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미국의 이란 공습 확대 소식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군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 시설과 기뢰 설치를 시도하던 선박들을 타격하면서, 당장 평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2026년 5월 26일, RTT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물 금은 화요일 온스당 4,500달러선까지 내려앉는 흐름을 보였다. 현물 금은 1.2% 하락한 4,516.60달러를 기록했고, 8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1% 내린 4,551.22달러에 거래됐다. 금은 통상 지정학적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때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하락은 시장이 단순한 긴장 확대보다도 향후 협상 및 에너지 가격 변동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달러인덱스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이란 미사일 발사 시설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을 겨냥한 ‘자위권 공격(self-defense strikes)’ 이후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6달러를 넘어 3% 이상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국제유가의 대표 지표로, 중동 지역의 물류·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수록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꼽히는 만큼, 해당 지역 긴장은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물가와 통화정책 전망에도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뒤,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과 다른 지역을 상대로 일련의 공습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걸프 지역 전역의 방어군은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연이어 감행하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드론은 조종 가능한 무인 항공기를 뜻하며, 비교적 저비용으로 정밀 타격이 가능해 최근 분쟁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초기 문안의 특정 표현을 두고 양측이 세부 문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을 미국에 넘겨 파기하거나, 국제 관찰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란 내에서 파괴해야 한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축우라늄은 핵연료 제조에 쓰이는 고농도 우라늄으로, 핵무기 전용 가능성 때문에 국제 외교 현안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해외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이는 진행 중인 협상이 매우 취약하고 불확실한 상태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협상 문구와 우라늄 처리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지속될 경우, 시장은 다시 한 번 안전자산과 에너지 자산의 변동성 확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지정학적 이슈로는 러시아가 키이우의 지휘통제센터, 군사시설, 드론 시설을 겨냥한 새로운 ‘체계적 타격(systematic strikes)’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외교관과 외국 국적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수도를 떠나라고 촉구한 사실도 전해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선의 긴장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 달러 대비 1주일 만의 최고치로 뛰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ECB 집행이사 이자벨 슈나벨은 이날, 중동 분쟁이 빠르게 해결되더라도 6월 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CB 웹사이트에 게시된 인터뷰에서
“설령 전쟁이 오늘 끝난다 해도 이미 에너지 인프라와 글로벌 공급망에는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지정학 리스크가 단순한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물류·물가를 통해 유럽 통화정책에 중장기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흐름을 종합하면 금값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보다 중동 사태의 에너지 파급력과 협상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반면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자극해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를 자극할 수 있어, 향후 금융시장은 금·달러·유가·유로화가 동시에 출렁이는 복합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