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4,500달러 아래로 밀리며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그 여파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026년 5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490.29달러로 0.4% 하락했다. 같은 시각 8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3% 내린 4,522.7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실제 시장에서 즉시 거래되는 금 가격을 뜻하며, 선물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파는 계약이다.
이번 하락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다시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긴장과 맞물렸다. 호르무즈해협은 중동 산유국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긴장 고조는 유가와 금융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란은 미국이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선박을 타격한 뒤 보복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잠재적 평화 합의가 완성되는 데 아직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테헤란의 동결 자산과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 문제를 둘러싼 쟁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S)는 이란 영공에 들어온 “적대적 항공기”를 식별한 뒤 F-35 전투기 1대와 여러 대의 드론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IRGS는 이처럼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며 추가 충돌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타바 하메네이는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된 서면 성명에서 역내 국가들이 더 이상 미군 기지의 방패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쟁이 확대될 경우 주변국까지 보복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환율 시장에서는 달러지수가 목요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대기 속에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PCE 물가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판단에서 중시하는 지표 중 하나로, 이번 수치가 또 한 달간 높은 물가 압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심이 유지됐다.
같은 날 앞서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중앙은행들이 유가 움직임을 고립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지금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CME그룹의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25bp(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37%로 반영하고 있다. FedWatch는 시장 참가자들이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 확률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는 연말까지 통화정책 경로가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가 화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ECB가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ECB 집행이사인 이자벨 슈나벨은 중동 갈등이 빠르게 해결되더라도 ECB는 6월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하면, 금값은 지정학적 불안이 안전자산 수요를 떠받치는 한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대를 자극하는 이중 압력에 놓여 있다. 일반적으로 금은 물가 상승기에 자산가치를 지키는 수단으로 선호되지만, 동시에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중동 정세, 미국 PCE 물가, 연준의 통화정책 발언이 금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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