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구글과 앤트로픽이 스페이스X의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 컴퓨팅 용량을 빌리는 대가로 합산 월 약 22억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는 6월 12일(금)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사의 매출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년 6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6월 5일 구글과 약 3년간의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에 따라 스페이스X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11만 개와 기타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접근 권한을 구글에 제공하게 된다. GPU는 원래 그래픽 연산을 위해 설계됐지만, 대규모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에 널리 쓰이는 핵심 반도체다. 즉, 이번 계약은 단순한 서버 임대가 아니라 AI 연산 능력을 판매하는 구조에 가깝다.
구글은 이 서비스 대가로 올해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매달 9억2000만달러를 스페이스X에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스페이스X가 올해 9월까지 해당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못하면 구글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더 적은 GPU 접근 권한을 더 낮은 월 비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2027년부터는 어느 한쪽도 90일 전 통지만으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여기서 통지 기간은 계약 해지나 종료를 예고하기 위해 미리 알려야 하는 시간을 뜻한다.
이 계약은 스페이스X가 이미 별도로 공개한 또 다른 초대형 수주와 맞물려 있다. 회사의 등록서류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 컴퓨팅 서비스에 대해 2029년 5월까지 월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을 합치면 스페이스X는 단순 계산으로 연간 2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같은 숫자는 스페이스X의 AI 사업이 상장 전부터 얼마나 빠르게 외형을 키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앤트로픽과 구글이 스페이스X IPO에 22억달러짜리 이유를 보탠 셈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스페이스X의 AI 사업부, 기업가치의 핵심 축으로 부상 스페이스X는 올해 초 일론 머스크가 보유한 또 다른 회사 xAI를 인수하면서 AI 부문을 편입했으며, 해당 사업의 기업가치를 2500억달러로 평가했다. xAI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 Grok AI, 그리고 현재 1기가와트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가 포함돼 있으며 추가 전력 용량도 확보돼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기가와트는 전력의 단위로, 데이터센터의 경우 얼마나 많은 서버와 GPU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스페이스X의 AI 사업부는 향후 테슬라와 인텔과 함께 대형 테라팹(terafab) 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테라팹은 반도체 등 컴퓨팅 인프라를 대규모로 생산하거나 구축하는 초대형 제조·생산 시설을 뜻하는 표현으로, 스페이스X가 단순한 우주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도 확장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회사는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연간 100기가와트의 컴퓨팅 용량을 우주로 발사하는 구상도 등록서류에 담았다.
다만 AI 부문은 아직 스페이스X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회사는 2025년과 2026년 1분기에만 AI 관련 자본지출이 200억달러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자본지출은 공장, 서버, 장비, 인프라처럼 장기간 사용할 자산을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다. 또 2026년 1분기 AI 부문은 약 25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막대한 선행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신규 계약은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계약이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과 구글로부터만 연간 2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게 된다. 스페이스X의 2025년 전체 매출은 187억달러였다. 즉, AI 데이터센터 사업만으로도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수준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조7800억달러에 이르는 기업가치도 이 AI 사업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AI 사업의 총시장규모(TAM)를 26조5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TAM은 기업이 이론적으로 공략 가능한 전체 시장 크기를 뜻하는 용어다.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기업가치 1조7800억달러는 합리적인가 스페이스X의 IPO를 앞두고 투자은행들은 기관투자가들에게 AI 매출이 2030년 연간 1000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앤트로픽과 구글 계약은 그 전망을 한층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의 2030년 매출이 총 47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수치가 현실화된다면 1조7800억달러의 기업가치는 2030년 매출의 4배도 되지 않는 수준이 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사업은 결코 쉽지 않다. 안정적인 가동률과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 GPU 조달,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앤트로픽만 해도 이번 계약을 통해 300메가와트 이상의 컴퓨팅 용량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여러 곳을 동시에 운용해야 할 수준의 물량이다. 또한 GPU의 수명이 어느 정도인지, 교체 주기가 얼마나 빠를지에 따라 추가 투자 규모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기업들 역시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채 대규모 부채를 동원해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컴퓨팅 용량이 시간이 지나면 더 보편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계약들은 스페이스X의 AI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는 여전히 많은 변수가 남아 있으며, 수익성, 설비투자 규모, 공급망, 전력 확보, 기술 진화 속도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투자 판단은 신중 접근이 우선 앤트로픽과 구글 계약은 스페이스X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초기에 투자자들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공모주식의 약 4%만을 내놓을 예정이며, 상장 후 첫 6개월 동안은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에 추가 물량이 풀릴 전망이다. 공급 물량이 늘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보다 6개월 이후가 더 낮은 가격에 진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사이 회사의 실제 실적, AI 계약 이행 상황,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 추가 고객 확보 여부를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IPO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사업까지 품고 시장의 평가를 다시 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현재로서는 기대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큰 만큼, 기업가치가 현실적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 업계 관전 포인트로는 첫째, 대형 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둘째, GPU 공급과 전력 인프라가 이를 따라갈 수 있는지, 셋째, 스페이스X가 우주·지상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독자적 사업모델을 수익화할 수 있는지가 꼽힌다. 향후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스페이스X의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매출 엔진인지, 아니면 대규모 투자 부담을 키우는 선행지출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