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랠리’ 계속…세계 증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

전 세계 증시와 미국 주요 지수가 26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식지 않는 낙관론이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를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잠시 올려놓는 등 기술주를 강하게 끌어올렸고, 동시에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시장의 위험 선호를 크게 꺾지 못했다.

2026년 5월 26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집계된 시장 흐름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나스닥종합지수는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다. 세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였으며, 한국 증시는 2.5% 상승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MSCI 아시아(일본 제외), MSCI 세계지수, 러셀 2000도 모두 기록적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유럽 증시는 0.6% 하락했고, 영국 증시는 0.2%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미국 기술주가 1.7% 상승한 반면, 에너지 업종은 2.8% 하락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9% 급등했고, AMD는 8%, 퀄컴은 4.5% 상승했다. 반면 인튜이트는 5% 내렸고, 셰브런은 3.5% 하락했다. 영국의 BP는 4% 떨어졌다. 이는 AI와 반도체 관련 수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한 반면, 에너지주는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큰 변동 없이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질랜드달러는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의 정책 결정을 앞두고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낙폭이 큰 편이었고, 이스라엘 셰켈은 1% 올라 가장 강한 통화 중 하나였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단기물은 최대 8bp(bp는 베이시스포인트, 0.01%포인트를 뜻한다)까지 내려 수익률 곡선이 더 평평해지는 불 플래트닝(bull flattening) 양상이 나타났다. 2년물 입찰은 무난하게 소화됐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4% 오른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 하락했고, 금 가격은 1.5% 내렸다.


■ ‘1조달러 클럽’에 잠시 들어간 마이크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 장중 한때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합류했다. 비록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의 주가는 최근 2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80%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AI 관련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오른 만큼 향후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1조7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거론된다. 그러나 대형 IPO가 반드시 상장 후 강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가장 큰 IPO 50건 가운데 투자자들은 약 4분의 3의 경우 S&P 500 지수 펀드를 매수했을 때 더 나은 성과를 냈을 가능성이 높았다. 즉, 대형 공모주에 대한 기대가 높더라도 실제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대형 IPO는 대체로 실망을 안긴다”는 것이 최근 시장 통계가 보여주는 핵심이다.


■ 미 국채 입찰, 수요 시험대에 오르다

이번 주 미국 재무부는 단기 및 중기 만기 국채를 중심으로 총 1830억달러 규모의 이표채(coupon-bearing notes)를 발행한다. 여기에 280억달러 규모의 2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과 수백억달러의 단기 국채인 빌(bills) 발행이 더해져, 시장이 흡수해야 할 공급량은 상당하다. 변동금리부채권은 기준금리에 연동해 이자가 조정되는 채권으로, 금리 변화 위험을 줄이는 상품이다.

이번 입찰은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직전 주 실시된 20년물 국채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은 수요가 약하고 꼬리 수익률이 컸다. 꼬리 수익률은 입찰 낙찰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수요 부진의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주에는 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의 채권은 무난하게 소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있다. 채권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매력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채와 회사채의 비교 매력이 다시 계산되는 국면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미 국채의 대규모 발행 부담기업 신용도의 상대적 개선이 겹칠 경우, 일부 초대형 기업 회사채가 국채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재무구조가 견조한 대기업의 채권은 미국 정부의 재정 여건 악화와 맞물려 상대가치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권 자금이 국채에서 우량 회사채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 유럽중앙은행,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CB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책결정자 가운데 한 명인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특히 이사인 이자벨 슈나벨이 그와 같은 신호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슈나벨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금리는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나 지정학적 완화 가능성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 대응이 우선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미 유로화에 얼마나 많은 완화 기대가 반영돼 있는지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독일의 2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 강화로 달러에 유리하게 더 벌어졌다. 그 여파로 유로화는 다시 1.16달러 부근까지 밀렸다. 향후 ECB의 실제 결정과 미국 금리 전망이 달러·유로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유럽 자산의 상대 매력도도 달라질 수 있다.

■ 내일 시장을 움직일 변수

다음 날에는 중동 정세 전개, 뉴질랜드의 금리 결정, 호주의 4월 소비자물가, 캐럴린 휴슨 호주중앙은행(RBA) 이사 발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발언, 그리고 미국 재무부의 50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280억달러 규모 2년물 변동금리부채권 입찰이 예정돼 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에서는 필립 제퍼슨 부의장, 리사 쿡 이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발언할 예정이다. 이들 발언과 입찰 결과는 미국 금리 경로와 달러, 주식, 채권의 단기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매주 평일 아침 ‘Trading Day’를 뉴스레터로 발행하고 있으며, 해당 콘텐츠는 시장의 핵심 흐름을 요약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본문에서 제시된 견해는 작성자의 해석이며 로이터 뉴스의 공식 입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