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자사 AI 쇼핑 기술을 다른 유통업체에 판매 시작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쇼핑 기술을 다른 유통업체에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사 플랫폼에서 상품 비교와 재주문 기능을 돕는 데 활용해 온 기술을 외부에 개방하면서, 웹 전반의 AI 쇼핑 인프라를 사실상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026년 5월 2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수요일 블로그 글에서 ‘Alexa for Shopping’아키텍처, 초기 코드, 그리고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학습 결과를 묶어 소매업계 전반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 서비스를 통해 유통업체들이 각자의 매장 구성, 상품 카탈로그, 브랜드 정체성에 맞춘 자체 AI 쇼핑 도구를 최대 60일 이내에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아키텍처는 시스템의 기본 설계 구조를 뜻하며, 초기 코드는 서비스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출발점에 해당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몰의 검색창이나 추천 화면이 더 똑똑해지고, 상품 탐색과 재구매 과정이 대화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는 아마존이 내부에서 만든 기술을 경쟁사를 포함한 외부 기업에 서비스로 판매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아마존은 약 20년 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같은 전략을 취했고, 이후 무인 결제 기술, 창고 운영, 공급망 서비스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무인 결제는 계산대 직원 없이 카메라와 센서 등을 활용해 결제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유통업계의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아마존이 외부 기업에 AI 쇼핑 기술을 제공하는 배경에는, 내부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수익화하는 장기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소매 기술 시장의 표준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아마존은 이달 초 전자상거래 챗봇의 이름을 루퍼스(Rufus)에서 ‘Alexa for Shopping’으로 바꾸고, 자사 스토어의 검색 질의에 기본 적용되도록 했다. 이번에는 그 기능을 외부로 돌려 AWS를 통해 제공하는데, 이는 아마존과 데이터 공유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유통업체들을 안심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한편 아마존은 이미 Tapestry가 소유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를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이 브랜드는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선물 추천 도우미를 출시했다. 아마존은 추가 소매업체들도 현재 시험 운영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AI 쇼핑 경쟁은 이미 글로벌 기술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OpenAI, 구글,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쇼핑을 위한 탐색 도구와 에이전트를 내놓았지만, 일부는 기술적 오류나 유통업체 온보딩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 완료 과정을 봇에게 맡길 준비가 돼 있는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에이전트(agent)는 사용자를 대신해 정보를 찾고, 비교하고, 실행까지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이 기술이 성숙할수록 검색 광고, 상품 노출 방식, 결제 전환율 같은 전자상거래 핵심 지표도 흔들릴 수 있어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 Etsy, 갭(Gap), 이베이(eBay) 등 유통·마켓플레이스 기업들도 자체 AI 도구를 개발하는 동시에 OpenAI와 구글과의 협업을 병행하는 다면적 전략을 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 Salesforce 역시 유통업체가 자사 사이트에 챗봇이나 에이전트를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안해 왔다. 이는 AI 쇼핑이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고객 유입과 구매 전환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그동안 경쟁 AI 플랫폼과의 협업에 소극적이었고, 외부 에이전트가 자사 사이트를 긁어가는 것scraping도 막아 왔다. 반면 아마존은 자체적으로 ‘Buy for Me’라는 기능을 개발해, 다른 유통업체 웹사이트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스크래핑은 외부 프로그램이 웹사이트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행위를 말하며,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 통제와 보안 이슈와 직결된다. 아마존은 수요일 글에서 유통업체들이 쇼핑 경험의 통제권을 ‘중개자’에게 넘기기보다 자체 AI 도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회사는

“유통업체는 이미 상품, 고객, 카테고리에 대해 일반 목적의 AI가 따라올 수 없는 깊은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

고 밝혔다.


시장 영향 측면에서 보면, 아마존의 이번 행보는 AI 쇼핑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AWS를 통한 제공 방식은 유통업체의 도입 장벽을 낮춰, 중형 리테일러까지 AI 기반 추천·검색 시스템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 경쟁을 심화시키고, 고객 획득 비용과 기술 투자 부담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이 외부 업체의 쇼핑 데이터와 상호작용 경험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AI 추천 정확도와 광고 효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데이터 공유에 대한 경계심, 기술 완성도, 소비자 수용성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실제 확산 속도는 업체별 전략과 기술 안정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WATCH: OpenAI와 아마존의 관계가 깊어지는 가운데 애플과의 관계는 흔들리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번 기사에서 핵심은 아마존이 단순한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AI 쇼핑 인프라 제공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통업계는 자체 AI 도구를 구축할지, AWS 같은 외부 플랫폼을 활용할지에 따라 경쟁력과 비용 구조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