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6월부터 제트연료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지속으로 공급이 압박을 받으면서 상업용 재고 커버(cover)가 치명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J.P. Morgan(제이피모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2026년 4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이피모건의 시나리오 분석은 현재 미국이 대체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발 제트연료 수입의 50%만 대체될 경우 상업용 재고 커버가 6월까지 20일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제이피모건은 이 수준을 임계치(critical)로 규정하며, 특히 이미 평균 이하의 재고 수준으로 시작했던 국가들에서 광범위한 부족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인 75% 대체의 경우에도 상황은 타이트하며, 이 경우 재고 커버는 8월까지 20일 문턱을 넘어서 여름 성수기 항공수요와 맞물려 공급 차질 위험이 높아진다.
구조적 취약성이 심각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유럽의 지역 제트연료 수요는 일일 160만 배럴(1.6 mb/d) 수준이며, 순수입은 일일 50만 배럴(0.5 mb/d)로 총 소비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약 70%는 통상적으로 중동에서 조달된다.
분석은 분쟁 이전에도 상업용 재고 커버가 이미 40일 미만로 소폭에 머물렀다고 지적했고, 일부 국가의 경우 초기 재고가 약 20일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공급 충격에 대한 완충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공급 전환의 어려움도 문제다.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기술적 규격(고고도 사용을 위한 플래시 포인트(flash point)와 프리즈 포인트(freeze point) 등)이 높아 다른 제품으로 대체가 쉽지 않으며, 수소첨가(hydrotreating) 능력이 제한돼 정유공장들은 이미 제트연료 생산을 최대치 근처에서 운영하고 있다. 제이피모건은 기초 시나리오의 정유공장 제품 수율을 8~9%로 가정했다.
“However, jet fuel production is (very) inelastic absent the construction of more refineries…which would be a multi-year undertaking,”
제이피모건은 이 같은 이유로 제트연료 생산은 매우 비탄력적이라며, 추가 정유시설 건설 없이는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고 신규 설비 건설은 수년에 걸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전략비축과 상업용 재고의 차이도 중요한 쟁점이다. 산업 분석기관 Wood Mackenzie는 정부 차원의 전략비축을 포함하면 유럽의 커버가 50~55일로 늘어난다고 추정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집계한 상업용 재고는 여전히 40일 미만으로 보고된다. 제이피모건은 이들 전략비축을 EU가 상업적 용도로 어느 정도 개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정제·운송 비용 악화가 추가 압력이다. 중동 분쟁 발발 직후인 3월에 유럽의 복합 정제마진(complex refining margins)은 2~3배 급등했으나 이후 다년 평균 수준으로 일부 후퇴했다. 반면 단순 수첨(skimming) 마진은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해상운임은 3배로 상승했으며,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가격도 급등해 유럽 정유사의 비용 열위가 확대됐다.
기업별로는 정제마진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민감도가 명확히 나타난다. 제이피모건에 따르면 연간화 환산 기준 배럴당 1달러($1/bbl) 마진 변동은 정유업계의 주당순이익(EPS) 기준 3%와 자유현금흐름(FCF) 기준 30 베이시스포인트에 해당한다. 기업별 민감도는 레프솔(Repsol)이 가장 높아 배럴당 $1 변동에 대해 EPS 7%의 민감도를 보이고, 셸(Shell)과 에퀴노르(Equinor)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낮다. 또한 셸과 BP는 유럽 외 지역에 정제자산을 상당히 분산시켜 지리적 다각화가 돋보인다.
정책 대응과 전망
제이피모건은 EU가 이번 주 후반 정책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으나, 상황이 모델이 가정한 것처럼 선형적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정책 수단으로는 전략비축의 상업적 활용 허용 여부, 수입 다변화 촉진, 항공연료 수송·배분 우선순위 설정 등이 가능하지만, 즉각적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독자들을 위한 용어 설명
제트연료와 관련된 기술 용어 중 플래시 포인트(flash point)는 연료가 증기와 공기 혼합물에서 점화될 수 있는 최저 온도를 의미하고, 프리즈 포인트(freeze point)는 연료가 고도에서 저온에 노출될 때 응고되지 않고 사용 가능한 최저 온도를 뜻한다. 이 값들은 항공기 엔진 및 연료 시스템의 안전 운용을 위해 엄격히 규정되며, 따라서 모든 정유제품이 제트연료로 전환 가능한 것은 아니다. Hydrotreating(수소처리)은 원유에서 유황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특정 탄화수소를 개선하는 공정으로, 제트연료 품질을 맞추기 위해 필수적이나 설비 용량이 제한적이다.
경제·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제트연료 부족 우려가 제트유 현물 및 거래가격을 상승시키고, 항공사 연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의 연료비 상승은 단거리 중심의 저비용 항공사(LCC)와 국제노선을 운영하는 네트워크 항공사 모두에 비용 전가 압력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항공 운임 인상, 노선 축소, 임시 운항 감편 등 서비스 측면의 변화가 실현될 수 있다. 또한 정유업계의 마진 변동은 주가와 배당정책, 설비투자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유럽 정제업 전반의 재무건전성 지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와 정제능력 재배치, 그리고 항공유 대체 연료(예: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도입 가속화가 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다만 정제시설 신설이나 대규모 설비 전환은 수년이 소요되므로, 단기간 내에는 전략비축과 시장 배분·우선순위 조정이 핵심 완충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정제마진 민감도가 높은 기업(예: Repsol)에 대한 모니터링과, 지리적 다각화가 돋보이는 기업(예: Shell, BP)에 대한 방어적 포지션 전략이 고려될 수 있다.
결론
총체적으로 제이피모건의 분석은 유럽 제트연료 시장이 현재의 공급 충격에 대해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상업용 재고가 이미 낮았고 공급 전환 여지가 제한적이며, 전략비축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공급 차질 위험은 실존적이다. 정책 대응과 시장의 가격 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항공업계와 정유업계, 그리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