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크럼 테라퓨틱스,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포시레디르 개발 중단에 급락

클리니컬 단계 바이오제약사 풀크럼 테라퓨틱스(Fulcrum Therapeutics, Inc., FULC)가 겸상적혈구병(SCD) 치료를 위해 개발해 온 주력 후보물질 포시레디르(Pociredir)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근거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FDA는 포시레디르와 마찬가지로 PRC2 복합체를 표적으로 하는 다른 치료제 타즈베릭(Tazverik)에서 관찰된 2차성 악성종양의 의미를 문제 삼았으며, 이 약은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철수됐다. 풀크럼은 이와 함께 전략적 대안 검토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 이후 FULC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1.25% 급락한 3.1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시간외 거래는 정규장 마감 이후에 이뤄지는 거래로,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대신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반영될 수 있다.

2026년 6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풀크럼의 주력 임상 프로그램인 포시레디르는 경구용 소분자 EED 억제제로, 태아헤모글로빈 발현을 높여 겸상적혈구병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EED는 PRC2 복합체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를 뜻한다. 겸상적혈구병은 적혈구가 비정상적인 낫 모양으로 변해 혈관을 막고 통증과 장기 손상을 유발하는 유전 질환이다. 태아헤모글로빈은 일반적으로 출생 후 감소하지만, 이를 다시 높이면 병적인 헤모글로빈의 영향을 줄일 수 있어 치료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풀크럼은 2026년 5월 28일 FDA와의 임상 종료 단계 상호작용(end-of-phase interactions) 회의 요약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FDA는 2026년 3월 전 세계 시장에서 철수된 또 다른 PRC2 억제제 타즈메타스타트(tazemetostat, 타즈베릭)에서 예상보다 높은 비율의 2차성 혈액암이 관찰된 점을 근거로, 포시레디르의 겸상적혈구병에서의 위험 대비 이익에 우려를 제기했다. 회사는 이후 포시레디르의 표적 EED와 타즈메타스타트의 표적 EZH2가 서로 다른 생물학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FDA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DA는 PRC2 복합체를 겨냥하는 약리학적 개입은 어느 소단위체를 표적으로 하더라도 동일한 악성종양 위험을 수반한다고 결론내렸고, 포시레디르와 관련해 사전에 알려진 전임상 악성종양 관찰 결과도 더 이상의 임상 개발을 위한 규제 경로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알렉스 C. 사피르(Alex C. Sapir) 풀크럼 최고경영자(CEO)는 “포시레디르 개발을 중단하기로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풀크럼은 향후 합병, 인수, 사업결합, 기타 회사 또는 자산 관련 전략적 거래를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잠재적 전략적 대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2026년 3월 31일 기준 보유한 현금, 현금성 자산 및 유가증권은 3억3330만 달러였다. 이는 향후 구조조정이나 거래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재무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핵심 파이프라인 상실로 인해 기업가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FULC 주가는 월요일 정규장에서 7.23% 하락한 6.42달러로 마감했다. 생명공학 업종은 임상 데이터와 규제 당국 판단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번 포시레디르 중단 결정은 풀크럼의 향후 사업 전략뿐 아니라 투자심리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용어 설명: PRC2 복합체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그룹이며, EEDEZH2는 이 복합체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단위다. 2차성 악성종양은 기존 질환과 치료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암을 뜻한다. 전략적 대안 검토는 기업이 생존과 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 매각, 자산 재편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는 절차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