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0.1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7% 하락한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20%로 소폭 상승했다. 6월물 E-mini S&P 선물(ESM26)은 -0.15%, 6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M26)은 +0.21%를 기록했다. 증시 전반에 걸쳐 상승과 하락이 교차하는 가운데, 급등한 원유가격이 인플레이션 기대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며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4월 2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가 급등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장기 봉쇄에 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는 적대 행위 재개나 협상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분쟁에서 손을 떼는 것보다 미국에 덜 위험하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미국 10년물 재무부 채권수익률은 +5bp 상승해 4주 내 최고치인 4.40%에 근접했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이날 2주 만의 최고치로 상승해 하루에만 +4% 이상 올랐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통제권을 놓고 맞서면서 양측이 해로를 차단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요충지여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산유량이 4월 현재 약 1,450만 배럴/일(bpd) 감소해 전체의 50% 이상가 억제됐고, 글로벌 원유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소진되어 6월까지는 10억 배럴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술 섹터는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다는 신호로 강세를 보였다. NXP 세미컨덕터(NXPI)와 씨게이트 테크놀로지(STX)는 실적이 예상보다 강했던 영향을 받아 각각 +23% 이상, +16% 이상 급등하며 반도체·AI 인프라 관련 종목을 이끌었다. 한편 오늘 장 마감 후에는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 플랫폼스(META)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4개 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주택 착공과 핵심 자본재(수송장비 제외) 신규주문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됐다. 미국 MBA(모기지은행협회) 모기지 신청은 4월 24일로 끝난 주에 -1.6% 감소했으나, 주택구매 관련 지수는 +1.2% 상승했고 재융자 지수는 -4.4%로 떨어졌다. 30년 고정형 모기지 평균금리는 전주 6.35%에서 +2bp 상승한 6.37%로 집계됐다.
3월 미국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0.8% 증가하며 15개월 만의 최고치인 150.2만 호를 기록해 예상(138.0만 호 감소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건축허가는 향후 건설의 선행지표로서 3월에 -10.8% 하락해 7개월 만의 저점인 137.2만 호를 기록했다. 자본재(수송장비 제외) 신규주문은 전월 대비 +3.3%로 시장예상치(+0.5%)를 크게 상회하며 약 5년 9개월 만의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이날 오후 종료되며, 연준은 통화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0% 확률)하고 있으며, 연준 의장 파월의 회의 후 발언을 통해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일인 5월 15일을 앞둔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케빈 워시(Kevin Warsh)의 연준 의장 지명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Thom Tillis)는 일요일에 자신의 반대를 철회했으며, 이는 미 법무부가 연준 청사 리노베이션 과다 지출에 대한 형사조사를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틸리스는 파월 의장에 대한 조사가 금리 인하를 강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워시 후보자에 대한 표결을 이날 실시한 뒤 전체 상원 표결로 넘길 예정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원유가격 상승과 경제지표 개선이 금리를 밀어올렸다. 6월물 10년물 T-notes(ZNM6)는 금리 기준으로는 10틱 하락했으나, 10년물 수익률은 +3.8bp 올라 4.38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4주 내 최고치인 4.400%까지 상승했다. 유럽채권도 동조화되어 상승 압력을 받았는데,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3.093%로 2주 내 최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5.031%로 1개월 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존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4월 유로존 경제심리지수는 -3.2포인트 하락한 93.0으로 약 5년 반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예상(95.1)을 밑돌았다. 반면 3월 M3 통화공급은 전년동월대비 +3.2%로 예상(+3.1%)을 소폭 상회했다. 스왑시장은 다음 ECB 회의에서 25bp 인상 확률을 약 11%로 반영하고 있다.
섹터별 주가 움직임과 주요 종목 동향(4월 29일 장중)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주 강세: NXP(NXPI) +23% 이상, Seagate(STX) +16% 이상, Western Digital(WDC) +12% 이상, Sandisk(SNDK) +9% 이상, Micron(MU), Intel(INTC), Microchip(MCHP) +4% 이상, Marvell(MRVL), Analog Devices(ADI), Qualcomm(QCOM), Texas Instruments(TXN) +1% 이상.
항공사·크루즈 업종 약세: 유가 상승의 직격탄으로 United(UAL), Alaska Air(ALK), Carnival(CCL), Norwegian Cruise(NCLH) 등이 -2% 이상 하락했고 American(AAL), Royal Caribbean(RCL), Delta(DAL), Southwest(LUV)은 -1% 이상 하락했다.
기타 실적·가이던스 관련 급등·급락: Bloom Energy(BE) +27% 이상(연간 매출 전망 상향), Rush Street Interactive(RSI) +14% 이상(연간 매출 가이던스 상향), Generac(GNRC) +11% 이상(1분기 실적 호조), Visa(V) +9% 이상(2분기 매출 호조), Starbucks(SBUX) +6% 이상(2분기 비교 매출 강세 및 연간 가이던스 상향). 반면 Teradyne(TER) -13% 이상, GE HealthCare(GEHC) -11% 이상, Robinhood(HOOD) -10% 이상, Brown-Forman(BF.B) -9% 이상, Avis Budget(CAR) -7% 이상, CoStar(CSGP) -5% 이상, Ingersoll Rand(IR) -4% 이상으로 거래됐다.
금융·정책·시장 간 상호작용에 대한 해석
이번 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수는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급등이다. 원유가 단기간 내에 +4% 이상의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이는 곧바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려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상향시킬 수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은 채권금리를 상승시키고, 할인율(Discount Rate)을 통해 주식의 내재가치를 낮추는 경로로 작용하므로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항공·운송·여행 관련 업종은 비용구조 상 유가 상승에 민감해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정책금리 동결이 합리적이다. 다만 유가 및 물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확인될 경우, 금리 인상 재검토(시그널) 또는 향후 완화(금리 인하) 시점의 지연 가능성이 존재한다. 파월 의장의 마지막 회의에서 나오는 메시지와 케빈 워시 후보자에 대한 상원 심사 결과는 시장 심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망과 투자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와 유가 동향이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에서 강한 실적을 내는 AI·반도체 관련 종목을 선호하면서도, 에너지·운송 섹터의 비용 압박과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 위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자산의 비중을 점검하고, 기업별로는 원가 전가 능력(가격 결정력), 해외 공급망 노출, 금리 상승 시 이자비용 부담 등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가 권고된다.
용어 설명
E-mini S&P 선물: S&P 500 지수를 기초로 한 소규모 파생상품(전자거래용 축소형 계약)으로, 기관과 개인이 미국 주식시장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활발히 거래한다.
10년물 T-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로, 경제의 장기 금리(무위험 할인율) 지표 역할을 한다.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의 현재가치는 하락 요인이 된다.
M3 통화공급: 광의 통화지표로, 화폐공급량의 증가율은 장기적인 물가·유동성 압력의 신호로 사용된다.
MBA 모기지 신청지수: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하는 주간 지표로, 주택구매·재융자 심리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참고: 본 요약은 2026년 4월 29일 발표된 시장·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은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