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25일(현지시간) 상승하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미국과 이란이 영구적인 평화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다만 양측 모두 즉각적인 합의에 대해서는 기대를 낮추고 있어, 시장은 향후 협상 진전을 면밀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2026년 5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증시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은 0.9% 상승해 3월 초 이후 보지 못했던 수준에 근접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이 휴장인 만큼 거래는 다소 얇은 편이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동반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선물은 432포인트, 즉 0.9% 올랐고, S&P 500 선물은 70포인트(0.9%), 나스닥 100 선물은 409포인트(1.4%) 상승했다. 이는 오전 6시 51분(미 동부시간, GMT 기준 10시 51분) 기준이다. 월가 현물시장은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이날 휴장한다. 선물은 실제 개장 전 투자자들이 향후 지수 방향을 미리 반영해 거래하는 계약으로, 장 시작 전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움직임의 핵심에는 이란과 미국 간 협상 진전 기대가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2개월 넘게 이어진 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의 틀에 도달했다. 그러나 잠재적 양해각서에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대변인은 양측이 여러 사안에 대해 결론에 이르렀지만,
“합의가 임박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남부 해안 인근의 매우 중요한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한다. 최근 수주 동안 이 해협은 사실상 유조선 통항이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상승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왔다. 이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확산됐다. 이런 맥락에서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하락했지만, 전쟁 이전의 약 70달러 수준보다는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또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헤란이 해협을 통한 자금줄을 더욱 조이려 할 수 있다는 기존 우려를 되돌릴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가격이 필요하지만 통행세로 제시돼서는 안 된다”
고 덧붙였다.
초안 합의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향후 우라늄 농축 문제를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헤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를 부인해 왔으며, 미국이 요구해 온 농축 우라늄 비축분 인도 요구도 광범위하게 거부해 왔다. 핵 야심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공동 개시한 이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자신의 대표들에게 “서둘러 합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합의가 “도달되고, 인증되고, 서명될 때까지”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일요일, 워싱턴이 이란과의 모든 외교적 경로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러한 노력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대안(alternatives)”도 경고했다.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낙관론이 다소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이견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시장 입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평화 합의의 즉각적 성사보다, 협상 진전 가능성만으로도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 여부, 제재 완화 가능성, 그리고 에너지 공급 정상화 속도에 따라 유가와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은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정리하면, 이번 장세는 중동 평화 협상 진전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밀어 올리고, 동시에 에너지 공급 차질 해소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린 전형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 선물시장의 동반 강세는 투자자들이 지정학 리스크 완화 가능성에 우선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구체적 합의 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문제라는 핵심 쟁점도 남아 있어, 향후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