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AI 종목에 유리한 ‘확률의 계산’…답은 TSMC다

인공지능(AI) 투자처를 고르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AI 칩에 투자하려 해도 엔비디아가 가장 큰 플레이어이지만 AMD와 브로드컴이 도전하고 있고, 아마존과 알파벳은 외부 회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을 설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그리고 관련 부동산 투자신탁(REITs)까지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어디에 베팅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2026년 5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런 혼전 속에서도 가장 ‘확실성에 가까운’ AI 관련 종목으로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NYSE: TSM), 즉 대만반도체제조(이하 TSMC)가 거론되고 있다. TSMC는 자체 브랜드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업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이 분리된 산업 구조에서 고객사의 설계를 실제 칩으로 구현하는 제조 전문 기업을 뜻한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로, AI 확산이 매출과 수익성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TSMC의 성장세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 회사의 매출에서 고성능 컴퓨팅(high-performance computing)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분기 30%에서 2023년 1분기 43%, 2026년 1분기에는 61%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매출 비중은 49%에서 38%, 다시 26%로 낮아졌다. 사물인터넷(IoT) 부문은 9%에서 8%, 6%로, 자동차 부문은 4%에서 6%를 거쳐 4%로, 디지털 소비자 전자제품은 5%에서 2%, 1%로 변화했다. 기타 매출은 3%에서 3%, 2%였다. 이는 AI와 고성능 연산 수요가 TSMC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TSMC는 35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50.5%라는 매우 높은 순이익률을 나타냈다. 주당순이익(EPS)은 22.08대만달러, 달러 기준으로는 0.70달러였다. 3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당시 TSMC의 1분기 매출은 196억 달러, EPS는 0.29달러였다. 반도체 업계에서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단순한 경기 회복보다 기술·제품 믹스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기술 세대 전환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분기 기준으로 TSMC 매출의 61%3나노미터(3nm)5나노미터(5nm) 칩 생산에서 나왔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뜻하는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트랜지스터를 더 촘촘하게 집적할 수 있어 성능과 전력 효율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2023년 1분기에는 매출의 67%가 7나노미터 이상 칩 생산에서 발생했다. 이 변화는 TSMC가 더 첨단 공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AI용 고성능 칩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SMC의 경쟁우위도 뚜렷하다. 회사는 전체 시장의 반도체 제조 매출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고객사로는 엔비디아, 인텔, 브로드컴, 퀄컴, 애플 등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들이 포함된다. 인텔은 향후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의 파운드리 사업을 이끌 핵심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많은 칩 설계 기업들은 TSMC를 사실상 유일한 대안 또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두고 있는 셈이다.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33%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AI 성장세가 이어지는 한 TSMC의 실적과 주가 모멘텀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투자 판단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 따르면 모회사 격인 모틀리 풀의 분석팀은 현재 투자자들이 살 만한 10개 최선호 종목을 제시했지만, TSMC는 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TSMC의 사업 전망이 강력하다는 점과 별개로, 이미 시장의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대형 반도체·AI 관련 종목들은 실적이 좋더라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TSMC의 상승세는 향후 글로벌 AI 투자 흐름과 직결될 수 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애플, 퀄컴 같은 설계 기업들의 칩 수요가 늘어날수록, 실제 생산을 담당하는 TSMC의 설비 가동률과 주문 잔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성능 컴퓨팅용 공정은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는 TSMC의 협상력과 수익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AI 공급망 전반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고, 신생 기업들이 더 빠른 속도의 칩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분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칩을 ‘직접 만드는’ 제조 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TSMC 같은 최상위 파운드리 기업의 역할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AI 산업이 확장될수록 설계 기업뿐 아니라 생산 인프라를 쥔 기업의 가치도 함께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정리하면 TSMC는 AI 칩 수요 확대, 고성능 컴퓨팅 비중 증가, 첨단 공정 전환, 그리고 압도적인 파운드리 점유율이라는 네 가지 축을 바탕으로 강한 성장 스토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미 높은 기대가 반영돼 있는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은 실적 성장의 속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 경쟁 파운드리의 추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TSMC가 AI 시대의 핵심 수혜주라는 점을 인식하되, 단기 급등보다는 장기적인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더 적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