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이 화요일 하락했다. 뉴욕 시장의 7월물 세계 설탕 11번 계약(SBN26)은 0.16달러(1.09%) 내린 채 마감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5번 계약(SWQ26)도 5.50달러(1.24%)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뉴욕 설탕 가격은 2주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2026년 5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 가격 하락은 원유 가격 급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CL N26)은 2주 반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고, 이는 설탕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유가 약세를 보이면 에탄올 가격도 약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전 세계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의 더 많은 양을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에 배분할 가능성이 커진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에서 만들 수 있는 바이오연료로,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에서는 설탕과 에탄올 생산 비중이 원당 공급과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 강세도 가격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태국의 2026년 1~4월 설탕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60만톤(MMT)으로 집계됐다. 설탕 시장에서는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질수록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MMT는 million metric tons, 즉 백만톤을 뜻한다.
지난 월요일 국제설탕기구(ISO)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20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세계 공급 초과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ISO는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보고, 같은 기간 세계 설탕 초과 공급 규모를 2월 전망치 122만톤에서 220만톤으로 높였다. 이는 2024/25 시즌의 346만톤 공급 부족에서 반전되는 수치다.
다만 엘니뇨(El Niño)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전 세계 설탕 생산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면 온난화로 인해 기상 패턴을 바꾸는 현상으로, 브라질·인도·태국 등 세계 3대 설탕 생산 지역의 강수량을 줄일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을 82%로 제시했고,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물론 ‘슈퍼 엘니뇨’ 발생 확률도 67%로 내다봤다.
국제설탕기구(ISO)는 또한 2026/27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톤에 그치고, 세계 설탕 시장이 26만2,000톤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가격에 추가적인 지지 요인을 제시했다. 이는 엘니뇨가 인도와 태국의 수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브라질의 생산 전망도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씨티그룹은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3,950만톤으로 제시하며, 브라질 국가농업공급공사(Conab)가 내놓은 4,395만톤 전망보다 낮게 잡았다. 씨티그룹은 휘발유 가격 급등 속에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의 더 많은 비중을 에탄올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또 올해 강한 엘니뇨가 형성될 경우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수출 제한도 설탕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인도는 내수 공급을 보호하기 위해 설탕 수출을 4개월간 금지했으며, 이 조치는 9월 30일까지 유지된다. 한편 Datagro는 2026/27 세계 설탕 초과공급 전망치를 기존 226만톤에서 317만톤 부족으로 조정했다. 스톤X는 지난주 2026/27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2025/26 시즌의 230만톤 흑자에서 55만톤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 초과 공급 전망이 축소될수록 설탕 선물 가격에는 중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브라질의 최근 생산 흐름도 눈에 띈다. 지난 4월 30일 유니카(Unica)는 2026/27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4만7,000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공장들은 사탕수수 압착량 가운데 설탕 생산 비중을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췄다. 4월 28일 Conab는 새 시즌의 첫 보고서에서 2026/27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만2,000톤이 될 것으로 봤고, 에탄올 생산량은 7.2% 증가한 292억5,900만리터로 예상했다. 4월 21일 미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4,250만톤으로 제시하며 전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설탕보다 에탄올용으로 더 많은 사탕수수를 압착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설탕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해협 봉쇄는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제한했고, 정제 설탕 생산에도 제약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설탕 등 일부 원자재 물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간이다.
세계 설탕 초과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 역시 가격 하방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Covrig Analytics는 2026/27 세계 설탕 초과공급 전망을 기존 140만톤에서 80만톤으로 낮췄다. 4월 20일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도 2026/27 세계 설탕 초과공급 전망을 34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2025/26 시즌 전망도 83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낮췄다.
인도에서는 생산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4월 16일 인도 협동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2025~26년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톤이라고 밝혔다. 4월 7일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업협회(ISMA)는 2025/26년 설탕 생산 전망을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 전망치는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국내 공급이 제한되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또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 설탕 잉여가 25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전 세계 2025/26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인간 소비용 설탕 소비량은 1.4% 증가한 1억7,792만1,000톤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종 재고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만8,000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2.3% 늘어난 4,470만톤으로, 인도는 몬순 호우와 재배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증가한 3,525만톤으로, 태국은 2% 증가한 1,025만톤으로 각각 예상했다.
이번 설탕 가격 조정은 유가, 에탄올 수요, 수출 정책, 기상 변수, 그리고 세계 생산·재고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원유 약세가 이어질 경우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에탄올 비중 조정이 확대돼 설탕 공급이 늘어날 수 있고, 반대로 엘니뇨로 인한 가뭄이 현실화되면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시장은 당분간 “공급 확대 압력”과 “기상 리스크에 따른 공급 축소 가능성” 사이에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주의: 본 기사의 수치와 전망은 원문에 제시된 각 기관의 발표와 시장 추정치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