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Bill Ackman)은 오늘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산운용사 중 한 명이다. 그의 퍼싱 스퀘어 홀딩스(Pershing Square Holdings) 펀드는 2004년 설립 이후 2025년까지 연환산 14.9%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S&P 500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그렉 에이블(Greg Abel)은 투자 실력보다 경영 수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약 3,300억 달러 규모 주식 포트폴리오와 추가로 3,800억 달러의 현금을 사실상 이끄는 위치에 있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분기 정반대의 거래를 택했다. 에이블은 버크셔의 알파벳(Alphabet) 지분을 늘린 반면, 애크먼은 2023년부터 보유해 온 알파벳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애크먼은 4월에 퍼싱 스퀘어의 알파벳 보유분을 전부 처분했으며, 반대로 알파벳은 어느새 버크셔의 다섯 번째로 큰 상장주식 보유 종목이 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두 거물 투자자의 판단이 엇갈린 사례로 보고 있다. 지분을 매수하는 쪽과 매도하는 쪽 가운데 누구를 따라야 하느냐가 핵심 질문으로 떠올랐다.
인공지능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알파벳은 오랫동안 AI 혁신을 주도해온 기업이다. 현재는 AI 기술을 여러 사업층에서 수익으로 연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우선 구글 클라우드는 개발자들에게 연산 능력을 임대하고, 대규모 언어모델 위에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서비스 접근권을 제공한다. 또한 자체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과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한 AI 가속 칩에 대한 접근도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TPU를 외부 데이터센터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TPU는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로, 대규모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알파벳은 제미나이(Gemini) 계열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시장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축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최근 채택 사례도 늘고 있다. 예컨대 애플과는 개편 예정인 시리(Siri)의 기반 기술로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서비스는 올해 출시가 예상된다. 이는 알파벳이 단순한 검색 회사가 아니라, AI 모델과 인프라, 제품을 모두 갖춘 풀스택 AI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풀스택은 AI 생태계의 여러 단계를 모두 보유한 기업을 뜻한다. 즉, 모델 개발, 연산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최종 소비자 제품까지 한 기업 내부에서 연결되는 구조다. 알파벳은 이 구조를 통해 기술을 외부에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 서비스에도 적용해 수익화를 노리고 있다. 검색, 크롬, 광고 플랫폼에 생성형 AI를 통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영진은 AI 오버뷰(AI Overview) 기능이 사용량과 체류 시간을 크게 늘리면서도 동일한 수준의 수익화를 유지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AI 모델이 검색 의도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광고 타기팅도 개선됐다고 밝히고 있다.
실적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직전 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은 63%로 가속화됐고, 영업이익률은 33%로 확대됐다. 그 결과 해당 부문의 총 영업이익은 세 배로 늘었다. 다만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알파벳의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에 못 미친다. 검색 매출 성장률은 최근 분기 19%를 기록해 다시 가속화됐고, 이는 제품 개선과 AI 모델 고도화의 효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거대한 기업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경영진은 올해 최대 1,9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가이던스보다 50억 달러 많은 수준이다. 대규모 자본지출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시장이 이를 용인하는 것은, 알파벳의 실적과 AI 수익화 능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른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 계획으로 인해 주가 압박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알파벳 주가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 27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에이블이 매수하고 애크먼이 매도하던 1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앞으로 예상되는 이익 기준으로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미래 성장 기대가 크지만, 그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이번 사례에서 애크먼이 가장 신경 쓴 부분도 바로 이 밸류에이션으로 보인다.
애크먼이 더 나은 가치로 본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그는 알파벳을 매도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난 분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신규 지분을 편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선행 이익 기준으로 약 25배에 거래되고 있어 알파벳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애크먼의 기대치는 월가 평균 전망과 다를 수 있어, 그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는 컨센서스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행 PER이 알파벳보다 더 높게 형성돼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라는 두 핵심 사업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의 매출은 지난 분기 40% 늘었다. 다만 일부 연산 능력을 자사 AI 프로젝트용으로 남겨둔 탓에 증가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산성 제품군은 상업용 제품 매출이 19%, 소비자용 제품 매출이 33%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실적이 강했음에도 주가는 자본지출 확대 우려로 압박을 받았다. 경영진은 최근 업데이트에서 2026년 회계연도 중 자본지출(capex)로 1,900억 달러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에는 지출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 발표에 부담을 느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애크먼은 이를 오히려 높은 투자수익률을 가진 기업을 저가에 담을 기회로 본 셈이다.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견조한 사업을 보유한 동시에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갖춘 종목이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는 알파벳이 여전히 더 큰 상승 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근거는 선도적인 AI 모델, AI 가속 칩, 구글 클라우드와 광고 플랫폼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화 능력에 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장기 보유 가치가 있다는 관점이 가능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알파벳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지금 알파벳 주식을 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 인용된 모틀리 풀의 주식 자문팀은 투자자들이 지금 사야 할 10개 종목을 선정했는데, 알파벳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선정 사례를 보면, 넷플릭스가 2004년 12월 17일 이 명단에 올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가치는 477,813달러가 되었고, 엔비디아가 2005년 4월 15일에 포함됐을 때 동일한 금액은 1,320,088달러가 됐다는 점을 들며 장기 성과의 잠재력을 강조하고 있다.
모틀리 풀의 스톡 어드바이저(Stock Advisor) 서비스는 현재까지 누적 평균 수익률 986%를 기록해, S&P 500의 208%를 크게 웃돈다고 소개됐다. 이 같은 성과는 향후에도 종목 선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대형 우량주라 해도 매수 시점과 가격에 따라 기대수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유명 투자자의 매매 방향만 볼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성장 속도, 자본지출, 수익화 능력, 밸류에이션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AI 투자 사이클이 계속되는 현 시점에서는 실적 성장과 가격 부담의 균형이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알파벳은 AI 인프라와 제품, 광고 수익화를 동시에 갖춘 강력한 성장주로 평가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낮은 밸류에이션과 안정적인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성장을 바탕으로 애크먼의 선택을 받았다. 결국 이번 대결은 성장성과 가치 중 무엇을 더 중시하느냐의 차이로 읽힌다.
Stock Advisor의 수익률은 2026년 5월 25일 기준이다. 애덤 레비는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틀리 풀은 알파벳, 애플, 버크셔 해서웨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보유하고 추천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의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나스닥의 입장을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