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평화 기대와 기술주 강세에 뉴욕증시 상승 마감

뉴욕증시가 2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평화 협상 기대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종목 강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37%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8% 상승했다. 나스닥 100지수도 0.42% 오르며 장을 마쳤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5%,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2% 상승했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이날 장중 최고 수준에서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S&P 500과 나스닥 100은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를 반영했다. 여기에 반도체 업종과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식지 않는 투자 열기 속에 강세를 보였으며, 워크데이(Workday)가 1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내놓으면서 소프트웨어주 상승을 이끌었다.

“시장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과 AI 투자 확대라는 두 가지 재료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한 모습”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날 증시는 미시간대의 5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상 최저로 하향 수정되고, 5월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향 조정되면서 장중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며, 다음 기준금리 조치가 인상일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매파적(hawkish) 발언은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이나 긴축을 선호하는 메시지를 뜻한다. 반대로 비둘기파적(dovish) 발언은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미시간대의 5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44.8로 내려가 1978년 집계 시작 이후 최저치로 수정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변화 없음 수준인 48.2보다 크게 낮다. 5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에서 4.8%로 상향 조정돼 9개월 만의 최고치가 됐고, 예상치 4.6%도 웃돌았다.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3.4%에서 3.9%로 올라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 심리 악화와 물가 기대 상승은 향후 소비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WTI 원유 가격은 이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갔다. 이날 유가는 장중 잠시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였고,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막힌 상태에서 결국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로이터 통신은 카타르가 미국과 공조해 테헤란에 협상팀을 보냈다고 전하면서, 이란과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협상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의 최신 제안이 양측의 격차를 좁혔다고 밝혔다. 해당 제안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하는 단기 합의를 상정한 뒤, 이후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층 협상으로 넘어가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금요일 협상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동맹국들이 외교에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하자,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 공습 계획을 취소했다고 월요일 늦게 밝혔다.

에너지 시장은 현재 공급 불안에 매우 민감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수요일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재고가 3월과 4월에 하루 약 400만 배럴씩 감소했다고 설명했고, 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매우 부족한 공급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혼란으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줄었으며, 6월까지 감축 규모가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상황은 유가 변동성을 높이고, 에너지 관련 업종과 물가 전망에도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시장은 6월 16~17일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다. 즉, 당장 금리 인하 기대는 사라진 상태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과 미시간대 심리지수 하향 수정에 따라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소폭 내렸지만, 월러 이사의 발언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향 조정, 주식 강세가 안전자산 수요를 누르며 상승 폭은 제한됐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증시에 우호적이었다. 금요일 기준으로 실적을 공개한 S&P 500 편입 475개 기업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번 실적 시즌이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기여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유로스톡스 50지수는 2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 0.99%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87%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2.68%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국채와 유럽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 흐름이 눈에 띄었다.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은 0.5틱 올랐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2bp 내린 4.558%를 기록했다.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1개월 만의 최저치인 2.401%로 떨어졌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주 만의 저점인 3.022%까지 내려갔고 6.0bp 하락한 3.038%로 마감했다.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2주 만의 저점인 4.887%를 찍은 뒤 6.8bp 내린 4.897%로 끝났다. 유럽에서는 독일 5월 IFO 기업신뢰지수가 예상 밖으로 84.9로 0.4포인트 상승했고, 6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도 예상과 달리 -29.8로 3.3포인트 개선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 알렉산더 데마르코는 6월에 ECB가 중기 2% 물가 목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국의 4월 자동차연료 제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해 예상치인 -0.3%보다 부진했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열리는 ECB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뉴욕증시 종목별 흐름에서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두드러졌다. 퀄컴(QCOM)은 11% 이상 급등해 나스닥 100지수 상승 종목을 이끌었고, NXP세미컨덕터스(NXPI)도 5% 이상 올랐다. AMD, 어낼로그디바이시스(ADI),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는 3% 이상 상승했고, ARM 홀딩스(ARM), 마벨테크놀로지(MRVL), ASML, KLA(KLAC),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는 2% 이상 뛰었다. 램리서치(LRCX)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도 1% 이상 올랐다. AI 인프라 수요와 반도체 업황 기대가 맞물리며 기술주 전반의 위험선호를 자극한 모습이다.

워크데이(WDAY)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66달러를 발표해 예상치 2.51달러를 웃돌았고, 2분기 구독 매출을 24억6,000만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24억5,000만 달러를 상회하면서 5% 이상 상승했다. 아틀라시안(TEAM)인튜이트(INTU)는 4% 이상 올랐고, 세일즈포스(CRM)서비스나우(NOW)는 2% 이상 상승했다. 데이터독(DDOG)오라클(ORCL)도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는 웰스파고증권이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27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16% 이상 급등했다. 아이맥스(IMAX)는 월스트리트저널이 회사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잠재적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한 뒤 15% 이상 올랐다. 에스티로더(EL)는 샬롯 틸버리 측의 보상 요구로 푸이그 브랜드스와의 제안된 합병이 무산되자 11% 이상 상승했다. 줌 커뮤니케이션스(ZM)는 1분기 매출 12억4,000만 달러가 예상치 12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을 50억8,000만~50억9,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해 9% 이상 올랐다. 로스 스토어스(ROST)는 1분기 매출 60억1,000만 달러가 예상치 56억1,000만 달러를 상회하면서 8% 이상 상승했다. 알코아(AA)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한 뒤 7% 이상 뛰었다.

반면 머크(MRK)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용의약품위원회가 방광암 치료를 위한 키트루다와 파드셉 병용요법 승인 권고를 내리자 다우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5%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반대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TWO)는 2027년 순예약(Net Bookings) 전망치를 80억~82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91억1,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아 4% 이상 하락했다. 코인베이스(COIN)도 비트코인 가격이 2% 이상 하락해 3주 만의 저점을 기록한 영향으로 4% 이상 떨어졌다. 서밋 테라퓨틱스(SMMT)는 번스타인이 비중축소 의견과 7.70달러 목표주가로 커버리지를 개시한 뒤 4% 이상 내렸고, 데날리 테라퓨틱스(DNLI)는 비오젠과 공동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제 중기 임상시험이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3% 이상 하락했다.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스(INSP)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39달러로 제시한 뒤 2% 이상 밀렸다.


오는 5월 26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오토존(AZO), 박스(BOX), 챔피언 홈스(SKY), CSW 인더스트리얼스(CSW), 디지털 터빈(APPS), 모딘 매뉴팩처링(MOD), 오마(OOMA), 셈텍(SMTC), 트랜스캣(TRNS), 즈스케일러(ZS)가 포함됐다. 이날 시장 흐름은 지정학적 완화 기대, AI·반도체 강세,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소비 심리 악화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도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현재로서는 정책 완화보다 실적과 성장 모멘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