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출발했다. 이란과 미국이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5월 2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은 이날 0712 GMT 기준 0.61% 오른 628.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 2월 말에 찍었던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2개월이 넘는 기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 시장에서 은행주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은행주는 1.7% 상승했고, 루프트한자(Lufthansa)와 에어프랑스-KLM(Air France KLM) 등 지역 항공사도 각각 4.2%, 9% 올랐다. 이는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8달러로 5%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브렌트유는 북해산 원유를 기반으로 한 세계 대표 유가 지표로, 에너지 가격과 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데 자주 활용된다. 유가가 떨어지면 항공사와 같은 연료 비용 민감 업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를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경고했지만, 투자자들은 토요일 발표된 그의 발언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평화 합의의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대체로 협상했다”고 밝혔다. 2026년 5월 25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다만 양측을 가르는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성이 부족하다. 특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의 5분의 1가량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도 매우 중요한 경로다. 이 해협이 다시 안정적으로 열릴 경우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긴장이 고조되면 에너지 가격이 재차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STOXX 600은 최근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는데, 이는 유가 상승이 유럽의 물가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향후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흐름이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보고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 독일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는 12%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우버(Uber) 이사회가 토요일 회의를 열고 독일 음식배달 그룹 인수 제안을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앞서 주요 주주가 해당 기업가치를 115억 유로(약 133억9천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한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이날 거래량은 미국과 영국 시장이 공휴일로 휴장한 탓에 비교적 얇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유럽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특히 대형 이벤트나 지정학적 뉴스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높인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유럽 증시 상승은 단순한 위험선호 회복을 넘어 에너지 가격 하락, 물가 압력 완화, 경기 둔화 우려 약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다만 이란과 미국의 협상 진전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며, 핵심 쟁점이 남아 있는 만큼 관련 뉴스에 따라 유가와 항공주, 은행주가 다시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관련 불확실성은 유럽 경제의 에너지 비용과 소비자 물가에 직결될 수 있어, 당분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