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26년 5월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유럽 증시가 추가 상승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인공지능(AI) 관련 인기 종목의 상대적 부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가 5월 19~26일 14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유럽 전역의 대표 지수인 STOXX 600은 연말 645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2.6% 높은 수준이다. 유로존 블루칩 지수도 2% 조금 넘는 상승이 예상됐다. STOXX 600은 유럽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광범위한 지수로, 대형주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흐름을 함께 보여주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올해 6.1%에 달하는 STOXX 600의 상승분 가운데 거의 전부는 2026년 첫 두 달에 집중됐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본격화되기 전의 흐름이다. 다만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합의 기대가 되살아나고, 글로벌 기술주 랠리에 대한 일부 노출이 유럽 증시의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하며 전쟁 이전 고점에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 매우 중요한 통로다.
그러나 설령 이 수로가 조만간 재개되더라도 유럽 기업들은 이미 실적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더 넓은 전반적 인플레이션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와 기업 비용에 동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유럽 자산을 보다 취약한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취리히 칸토날방크의 투자전략 책임자 외른 슈필만(Jörn Spillmann)은 “향후 3개월의 주요 화두는 이란 전쟁, 통화정책, 그리고 2분기 실적 발표가 될 것”이라며 “이 세 가지 모두에 대해 유럽은 북미나 신흥시장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전쟁이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유럽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겠지만 세계 벤치마크보다는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이 모두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 STOXX 600이 2027년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값 기준으로 2027년 중반 670포인트, 2027년 말 694포인트로 제시됐으며, 이는 현재보다 각각 약 6.6%, 10.4% 높은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밸류에이션은 주가가 기업 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비싼지, 싼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향후 상승 여력을 판단한다.
모닝스타의 수석 주식전략가 마이클 필드(Michael Field)는 “유럽 주식에 대한 전망은 연초만큼 밝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경제의 많은 부문은 비교적 무난하게 버티고 있고, 유럽 주식에는 약 5%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AI 관련 종목이 적은 유럽 증시, 상대적 약세 지속 가능성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이 다른 시장에 비해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덜 받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반도체주를 끌어올린 AI 기대감이 유럽 증시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미국의 S&P 500은 연초 대비 9% 이상 상승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식의 광범위한 지수인 MSCI 지수는 22% 올랐다. 이는 유럽 증시의 상대적 부진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주식전략가 라자트 아가르왈(Rajat Agarwal)은 “AI의 전반적 영향은 유럽 주식시장에서는 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럽 기술주는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지만, STOXX 600 내 비중은 약 10%에 그친다. 즉, 기술주의 강한 상승이 전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유럽 내에서도 시장별 차이는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FTSE 100은 연말까지 1.9% 상승한 10,700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HSBC의 다중자산전략가 던컨 톰스(Duncan Toms)는 에너지 가격이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경우 영국이 에너지 부문과 기초소재(Basic Materials) 업종에 대한 높은 노출 덕분에 유럽 다른 주식시장보다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FTSE 100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인물이다. 반대로 독일 DAX는 산업재 비중이 높은 만큼, 에너지 비용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DAX 지수의 중간 전망치는 현재 수준보다 1.6% 오른 25,600포인트였다. 산업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은 글로벌 교역 둔화, 제조업 비용 부담,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민감해, 이란발 지정학적 충격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번 로이터 설문은 2026년 2분기 세계 주식시장 전망의 일부로, 유럽 증시가 당장 강한 상승세를 재개하기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정책 부담 속에서 제한적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 여부, ECB의 금리 결정, 2분기 실적 발표는 향후 유럽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