. 반면 7월물 MIAX 밀은 6.92달러 3/4센트로 2¼센트 올랐고, 9월물 MIAX 밀은 7.14달러 1/4센트로 4센트 상승했다가 현재는 약세로 돌아섰다. 전반적으로는 유가 약세, 겨울밀 중심의 기술적 부담, 그리고 미국 작황 진전이 맞물리며 단기 하방 압력이 우세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시장 해설을 보면, 이번 밀 약세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라기보다 수급과 심리가 동시에 영향을 주는 구간으로 볼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곡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쉽고, 미결제약정 증가가 신규 숏 포지션 확대를 시사하는 만큼 매도 우위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한국 제분업체의 대규모 구매와 같은 실수요는 일정 수준의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에는 미국과 EU, 러시아의 생산 전망 변화, 그리고 수출 선적 속도가 밀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겨울밀 약세가 계속될 경우 시카고와 캔자스시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며, 봄밀의 상대적 강세가 전체 시장의 낙폭을 일정 부분 완충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